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계속 자란다. 죽을 때까지 자란다. 이렇게 여기면 우리는 현재의 자신에게 훨씬 더 너그러워질 수 있을 것이다.
지금 40대라면 80세 이상 살 가능성이 높다. 2030세대라면 90살까지, 10대라면 100살 이상 살 가능성도 높다. 그야말로 백수시대다. 이 길고 긴 시간을 어떻게 살까? 6․3․3․4(+2)년 공부하고 55∼65세 즈음 퇴직할 때까지 하나의 직업에 종사하면서 살 수 있을까? 아니면 15∼20년 열심히 일하고, 40대 중반쯤부터 어쩔 수 없는 퇴직 인생을 살게 될까?
확실한 사실이라면, 우리는 ‘물리적 수명은 길어지고 기능적 수명은 점점 짧아지는 패러독스’를 안고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모순과 함께 살려면 인생이든, 공부든, 프로 생활이든, 자신의 수준을 자꾸 높이는 작업 자체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어야 한다. 단계를 생각해 보자.
(누구일까? 아시지요? 이 어린 소년이 어떻게 자랐는지. 2008년 초 강연에서 드디어 '사회철학가(social philosopher)라는 평까지 듣게 된 빌 게이츠. 그렇습니다. '철학'은 중요합니다. '사회의식'은 중요합니다. 지금도 계속 자라고 있는 사람, 어떤 단계까지 갈까요?)
인생에는 단계가 있다.
첫째 단계: (학교) 공부를 통해 준비된 나를 써 먹는 단계
둘째 단계: 나를 써 먹으며 생긴 노하우로 자신의 ‘업’을 세우는 단계
셋째 단계: 남을 위한 기회를 만드는 ‘업(業)’을 세우는 단계
넷째 단계: 자신‘만’을 위해서 새로운 업을 만드는 단계
공부하기에도 단계가 있다.
첫째 단계: 아는 게 뭔지 모르는 게 뭔지 잘 모르면서 막무가내 들이 파는 단계
둘째 단계:‘아하’하면서 더 알고 싶고 질문이 자꾸 더 생기며 재미를 느끼는 단계
셋째 단계: 마치 구름 위에 오르고 숲이 보이는 듯 전모가 보이고 자신의 한계도 알게 되는 단계
넷째 단계: 드디어 자신이 궁금한 문제를 만들어 이모저모 들여다 볼 수 있는 단계
프로로 일하기에도 분명히 단계가 있다.
첫째 단계: 주어진 일을 100% 잘하는데 온 힘을 집중하는 단계
둘째 단계: 다른 일과의 전후좌우가 보이면서 110%의 효과를 보며 일하는, 아주 재미나는 단계
셋째 단계: 처음부터 끝까지 전모가 보이고 구조와 요소를 파악하며 일의 리듬을 타는 단계
넷째 단계: 왜 이 일을 해야 하나 의문할 수 있는 동시에 그 일을 위한 구상까지 스스로 할 수 있는 단계
네, 좋은 주제가 있을 때 연락드리겠습니다. 아직은 제 블로깅만해도 벅찬데, 바실리카에는 시사 주제가 적절할 것이므로... 시사 글은 '선택'에 시간이 많이 듭니다. 쓸 거리가 너무도 많은 요즘이라 고민중이랍니다. 이렇게 써서 뭐하나 하는 회의도 들곤 하고요, 도대체 들을 자 어디 있나 싶기도 하고요,,, 요청 감사합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이 드는 것은 결코 유쾌할 수 없다. 방년 십팔 세를 넘고 나면. 그러니, 이 글을 읽을 만한 독자들은 모두 불가피한 불쾌함 속에서 살 수 밖에 없는 운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쾌한 척’ 해야 한다. 왜? 나이 먹는 건 운명이니까. 운명은 빨리 받아들일수록 훨씬 더 근사한 전략이 생기므로. ‘유쾌한 척’ 하면 유쾌해질 수 있으므로.
매일매일 나이와 함께 살아가는 당신은 다음 중 어떤 전략을 쓰고 있나?
........................................................................................................... 1. ‘도리언 그레이’ 전략
오스카 와일드의 소설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처럼 악마와 거래를 해서 초상화에 자신의 모든 추함을 담아놓고 실제 자신은 젊음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려면 그야말로 ‘악마스러울’ 정도로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 흠이다. 부지런하고 바지런하고 치밀하고 꼼꼼해야 한다. 자연 기법이건 인공 기법을 쓰든 간에, 돈도 적잖이 들고 시간도 많이 든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이런 도리언 그레이들도 어느 시점에 바싹 늙는다. 하늘은 참 공평도 하시지, 야들야들한 베이비 페이스들은 신데렐라처럼 예쁘다가도 어느 시점에 바싹 시든다. 도대체 언제까지 도리언 그레이 전략을 쓸 것인가 고민되는 대목이다.
이 아름다운 그레타 가르보는 어느 시점에 자취를 감첬다.(이것도 '도리언 그레이' 전략?) 나중 사진을 싣지는 않으련다. '도리언 그레이'는 얼마나 사람을 힘들게 하는가?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오스카 와일드의 소설. 여러번 영화화, 연극화 되었다. ...........................................................................................................
2. 파워 갖추기 전략
나이 하나 더 먹는 건 힘이 하나 더 붙는다는 뜻이다. 이른바 밥그릇 수가 주는 힘이란 대단한 것이다. 그러니 그 나이에 걸 맞는 파워를 갖추는데 중점을 둔다. 체력, 경제력, 교양력, 대화 능력, 유머 감각, 자기표현 스타일이 그것이다. 한 살 한 살 먹을 때 마다 수준이 높아져야 한다.
백범 김 구 선생의 ‘내가 살고 싶은 나라’의 표현 방식을 빌려서 풀어보자면, ‘체력은 같이 여행할 정도여야 하며, 경제력은 독립을 유지할 정도여야 하며, 교양력은 자신의 견해를 세울 정도여야 하며, 대화 능력은 만나고 싶을 정도여야 하며, 유머 감각은 자리를 유쾌하게 할 정도여야 하며, 자기표현 스타일은 보기만 해도 기분 좋을 정도여야 한다.’
파워 갖추기는 금방 효과가 잘 안 난다는 것이 흠은 흠이다. 오랜 시간 자신과 대적해야 하니 내공이 필요하다. ...........................................................................................................
3. 마음 비우기 전략
신경 쓰지 않는다. 갖은 화장과 패션으로 살려보더라도 기껏해야 서너 살 어려 보이는 것이 ‘끽’이니 마음을 비운다. 파워 갖추기 역시 쉽지 않은 것이니 마음을 비운다. 이 전략은 ‘도인 같은 마음, 보살 같은 마음’이 필요하니, 아무나 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다. 물론 아무나 할 수 없다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
4. 홀로 놀기 전략
내가 멋지게 늙은 남자를 예찬한 글에서 ‘솔로성’은 곧 ‘청년성’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자유족’, ‘독립족’, ‘홀로족’이라는 것, 혼자 있을 줄 아는 남자, 혼자 있을 때 자신을 찾을 것 같은 남자, 홀로 있을 때 가장 빛나는 남자 등. 남자나 여자나 마찬가지다. 홀로 놀 줄 아는 남녀는 같이 놀고 싶게 만든다. 가장 쉬운 실천 작전은 ‘홀로 여행’을 떠나보는 것이다. ...........................................................................................................
5. 피 바꾸기 전략
‘20대의 피가 흐르는 김진애’라는 상찬을 들은 적이 있었다.(상찬인지 은근한 비판인지 괘념 않는 것도 필요하다.) 내가 30대에 쓴 글을 보고 50대 남자일 것이라 생각했다는 평을 듣곤 했었는데(물론 전문 주제의 글이었지만), 나는 그만큼 중후했었다.^^ 지금 내가 쓰는 글을 보고 내 나이를 어떻게 짐작하실까? 이제 나는 내 나이에 걸 맞는 글을 쓰고 있는 것일까? 이런 걱정을 하지 않는다. 마음 내키는 대로 한다. 이것이 바로 피 바꾸기 전략의 기본이다.
친구란 모쪼록 세대를 건너뛰어야 맛이 난다. 동년배 친구는 물론 언제나 우리를 편하게 해준다. 그렇지만 세대를 건너뛰면 체험의 폭이 넓어지고 깊어진다. 10년 위아래, 즉 20년 차이가 나면 누구나 친구가 될 수 있다. 당신이 2030세대라면 4050세대 친구를, 당신이 3040세대라면 5060세대 친구를 사귄다. 물론 흠이라면 405060세대가 203040세대 친구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지만, 어려우니까 더 열심히 하자. 위 연배 친구는 나를 자극해서 좋고, 아래 연배 친구는 나에게 도전해서 좋다. 모쪼록 멋지게 기어오르고 멋지게 기어오름의 대상이 되어보자.
죽을 때까지 남자의 매력을 탐험하고 여자의 매력을 탐구할 것, 또한 매력 남자, 매력 여자를 발굴하는 노력을 그치지 않을 것. 당신이 싱글이건, 결혼했건, 이혼했건, 재혼했건 간에. 이성의 존재는 나의 존재를 풍요롭게 해준다. 이성의 존재는 나의 존재를 확인시켜 준다. 물론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남편을 남자로 대할 것, 아내를 여자로 대할 것’이라는 아주 평범하고도 실천하기 어려운 전략이다.
(박경리 선생님. 7가지 전략을 통달하신 분, 아예 전략같은 게 없는 분 아닐까. 젊은 시절 박경리 선생의 아름다운 자태 사진을 찾다 못해 이 사진첩을 넣는다. 젊은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랐던 적이 있다. 어찌나 근사하신지. 우리가 기억하는 박경리 선생은 이미 유쾌하게 나이 드시고 난 후의 모습이다. 얼마나 멋진가. 오른쪽 아래 사진은 그 사진 하나로서 파워가 뿜어나온다.)
*** 이 글을 올린 저녁에 박경리 선생님이 뇌졸증으로 혼수상태에 있다는 뉴스가 있었습니다. 지난 4일에 입원하셨다네요. 다행히 25일 오늘 아침 뉴스에는 의식이 돌아오셨다고 합니다. 올해 82세. '뿌리깊은 박경리'의 힘을 차려주시기를... 완쾌를 기원합니다.
조아저씨님, 남자는 집에서 홀로 서기, 여자는 사회에서 홀로서기가 관건이지요? 김봉윤님, 치열한 30대 잘 보내시고 세대 뛰어넘는 친구 부지런히 만나세요, 인생이 유쾌해집니다. 김재현님, 더 밝은 세상, 원칙 서있고 상식 통하는 세상 만들기 왜 이리 쉽잖은지요. 모두 감사합니다. 오늘도 나이 먹는 날^^, 바로 이순간을 최고의 순간으로, 바로 오늘을 최고의 날로 만들어 보지요. 노동의 날 오늘, 저는 취재노동 겸 놀이 나간답니다. 즐겁게 보내세요.
‘품평에 오를 만한 멋진 늙은(?) 남자들’이 꽤 늘어난다는 최근 현상은 아주 기분좋다. 바야흐로 우리 사회가 익어가는 징조인가? 1970년대, 1980년 대, 자유와 정의를 갈구했던 변혁의 시대에 젊음을 제대로 불태웠던 남자들이 많아서일까? 불행히도 ‘너무도 일찍 늙어 버리는’ 우리 사회에서 괜찮게 익어 가는 남자가 되기란 정말 어려운 일인데, 멋진 늙은 남자들이 는다는 현상은 세상 좋아지는 징조가 아닌가. 나는 그렇게 마음먹기로 했다.
새삼 늙은 남자가 눈에 띄는 것은 내가 늙어 가기 때문만은 아닌 듯싶다. 10대인 딸도
“아, 이 남자가 더 늙어서 죽어 버리면 어떡해!”
할 정도로 늙은 남자를 근사한 남자로 거론하니 말이다. 물론 딸과 내가 대상으로 여기는 남자는 꽤 다르다. 경험한 남자 폭이 적은 딸은 배우나 감독이나 가수들을 꼽지만, 산전수전 다 겪은 나는 그보다야 풍부하지 않겠는가? 눈에 밟히고 귀에 들리고 발에 차이는 게 남자다.^^
우리 문화에서는 멋지게 익은 늙은 남자를 일컫는 어휘가 영 마땅치 않다.(나는 지금 ‘늙은 남자’라는 어휘를 쓰는 것에 영 신경 쓰이고 있는 중이다.^^) ‘신사’라는 말은 그리 맛이 없으며, ‘양반’이라는 말은 지루하게 들리고, ‘중년’이라는 말은 그야말로 중늙은이로 느껴져서 별로다. 그렇다고 50대, 60대 하자니, 나이란 놈은 항상 흘러가는 것이라 그리 탐탁지 않다. ‘익은 남자’ 하자니, 익기야 어느 나이에도 익을 수 있으니 또 그렇다. 그러니 그냥 ‘늙은 남자’로 대충 넘어가자. ***
그럼 어떤 ‘멋진 늙은 남자’들이 떠오르는가? 실례를 무릅쓰고 꼽아 보자면.
최근 단연코 ‘최고의 멋진 늙은 남자’는 통합민주당의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이다.
출처:뉴시스
‘저승사자, 특검, 꼬장꼬장, 칼바람, 고집불통’이라는 부정적 이미지의 말들이 붙어서 오히려 그렇게 멋져 보일 수 있다니, 우리의 세태를 오히려 원망해야 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얼마나 편법과 비상식이 판을 치면... 평생을 원칙대로만 살아온 법관이 정치개혁의 기수로 떠오르니 얼마나 멋진가. ‘정치인의 정치는 나의 정치보다 하수’라고 일갈하는 박재승 위원장이 가끔 한 번 웃어주면 그게 그렇게 신기해 보인다.
‘굽히지 않는 소신’, 연륜의 멋진 소산이다.
‘신화’라는 코드로 우리 곁에 새삼 다가온 작가 이윤기.
50대에 본격 작가로 자신을 드러낸다며 끈기의 칼을 닦던 모습, 익히 읽던 그 움베르코 에코 책들의 번역 작가였다. 나중에 그 존재를 알게 되어 더욱 좋다. 그의 언어는 벽돌로 쌓는 건축적 언어다. 영화 <장미의 이름>에서 윌리엄 수도사 역할을 했던 배우 숀 코너리보다도 그 역할을 더 멋지게 할 듯한 풍모와 그 긴 팔과 그 긴 손가락. 그리고 그들을 휘저어 대는 직접 화법도 독특하기에 멋지다.
가수 조영남이 그렇게 ‘삶의 맛, 사람 맛을 아는 남자’로 익어 가리라고 누가 상상했겠나. ‘너무 잘 불러서 노래가 맛이 없다’고 나는 그의 노래를 마땅찮아 했었는데, 노래도 새삼 다시 들리는 판이다. ‘망가지는 듯 하면서 망가지지 않는 늙은 남자’의 이미지를 만들기란 정말 쉽지 않다. 조영남에 대해서는 팬도 많고 안티도 많지만. 팬이건 안티건 가리지 않는 너그러움도 갖추게 되었으니 연륜이란 역시 좋은 것이다.
아마도 우리나라에서 경상도 사투리를 가장 멋지게 쓰는 남자가 음악인이자 시인, 정확히는 음유시인이라 불러야 할 한대수 아닐까?
“물 ‘쫌’ 주소”, “행복‘으’ 나라로 갈 테야”에 반했었다. 투박한 경상도 사투리도 세계화되고(?) 세련되게 들릴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20대의 그 남자가 60대에 접어들어도 역시 그 남자라는 것이 얼마나 안심이 되는가. 바뀌지 않는 것은 역시 ‘혼’뿐이다.
글을 칼처럼, ‘칼놀림’처럼 쓰는 작가 김훈은 『칼의 노래』라는 책을 쓸 만하다. 작가의 성정과 작업의 성정과 주인공의 성정은 닮는다. 기자 출신 작가라는 레테르가 아니라 ‘그 연세(?)’에 현장 일선 기자로 다시 뛰는 배짱이 주목할 만하다. 삐딱한 말투에 곧바른 어법도 아주 잘 어울리지 않나.
‘우아한 공적 남자’라는 귀한 존재로 떠오른 경제학자 정운영. 한 시대를 풍미했던 TV의 ‘정운영의 백분토론’을 봤던 여자들이 많기를 바랄 뿐이다. ‘까다로운 남자의 까다로운 유머’를 보는 것만큼 즐거운 일도 없다. ‘예의 바른 남자의 송곳 질문과 칼 멘트’를 보는 것만큼 짜릿한 경험도 없다.(정운영이 작년 여름 별세했을 때 참 아까웠다. 아직 하실 일 너무 많은데 너무 일찍 돌아가셨다. 정말 멋진 늙은 남자의 전형이 되었을 터인데. 한 네티즌은 나의 '입방정 때문'(?)이라고 안타까워하였을 정도였다.)
*** ***
이 멋진 늙은 남자들의 공통점, 본업이 뭐든 글을 쓴다. 또 잘 쓴다. 확실히 글이란 표현의 수단이자 훈련의 수단이다. 글쎄, 외관은? 짤막한 남자, 기다란 남자, 뚱한 남자, 무뚝뚝한 남자, 수다스러운 남자도 있다. 편하게 보이는 남자도 있고 겁나 보이는 남자도 있다.
가장 매력적인 공통점은 이 늙은 남자들의 ‘솔로性’ 아닐까? ‘자유족’, ‘독립족’, ‘홀로족’이라는 것,
혼자 있을 줄 아는 남자, 혼자 있을 때 자신을 찾을 것 같은 남자, 홀로 있을 때 가장 빛나는 남자, 여럿에 휘둘리지 않고 홀로 자태가 빛나는 남자.
‘솔로성’이 바로 ‘청년성’의 유지 비결인지도 모른다. 청년 같은 ‘멋진 늙은 남자’들...
‘멋진 늙은 남자’의 리스트는 물론 더 있다. 음악인에서 연극 연출인으로 변신해도 한결같은 ‘아침이슬’의 김민기, 고집불통 남자의 지혜와 소박한 생활 유머를 오갈 줄 아는 탤런트 이순재(그의 보수적 정치 성향은 좀 그렇지만^^), 홀로 <뿌리깊은 나무>(1980년대를 풍미했던 문화잡지의 이름)를 심었던 고 한창기 등. 온갖 장애물을 겪었기 때문에 닦이고 익어 가는 카리스마가 빛나는 남자들이다.
기업인이나 정치인 중에서 잘 익은 늙은 남자를 찾기 어려운 것은 우리의 불행이다. 반세기 전만 해도 정치인들은 우리 사회를 리드하는 멋쟁이였건만, 아쉽다.
생기기는 못생긴(죄송^^), 그러나 기막히게 감동적인 글을 쓸 줄 알던 백범 김 구 선생, 확실히 ‘명분’이 바로 섰던 사회 분위기가 멋진 늙은 남자를 만드는지도 모른다. 요새처럼 ‘실리’만 너무 밝히는 사회에서는 기업인이나 정치인이 멋지게 늙어 가기란 하늘의 별 따기일까? 더덕더덕 욕심 살 붙은 남자, 뺀질뺀질 매끈하게 살 빠진 헬스클럽 남자와 골프 남자, 뼈와 살이 분명치 않고 혼 없는 말을 뿌려 대는 남자들을 보는 것은 괴로운 일이다. 늙을수록 ‘솔로’적 혼의 가치가 더 귀해지는 것은 분명하다.
***
내가 꼽는 근사한 늙은 남자들의 사생활이 어떻다는 것이 나의 품평에 작용할까, 안 할까? 독자들에게는 어떤지? 글쎄다. 이것만은 확실하다. ‘멀리 있는 남자’의 경우는 그들의 사생활, 이성과 가족과 집에 대한 태도가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사생활이나 정서생활에서 문제없는 남자란 거의 없을 것이라는 것이 나의 편견 중 하나다. 용서하시라!
중년남성의 아름다움을 표현하신 몇몇분들의 브로그를 방문하였습니다. 커피의 진한 맛을 그윽하게 표현하신 안성기 배우도 그들중 한분이거니와 구수하면서도 까탈스러운 검은뿔테의 조영남 씨도 멋진 중년남성중 한분이실겁니다. 외모나 풍기는 품격 그리고 패션스타일 등도 중년의 아름다움에 한 몫을 하고 인자하면서 자연스럽게 세월이 스며든 얼굴의 주름도 그들의 멋진 모습을 빛내주지만 속세인들이 평균적으로 느끼는 중년의 아름다움은 바로 그 사람들이 지난 세월동안 굳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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