사람, 공간 그리고 정치 :: 요리란 엄마와 시어머님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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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아 차일드'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8/05/13 요리란 엄마와 시어머님 스타일 by 김진애 (8)
휴가지 ‘베개’ 잃어버린 소동

“어머나, 내 베개!” 차는 마산시로 막 접어들고 있었다. 잠깐 눈을 붙이겠다고 뒷좌석에 던져둔 베개를 집으려다가 깨닫고 말았다. 이런, 호텔에 두고 왔구나. 나에 대한 비밀.....

혁신도시, 적극적으로 승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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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망신시키는 6가지 요령

요즘 시대에 우리는 누구나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다. 국제외교를 담당하는 외교관뿐 아니라, 해외비즈니스, 유학, 여행 뿐 아니라 해외상품에 대한 구매를 하고 인터넷으로.....

요리 스타일 전혀 다른 두 어머니를 거친 것은 나의 행운이다.
두 어머니는 정말 다르다.
식솔 많고 집안 대소사 많은 내력과 손 큰 것은 비슷하지만 요리 스타일은 어떻게 그렇게 다를까.

친정 엄마는 한마디로 ‘우르르 쾅쾅’ 스타일이다. 빠르고 거침없이 해낸다. 산본 시댁과 수원 친정과 인천과 서울을 오가며 젊은 시절을 단련했고, 열 명의 아이를 낳은 크나큰 배와 일곱 아이를 키워낸 큰 그릇 덕분 아닐까. 별로 하는 것 같이 안 보이는데 어느새 다 되어 있는 식이다.

시어머님은 한마디로 '조근조근' 스타일이다. ‘진즉 요리계로 나가셨더라면 한 달인 했을 텐데’ 할 정도로 체계적이시다. 그 옛적 일제강점기 기간에 진주여고를 다니셨기 때문일까?(박경리 선생과 비슷한 시기에 다니셨다.)
'첫째, 둘째, 셋째’ 조목조목 짚고, 재료는 이렇게 다듬고, 썰기는 이렇게, 재두기는 저렇게, 담기는 요렇게…, 요리책에 다 쓰기에는 너무도 사소한 그러나 절대적으로 중요한 노하우를 실전으로 가르쳐주신다. 물론 지금도 조근조근 그 잔소리를 그치지 않으시는 것이 유감이지만^^, 요리 배우는 초급 과정에서 시어머님의 ‘조근조근 스타일’은 아주 유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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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아 차일드, 미국 셰프의 전설. 2004년 별세했을 때 <타임>지 표지 모델이 될 정도(좌). 50여 년 동안 미국 요리를 주름잡았다고 할까?  젊은 시절(중), 나이들어(우). '미국 엄마'의 이미지. 튼튼하고 손 크고, 억세고, 일 잘하는... 몸집 크고 갈라진듯 쉬어터진 목소리로 요리하는 TV 프로가 무척 인상적이었다. 요새같으면 전혀 매력없다고 하련만, 그야말로 '실력으로 일가를 이루었다. 나역시 미국에 유학할 때 열심히 그의 프로를 봤다. '미국 고유 음식인 '터키' 굽는 것도 배우고...

요리하는 중
친정 엄마의 레퍼토리는 “빨리 해”.
시어머님의 레퍼토리는 “‘개미’가 있어야지”

‘빨리’와 ‘개미’.
‘빨리’는 나의 모토가 되었고, '개미'는 나의 철학이 되었다.
‘개미’라는 말은 내가 아주 공감하는 진주 사투리다. ‘맛있다’는 말보다 더 진한, 입에 달라붙는, 뭔가 손맛이 느껴지는 정겨운 말이다. '깊은 맛', '바로 그 맛'이라고 하면 어떨까. 나는 ‘빨리’와 ‘개미’를 입에 붙이고 산다. '우르르쾅쾅' 요리하는 사이사이 조근조근 '개미'를 내는 비법을 낸다고 할까. ('개미'란 말은 경상도 사투리인줄 알았더니, 전주사투리라는 설도 있다. 여하튼 '깊은 맛'이라는 뜻의 '개미', 정말 정겨운 말이다.)

친정 엄마와 시어머님의 메뉴 중 영원히 못 잊을 맛들이 있다.
친정 엄마의 ‘굴깍두기’와 시어머님의 ‘갈치속젓 김치’,
친정 엄마의 ‘갈비찜’과 시어머님의 ‘도미매운찜’,
친정 엄마의 ‘북어찌개’와 시어머님의 ‘된장찌개’,
친정 엄마의 ‘오징어국’과 시어머님의 ‘대구 매운탕’,
친정 엄마의 ‘고사떡’과 시어머님의 ‘빈대떡’,
친정 엄마의 ‘도루묵’(알배기 도루묵을 연탄불에 매운 양념으로 굽는다)과
시어머님의 ‘볼레기’(남해 연안에서 잡히는 우럭처럼 생겼지만 훨씬 작은 생선. 그 고소함은 누구도 못 잊는다) 등 등 등.

친정 엄마와 시어머님의 모든 노하우를 전수하지 못한 것은 정말 아쉽다.  
특히 친정 엄마의 굴깍두기는 명절 때면 온갖 기름진 음식으로 느끼해졌을 때, 모든 딸, 사위, 아들, 며느리, 손주들이 마지막 밥 한 공기 비벼먹기로 유명했는데, 배우려고 맘 먹을 때 그만 엄마가 돌아가셔서 지금도 두고두고 아쉬워하고 있다. 몇몇 딸들이 옛 맛의 기억을 따라 흉내를 내고는 있는데, 엄마의 그 맛은 아니다. 요리란 얼마나 섬세한가.

시어머님의 조근조근한 체계적 요리 전수 방식은 두고두고 요긴하다.
오히려 나는 시어머님의 노하우는 상당히 전수한 듯 싶으니, 체계적 배우기는 그래서 좋은 것이다.
손맛도 체계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래야 진정한 전통의 진화가 이루어지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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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화되고 있다고 하는 '줄리아 차일드'.  영화 속 메릴 스트립이 분장한 줄리아 차일드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너무 줄리아 차일드 같지 않은가. 연어를 든 모습이 너무 그럴듯하다. 우리도 요리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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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대가의 영화화를 기대해볼까.












나도 죽기 전에 요리 책 하나 만들어 보련다.
이 꿈을 이룰지는 모르겠지만...^^
 
무엇을 먹느냐 이상으로 어떻게 만들어 먹느냐가 중요하다.
(요새는 '무엇을 먹느냐'도 너무나 중요해졌지만^^...)
 
요리는 그 사람의 스타일이다.
엄마와 시어머님의 스타일에서 진화한 나의 요리 스타일.

*** 김진애 생각:
언젠가, '요리란 아빠와 시아버님 스타일'이란 말도 나올 것으로 나는 굳게 믿는다.
'요리'란 인생의 가장 큰 맛 중의 하나이기 때문에,
남자에게서 요리의 즐거움을 뺏는 것은 분명한 차별이라는 것이 나의 소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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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개미? 2008/05/13 15:24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개미라는 말이 재밋지요. 전주사투리로 알고있는데, 어원이 어떻게 되는지는 잘 모르고... 친정엄마 시어머니에게 전수받는 요리라, 언제가 아빠와 시아버지? 글세올시다... 요새 젊은남자들은 요리도 곧잘하는데, 그사람들이 아빠와 시아버지가 될 때?

    • BlogIcon 김진애 2008/05/14 05:00  댓글주소  수정/삭제

      인터넷서핑을 해봤는데, 아직 '개미'의 어원을 못찾았답니다. 어디 사투리인지도. '진주'는 영남과 호남의 가운데 있어서 '맛'에 있어서나 '어휘'에 있어 사투리도 섞여있어서, 개미라는 말이 영남사투리인지 호남사투리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여하튼 '개미' 참 재미있는 말이지요? 우리 아이들도 '개미가 없어...'라는 말을 잘 쓴답니다.

  2. 전경희 2008/05/13 15:32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선생님의 글을 인터넷서핑하다가 뵙게 되었습니다. 너무 반갑습니다.얼마전 선생님께서 오래전 출간하신 자서전을 인상깊게 읽었기 때문에 제가 알고있는 김진애 선생님께서 이 홈페이지를 운영하신다는 다는 것을 알고 참 반가왔습니다.늘 최선을 다해서 사시는 모습이 멋지고 부럽습니다. 많은 이들의 역할모델이 되시는군요.
    일만 잘하시는 줄 알았는데 요리까지...하여튼 뭐든지 최선을 다하시니까 좋은 결과물이 나오는군요. 앞으로도 글 잘 보겠습니다. 건강하세요!

    • BlogIcon 김진애 2008/05/14 04:58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도 반갑습니다. 우리 여성은 '요리하기' 의무를 가져서 행복하다고 생각합시다. '의무방어'하기 가끔 싫을 적도 많지만, 요리하기는 인생의 축복이니까요. 전경희님도 공감하시지요?

      제가 썼던 책 <나의 테마는 사람 나의 프로젝트는 세계>는 자서전은 아니고 에세이책이지요. 자서전은 한 백살 살아보고 쓸지 말지 고민할까 한답니다.^^

  3. 2008/05/14 01:21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비밀댓글 입니다

    • BlogIcon 김진애 2008/05/14 04:55  댓글주소  수정/삭제

      제가 폐교를 운영하는 것은 아니고, '오마이뉴스'가 운영하는 강화폐교의 '오마이스쿨'을 취재한 블로그기사를 썼었는데, 인기높은 기사입니다. 폐교 임대가 교육청과의 계약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만, 공익적 목적으로 폐교 임대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나 임차자로서 여러 불안정성이 있다는 얘기도 듣고 있습니다. 혹시 구체적 사항은 제 멜로 보내주시면 귀담아듣고 정책제도개선의 기회를 보도록 하겠습니다.(2008jk@jkspace.net)

  4. BlogIcon 흑묘백묘 2008/07/07 03:24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정말 공감가는 글이에요~~. 요리가 취미인데 이런 재미있는 기쁨을 모르고 살았던때를 떠올려보면 정말 억울하더라구요 ㅎㅎㅎㅎ 나중에 며느리에게까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자식들(특히 아들)에게는 요리를 가르쳐줄 욕심이 가득 있답니다~~.

    • BlogIcon 김진애 2008/07/07 05:25  댓글주소  수정/삭제

      '근사한 남자' 한 분 태어나시겠군요.^^ 저의 야망(?) 이었었는데, 아들이 없어서 시도조차 못한 프로젝트였었답니다. 남자들이 요리의 재미를 알게 되면 비로소 삶의 맛을 알게 된다는 제 철학. 근사한 아드님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