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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TV, 책’ 살려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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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쥐의 무서움을 모른다, 아니, 너무 잘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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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멘토링, 참 어렵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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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 도서관에서의 생생한 행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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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씁쓸하게 상상력을 발휘해보자. 역사에 가정은 없다고 하지만, 지난 대선에서 한나라당 박근혜, 통합민주당 한명숙, 민주노동당 심상정이 대선 후보로 경쟁했더라면 어떻게 됐을까? 

실제 그럴 수 있었다.

첫 단추 박근혜. 당내 경쟁에서 이기고 여론조사에서 져서 간발의 차이로 후보 자리를 놓쳤던 박근혜. 후보 검증 국면에서 조금만 달랐더라면, 예컨대, 아프간 인질 사태나 남북정상회담이 터지지 않았더라면, 경선이 일주일만 더 갔더라면, 박근혜가 후보가 되었을 수도 있다. 그랬더라면 대선이 치졸한 검증 국면이나 ‘묻지 마’ 투표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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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단추. 그랬더라면, 자력으로 권영길과 결선투표까지 갔던 강심장의 심상정이 결선투표에서 드디어 이겨 냈을 확률이 높다. 심상정, 정말 강심장이다. 그 담대한 배짱과 그 높은 이상, 그 탄탄한 논리로 우리 정치를 한 단계 올렸을 것이다. 치열한 정책 경쟁으로 만들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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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단추. 그랬더라면 한명숙이 당 경선에서 단일화의 선봉에 섰을 확률이 높고 돌풍을 만들면서 경선 끝까지 치고 나가며 후보 자리를 따냈을 수 있다. ‘신사보다 더 신사 같은 한명숙’, 그 후덕한 포용력과 그 또박또박한 말솜씨와 그 아우르는 품으로 대선 경쟁의 격조를 높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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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한명숙, 심상정이 붙는 게 제 시나리오예요...”

내가 이 말을 하면 남자들이 득달같이 덤벼들었다. “꿈도 야무지네.”, “걱정 마, 그런 일은 안 생길 테니까...” 등 등. 어떤 남자가 그야말로 정색을 하면서 “우린 뭐 하구?“ 할 때 나는 크게 웃었다. “왜 할 일 없어요? 남자들 할 일 많아요.”

왜 이런 부질없는 역사의 상상을 하느냐? 

첫째 이유.

지금 이명박 정부 초기의 인사 난맥을 보면서 답답하기 짝이 없기 때문이다. 특정 인사의 선택이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 공인의식의 기준과 도덕의 기본과 인간에 대한 철학이 이런 난맥상의 바탕에 있음을 도대체 아는가 모르는가. 이명박 정부는 잘 모르는 것 같다. ‘공인의식’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박근혜, 한명숙, 심상정의 정치력, 판단력, 의지, 역량, 정치 성향에 대해 어떤 평가를 하던 간에, 이 세 탁월한 여성들의 공인의식, 당당하고 담담하고 훈련된 공인 매너에 대해서만큼은 믿을 수 있지 않은가. 이들이 ‘원칙’을 세우고 지키려한다는 것에 대해서만큼은 신뢰할 수 있지 않은가. 박근혜 정부, 한명숙 정부, 심상정 정부가 태어났더라면 지금처럼 불안하고 부끄러운 사태가 생겼을까? 

둘째 이유.

이번 인사 난맥 사태에서 유독 치졸한 문제에 휩싸인 당사자들이 여성이기 때문이다. 이춘호, 박은경, 박미석, 여성 3인방. 아니 어떻게 ‘암이 아니라서 축하로 남편이 사줬다’는 말을 하나, 아니 어떻게 ‘땅을 사랑했을 뿐’이라는 말을 하느냐, 여자대학 교수의 제자 논문표절이라면 여성이 여성을 등친 것이나 다름없지 않으냐... 도대체 공인의 훈련이 되어 있는 사람들인가, 도대체 공인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해 본 사람들인가. ‘여성이 더 도덕적이다’가 아니라 ‘여성이 권력에 더 취한다’라는 말을 하게 되지 않는가 말이다. 부끄럽고 안타깝다.

(그렇다고 여성 내정자들만 문제라는 건 아니다. 문제가 된 남성 내정자들의 ‘후안무치’적인 경력과 지금도 ‘뭐가 문제냐’는 식의 ‘후안무치적인 대응’에 더 끓는다, 끓어. 남자는 ‘뻔뻔해도 괜찮다’는 이중 잣대, ‘일만 잘하면 된다’는 이중 잣대에도 속을 앓는다.) 


박근혜, 한명숙, 심상정. 세 여성에 대해 어떤 평가를 하든, 세 여성은 공인 훈련이 된 희귀한 사람 자산이다.

이제 세 여성 모두 현재 어려운 상황을 돌파해야 한다. 박근혜는 추악하기까지 한 권력쟁탈 국면에서 ‘팽’ 당하지 않기 위해서 더 힘든 싸움을 벌여야 하고, 한명숙은 참여정부 성과에 대한 국민의 차가운 평가에도 불구하고 이번 18대 총선을 이겨냄으로써 역사의 평가에 꿋꿋하게 대면해야 하고, 심상정은 민주노동당의 분열 상황에도 불구하고 진보세력의 새로운 환골탈태와 응집을 만들면서 자신의 역할을 만들어내야 하고...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공인으로서 존경과 기대를 받는 여성은 우리나라의 희귀한 자산이다. 수많은 단련과 시행착오와 비판과 시련을 거치면서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자신의 역할을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여성들. 강금실, 추미애 등에게 격려를 보내주자. 뜨겁게, 뜨겁게.  

권력 지향적, 자리 지향적인 비겁한 여성들은 빼자.

나쁜 뜻의 ‘명예남성화’한 여성들, 미사여구의 말로 오히려 세상을 더 거칠게 만드는 여성들, 어여쁜 화장을 걸치고 오히려 거짓 세상을 만드는 여성들, 세상을 자신의 좁은 눈으로 재단하는 여성들, 자신의 전부를 던지지 않는 여성들, 자신의 진정성을 보여주지 않는 여성들, 자신이 가진 것을 세상에 나눠주려 들지 않는 여성들, 사익에 더 관심이 많은 여성들, 여성이면서 여성의 제대로 된 발전에 관심을 두지 않는 여성들, 권력 남성들의 눈치만 보는 여성들....

 왜 그렇게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 근처에는 그런 여성들, 이름 석자도 입에 올리기 싫은 여성들이 디글디글할까? 권력과 이익이 커서 그럴까. 이익집단의 성격이 더 커서 그럴까.  

이명박 정부의 인사 난맥에서 나를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된다.

여성인 나, 결점 많은 나, 더 많은 단련이 필요한 나, 더 큰 시련에 던져야 할 나....
대한민국 여성들이여, 우리 깨어나자.
우리 먼저 공인이 되도록 노력하자.
우리 미래를 위해서, 우리 자식들을 위해서,
우리 여성들을 위해서, 그리고 우리 사회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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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기본법’과 ‘국가건축정책위원회’  
 
--- 정말 기쁩니다!

2005. 12. 대통령자문 건설기술·건축문화선진화위원회 출범.
  2006. 6. 선진화전략 대통령 보고.(건축기본법 제정 추진 포함)
 2006. 7-12. 건축기본법 수립 연구용역(대한건축학회).
 2007. 1. 국회발의(의원입법 대표 발의 열린우리당 강길부 의원).
 2007. 8. 대통령 보고(건축기본법 추진 중심).
 2007. 11. 8. 건교위 통과.
 2007. 11. 20. 법사위 통과.
 2007. 11. 21 국회 본회의 통과.
 2007 12 .21. 법률 공포.
 2008. 6. 22. 시행령 수립 및 법안 발효 예정. 

과정을 기록하면 이렇게 간단합니다. 그 속에 숨어있는 사연들은 엄청나게 많습니다.

건축기본법 제정에 다들 놀랍니다. 사실은 추진해왔던 저도 놀랐습니다. 건축 분야 최초의 정책 관련 대통령 자문기구인 건설기술·건축문화선진화위원회를 출범하면서 수많은 과제들이 있었지만, 두 가지는 꼭 이루었으면 좋겠다는 분야의 의견이 있었습니다.

하나는 건축공공연구소 설립, 다른 하나는 건축기본법 제정. 하지만 거의 불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이었답니다. 정부 임기 후반이라서 새로운 조직을 설립하거나 새로운 기본법을 제정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인식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두 가지 다 이루어졌습니다. 국토연구원 부설이기는 하지만 건축 분야 최초의 국책연구기관으로서 ‘건축도시공간연구소’ 설립이 2006년 국회에서 통과되어 2007년 6월 설립되었고, 건축기본법이 2007년 말에 드디어 통과되었으니, 돌아보면 기적 같은 일입니다.

아주 단순하게 설명 드리자면, 건축기본법은 ‘건축정책’을 수립하는 근거가 되는 법입니다. 선진화위원회의 가장 큰 보람이라면 ‘건축정책’이라는 말이 스스럼없이 정부 부처, 국회, 언론, 전문계에서 쓰이게 되었다는 것인데, 이제 그 건축정책을 실제적으로 수립할 법적 근거가 만들어졌으니 앞으로의 본격적인 전개가 기대됩니다.

수많은 사연들이 있었고 애로도 많았습니다. 발의되었던 여러 관련 법안들과의 갈등이 대표적입니다. 건축기본법이 다른 3 가지 법안과 얽혀버렸지요. ‘건축문화진흥법’이 문화관광위원회에 의원 입법(한나라당 황우려 의원 대표발의)으로 발의되어 있었고, ‘공공디자인법’도 마찬가지로 문광위에 발의 추진되어왔고(한나라당 박찬숙 의원 대표발의), 산자부의 ‘산업디자인법 개정 안’이 있었는데, 법안들이 얽혀버리면 여야 갈등, 의원들의 기 싸움이 심해지고, 그 과정에서 관련 부처 간 영역 다툼도 거세집니다. 국회 사무국의 심사, 법제처의 조정도 있었습니다만 이른바 개인이 헌법기관인 의원들 사이의 역학이 만만찮지요.

법제처가 ‘건축문화진흥법’과 ‘공공디자인법’ 입법이 불필요하다는 의견을 내었음에도 불구하고 의원 입법인지라 건교위의 ‘건축기본법’ 심의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을 겪었습니다. 법제처에서 ‘산업디자인법’과 ‘건축기본법’의 ‘디자인 관련’ 이견 사항을 조절했고 건교부와 산자부와의 부처 협의는 법사위 막바지까지 진행되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전폭적 지원 덕분에 가능했습니다. 2006년 선진화전략 보고 시에는 ‘정부출연 건축연구기관을 설립 추진하라’는 지시를 내려주셨고, 2007년 추진성과 보고 시에는 건축기본법을 둘러싼 건교부와 문화관광부 사이의 갈등을 파악하시고, “건축이 기본이고 문화는 포함하라”는 한 마디로 명쾌하게 정리하면서 청와대의 적극적 지원을 지시하셨습니다. ‘건축의 전 과정이 바로 서야 한다’는 핵심을 짚어주셔서, 덕분에 건설교통부도 아주 적극적으로 대처하게 되었습니다. 깊이 감사드립니다. 

하나의 법안이 국회에서 수립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수고와 얼마나 많은 갈등의 조정이 필요한지요? 건축기본법의 수립 과정에 대해 비하인드 스토리를 따로 책자로 정리해볼까 합니다.(법안 수립과 추진의 노하우를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개념 설정, 목표 설정 뿐 아니라 공감대 형성, 갈등 조정, 좋은 뜻의 법안 로비, 현장에서의 밀고 댕기기 등 참 노하우가 많이 필요합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작년 말 한 회의 자리에서 “건축기본법, 그것 어떻게 통과시켰어요?” 지원하시면서도 통과시키기 힘들다는 것을 미리 짐작하고 계셨던 모양입니다. 아주 흡족해하셨습니다. 특히 국가건축정책위원회의 역할에 대한 기대가 많으셨습니다.^^ 후일담입니다.)  

이 기회에 그동안 열심히 뛰어주신 건교부, 선진화기획단, 국회사무국, 대한건축사협회 등 관련 기관의 모든 분들께 진정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건축에 대한 각별한 관심에 대해서는 특별한 감사를 올리고자 합니다.  

앞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관심에 따라 건축기본법의 실효성이 달려 있습니다. 법에 의하면 대통령 직속의 ‘국가건축정책위원회’가 건축정책 수립 및 관련 시책을 펼치는데 주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지자체에서도 건축정책을 수립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었으므로 선도적인 지자체 장의 관심도 기대합니다. 기실, 건축 분야는 약 15개 부처와 모든 지자체들이 관련되어 있고, 공공과 민간을 아울러야 하며, 정책의 현장 실효성을 낼 수 있도록 민간부문이 긴밀하게 맞물려야 하는 복합 현장 분야이기 때문에 건축정책이 현장에 안착될 때 까지 대통령의 관심이 지속적으로 필요할 것입니다. 그 관심을 끌어낼 전문 분야의 역할도 필요함은 물론입니다.  

1990년대 이후 EU가 등장하며 네덜란드, 영국, 핀란드 등 작은 나라들이 튼실한 건축정책을 통해 건축 관련 분야의 국제경쟁력을 높이고 자국의 건축 자산의 가치를 크게 높였듯이, 우리나라도 강중국으로서의 경쟁력을 높이는 건축정책의 역할을 기대합니다. 우리 분야의 모든 전문가들도 새로운 건축 시대를 여는 계기가 되기 바라며, 2008년 건축인의 행로에 빛나는 성과를 거두시기 바랍니다.

건축인님들, 축하드립니다.    
 
 

“건축사신문, 2008년 1월 9일 자” 소개글

       김진애 위원장, 그에 대한 소개가 굳이 필요치는 않을 것이다. 대통령자문 건설기술·건축문화선진화 위원회 위원장으로, 행정중심복합도시추진위원회 위원으로, (주)서울포럼 대표로 종황무진하고 있는 그의 활동을 짧은 글로 담아내기에 무리가 있을 뿐만 아니라, 너무도 잘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한국인으로 처음 타임지가 선정한 21세기 차세대 리더 100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2005년 말 선진화위원장을 맡은 이후 불과 2년 만에 건축도시공간연구소 설립과 건축기본법 제정이라는 역사적인 성과물을 남겼다.    


                 

건축기본법 시행에 대한 향후 전망: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명박 정부에서 ‘건축기본법’과 그 주체가 되는 ‘국가건축정책위원회’는 살아남을 것 같습니다.

인수위에서 모든 대통령직속위원회를 없애겠다고 해서, 건축기본법 시행 여부에 대해서 걱정을 많이 했었습니다. ‘국가건축정책위원회’는 입법 과정에서 여러 우여곡절을 거쳐서 ‘대통령 직속’으로 건축기본법에 못을 박았는데, 그것이 흔들리면 시행령을 만들 수 없을 뿐 아니라 다시 국회의 개정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이지요. 건교부 소속, 총리실 소속 위원회 안이 거론되었습니다마는, 건교부 소속으로는 건축정책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고, 총리실 소속 위원회란 대개 심의의결 기능에 국한되기 때문에, 이 시대 건축정책의 안착을 위해서 대통령 직속으로 하여 여러 부처를 수f렴할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를 입법 과정에서 겨우겨우 납득시켜서 통과시켰었거든요. 

나름대로 여러 민간 전문가 루트를 통해 인수위에 설명을 했습니다. 건설교통부는 그야말로 ‘납작’ 엎드려 인수위 처분만을 바라는 형국이라 꿈쩍도 하지 못했고, 이럴 때 민간전문가의 역할이 크지요. 다행스럽게 인수위에서 건축기본법과 국가건축정책위원회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호의적인 반응을 끌어내어서, 오히려 국정과제 7대 목표의 하나인 ‘디자인 코리아’를 추진할 수 있는 좋은 법이자 기구라는 발표를 끌어내기도 했습니다. 다행이지요?

뒷이야기에 의하면, 인수위에서 이명박 당선인에게 보고할 때 유일하게 건축기본법과 국가건축정책위원회에 대해서 칭찬을 받았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당신이 바라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라는 당선인 멘트도 있었다고 하니....

다행입니다. 바라기는 건축기본법과 국가건축정책위원회가 혹시나 개발 드라이브, 대운하 사업 등을 포장하거나 미화하거나 면죄부를 주는 데 국한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자칫 그럴 위험이 농후하니까요. 부디 국민의 편에 서서 우리의 땅, 자연, 도시의 편에 서서, 자연을 축복하는 좋은 건축, 좋은 도시를 만드는 좋은 건축, 시민을 즐겁게 해주는 좋은 건축의 역할을 제대로 세우는 법과 위원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건축인 여러분, 도시인 여러분, 조경인 여러분의 건투와 건승을 바랍니다.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참, 저는 2.24일자로 노무현대통령과 함께 건설기술·건축문화선진화위원회 위원장직을 이임했습니다. 비상근위원장직이긴 했지만 거의 상근처럼, 건축분야의 최초이자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임했었습니다. 쌍둥이를 낳은 기분이라 홀가분하기는 합니다마는... 아쉬움도 많고, 앞으로 할 일도 많습니다. 세상에 왜 이렇게 할 일이 많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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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취임식과 이명박 정부 출범을 앞두고, 바라는 8가지를 적어보련다.
  
평소 내가 이명박 당선자에 대한 대립각이 강하다는 평이니 비판만 하리라 생각할지 모르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이명박 서울시장 재임시절부터 지금까지 내가 여러 비판을 해왔던 것은 정책과 사업에 대한 비판이었을 뿐이며, 새 5년 시작 즈음에 최대의 축복을 보내고 싶다. 이명박 당선자의 가치관과 나의 가치관이 워낙 다르니 잘 될지는 모르겠지만, 영양가 높은 의견은 원래 비판 의견자로부터 나온다하지 않는가? 


이명박 대통령은 역대 최대 표차로 당선되었지만, 출범 전 현재 상황은 인수위 활동에 대한 국민 지지율이 50%대, 당선인에 대한 지지율이 60%대로 떨어져 역대 취임식 전후 90% 내외를 오르내리던 것과 너무 다르다. 정부조직개편 추진과정에서의 정치력에 대한 의구심, 조각 인선에 관련된 잡음 등, 출범하기도 전에 기대조차 꺼지는 기미가 다소 당혹스러울 것이다.     

하지만 이명박 당선인은 여러 모로 유리한 상황에 있다. 지지세력, 응원세력의 ‘쪽수’가 많은 ‘다수파’려니와, 사회에서 한 자리 하고 상대적으로 영향력 높은 계층의 지지를 받는 ‘주류파’이고, 이른바 호의적 주류 언론의 ‘조심조심 떠받들기’도 튼튼하게 받쳐주고 있다. 지난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의 소수파, 비 주류파 대통령과는 전혀 다른 여건이다. 잘만 하면 아주 근사한 대통령으로, 신뢰도 높은 이명박 정부가 될 수 있는 호조건이 갖추어져 있는 것이다. 

취임 이후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서, 꼭 허니문 기간 동안만이 아니라, 최대한 긍정적이고 생산적인 얘기만 하고 싶다. 지난 5년 동안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행해진 온갖 조롱과 험담과 악다구니, 특히 ‘뭐든지 노무현 땜에’라는 식의 치졸한 현상이 퍼지지 않기를 진정으로 바란다. 국민들, 지식인들, 찬반 언론들, 특히 국회의원들은 여야 할 것 없이 ‘대한민국 대통령직’에 대한 존중을 표하기를 바란다.

물론 이명박 정부의 정책에 대해서는 비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특히 ‘사전 비판’이 더욱 중요하다. 이번 숭례문 전소 사건에서 보듯 우리 사회의 기본이 아직 튼튼치 못함을 우리 모두 알고 있으며, 우리 사회에서 일단 문제가 발생하면 모든 것을 ‘정부 탓, 대통령 탓’으로 돌리는 성향이 크기 때문이다. 자칫 그동안의 반사이익이 통째로 불이익으로 변할 지도 모르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8가지를 짚어보자.  

1. ‘이명박 정부 최대의 적은 이명박 자신’ 경계령

‘대통령제, 특히 단임제 대통령제’에서는 어쩔 수 없이, 그 정부 최대의 적은 그 정부의 대표인 대통령이다. 아이러니다. ‘인사권, 추천권, 결정권, 거부권’ 등 무한 권력을 가진 대통령은 그와 함께 무한책임을 질 수 밖에 없는 운명이다. 강한 대통령일수록, 의견 강하고 추진력 강한 대통령일수록 그 위험은 더 커진다. 대통령이 고집하면, 당연하게도 또 불행하게도, 정부는 따라갈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관건은 피 임명직이 얼마나 공동운명체적 시각을 유지하느냐, 얼마나 대승적 국정운영 시각을 견지하고 자율적인 참모 역할을 하느냐에 달려있다. 그런데, 과연 그렇게 될 수 있을 지는 또 대통령에게 달려있다. 대통령의 성찰, 팀워크, 열린 청취와 그에 합당한 사고와 행동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최고의 리더이자 최대의 적인 대통령이라는 존재, 경계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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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말, 말, 말’에 대한 경계령 

이명박 당선자의 어법은 구체적 현장성을 갖고 있다는 덕목이 있다. 귀에 쏙 들어오고 이해하기 쉽다. 현장의 CEO, 특히 거칠고 적나라한 개발 건설 현장을 거친 덕분이다. 하지만 이미 많은 설화를 만든 전력에서 ‘즉흥적 발언, 배려심 부족’은 이미 다양한 채널을 통해 지적된바 있다. ‘말로 상처 만들지 말라’,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것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대통령의 말’은 언제나 무겁고 또 무섭다. 대통령의 말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다양하게 해석될 수밖에 없다. 대통령이 먼저 결론에 골인하고 해답을 제시하면 빨리 돌아갈 것 같지만 곧 삐걱댄다. 대통령은 목표와 성과 지표에 대한 명쾌한 주문을 하되 수단에 대해서는 얘기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이것이 좋은 리더십의 본질이기도 하다.

‘리더가 먼저 단정하지 말라, 리더가 먼저 해결책을 제시하지 말라, 리더가 먼저 해석하지 말라, 리더가 먼저 결정하지 말라’

등, 소통의 핵심인 ‘말’의 중요성에 대해서 이명박 정부는 깊은 성찰과 함께 구성원 모두 지켜야 할 ‘소통 원칙’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3. ‘추진 강박증’에 대한 경계령

나는 그동안 ‘성공 강박증, 영웅 강박증, 실적 강박증, 성과 강박증, 속도 강박증’ 같은 말로 정치인 이명박의 행동 심리를 분석하곤 했는데, ‘아마 대통령이 되면 달라지지 않을까’ 라는 말도 곁들였었다. 이제 대통령이 되었으니 이제 좀 강박증에서 벗어날 여유를 기대하고 싶다. 길게 내다보고, 깊게 생각하고, 기본에 충실하고, 원칙에 충실하기를 기대한다.  

단임 대통령제는 ‘이번 밖에 없다’는 압력에 시달리는 구조다. 벌써 ‘월별, 분기별 목표치를 내고 내각을 정기적으로 평가하겠다, 시간을 분초로 나누어 계획을 세우라’ 등의 발언이 나오는데 ‘느슨해지지 말라’는 독려는 이해되지만 ‘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는 것도 기억하자. ‘빗나간 추진력’은 훨씬 더 무섭다. 이명박 정부의 사람들이 대통령의 추진 강박증에 맞추려다 보면 수없는 불협화음, 수많은 갈등, 무서운 시행착오가 날 수 있다. 

포커 게임에서 정치인을 이기기란 무척 쉽다는 말이 있다. 정치인은 ‘바로 지금, 바로 이 자리에서(right here, right now)’ 이기고 싶어 하기 때문이란다. 최고의 위치, 무한 책임의 위치에서 이제 좀 더 길게 보면 좋겠다.   

4. ‘프로젝트’에 대한 경계령 ... 정책과 사업을 구별하라!

국정 운영의 핵심 수단은 정책이지 사업이 아니다. 국가는 기업과 다르고 시 정부와 다르다. 기업은 사업에 대한 ‘수주’와 ‘영업 실적’을 챙겨야 하고, 시 정부는 공간 바꾸기, 공간 만들기 등 가시적인 사업을 강조할 수 있지만, 중앙 정부는 사업이 아니라 정책을 챙겨야 한다.  

이명박 정부는 벌써 너무 프로젝트를 강조해서 좀 불안하다. ‘대운하, 영어 몰입교육, 대통령 프로젝트, 지분형 주택 등’ 너무 사업들이 전면에 등장해 있다. 정책적 목표를 실현하는 데에는 다양한 사업들이 가능한데, 그 대안에 대한 사려 깊은 분석과 정책적 목표에 대한 철학 제시 보다는 너무 사업들이 앞선다.

이명박 정부 운영의 초기에 정책적 목표와 수단적 프로젝트를 구별하고 진중하게 효과를 분석하고, 여러 대안들을 분석하는 태도를 기대한다. 대통령이 사업을 지나치게 중시하면, 정부의 모든 공직자들, 하물며 기업들까지도 사업 위주로 돌아가게 만든다. 사업 제안의 성공률, 사업 성공의 추진률에만 매달리게 된다. 정부 책임자들이 마치 단기 실적에 연연하게 되는 기업의 전문경영인 처럼 될 수 있는 것이다. 국가로서는 자칫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정부는 지혜로운 머리이고 튼튼한 허리다. 손발이 되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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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ABC’에 대한  경계령: 

8년 전 부시 대통령이 전임 클린턴 정부의 모든 것을 부정했던 것이 이른바 ‘ABC(Anything But Clinton)’ 현상이었음을 우리 모두 알고 있다. 그렇게 해서 부시 시절 수많은 위기가 커지고, 미국의 도덕적 자존심이 무너졌고, 부시는 역대 최악의 대통령으로 기록될 지도 모를 상황에 처했다.

10년만의 정권 교체이니 많이 바꾸고 싶을 것이다. 가치관이 다르니 더 ‘변화’를 외치게 되고, ‘친 기업적, 친 미국적, 시장 중심적, 대 부처 정부, 경쟁 촉진’ 등 더 많이 바꾸고 싶을 것이다. 자칫 참여정부의 정책 기조 중 꼭 안착시켜야 할 부분도 많다는 것에 대해서 눈감고 싶을 수 있다. 바라건대, 이름을 어떻게 바꾸든 이명박 정부의 실적으로 바꾸든 개의치 않겠지만, 지켜야 할 정책 기조에 대해서 적극적인 검토를 해 주기 바란다.   

‘부동산 정책 기조, 지방 균형발전 정책 기조’는 대표적이다. 이름을 어떻게 바꾸든 기조는 지켜져야 하고 또 지켜질 것으로 나는 예측한다. ‘남북 평화 정책 기조’에 대해서는 아무리 각론을 바꾸더라도 총론적 기조에 대한 원칙은 지켜졌으면 좋겠다. 솔직히 내 마음 속에서는 ‘교육정책 기조, 의료보험 등 복지정책 기조’의 유지도 기대하고 싶지만, 이명박 정부의 가치관에 기대해 보련다.

6. ‘정치력 경시’에 대한 경계령

이명박 당선인이 자주 한 발언이 ‘여의도 정치에서 벗어나자’인데 공감하는 국민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에서는 그 이상으로 ‘지역주의 정치에서 벗어나자, 보여주는 정치에서 벗어나자, 대결하는 정치에서 벗어나자’는 발언도 자주 나왔으면 좋겠다.

이명박 대통령과 이명박 정부의 ‘정치력’을 기대한다. 한마디로 하면, 밀어붙이지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