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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8/02/01 영어 공교육이 제2의 청계천 프로젝트? by 김진애 (20)
  2. 2008/01/31 영어 콤플렉스, 성공 콤플렉스 = 이명박 콤플렉스? by 김진애 (8)
휴가지 ‘베개’ 잃어버린 소동

“어머나, 내 베개!” 차는 마산시로 막 접어들고 있었다. 잠깐 눈을 붙이겠다고 뒷좌석에 던져둔 베개를 집으려다가 깨닫고 말았다. 이런, 호텔에 두고 왔구나. 나에 대한 비밀.....

혁신도시, 적극적으로 승계하라

내 그럴 줄 알았다. 이명박 정부는 지역균형발전에 대해서는 참여정부의 맥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 아무리 정책 이름을 ‘균형발전’에서 ‘지역발전’으로 바꾼다 하더라도, ‘광역경제.....

'딸‘은 완벽하다

나는 딸딸 엄마고 나의 남편은 딸딸 아빠다. 아들만 있는 엄마 아빠에게 미안한 말이지만, 딸의 존재가 얼마나 큰 축복인지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정도다. 기를 때 ‘아.....

나라 망신시키는 6가지 요령

요즘 시대에 우리는 누구나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다. 국제외교를 담당하는 외교관뿐 아니라, 해외비즈니스, 유학, 여행 뿐 아니라 해외상품에 대한 구매를 하고 인터넷으로.....

인수위가 ‘영어 공교육이 제 2의 청계천 프로젝트’라 했다는 기사에 열 받아서 쓴다. 언어 교육을 토목 사업에 비유하는 것도 한심무인지경이지만, 마치 청계천이 대단한 성공 프로젝트라 전제하는 자체가 갑갑하다. ‘선진화’가 이명박 정부의 지향 목표인 것 맞나? 선진국에서는 영어 콤플렉스를 강요하지도 않거니와 청계천 같은 후진적 인공토목사업은 절대로 하지 않는다. 

인정한다. 청계천은 이명박 대통령을 만든 성공 프로젝트다.
인정한다. 청계천은 인기 높다.
인정한다. 별로 갈 데 없는 서울 시민의 마음을 끄는데 성공했다.
인정한다. 청계천은 주류 언론의 절대적 비호를 받고 성공 프로젝트로 띄워졌다.   
하지만, 청계천 프로젝트는 절대로 좋은 도시환경 프로젝트는 아니다.

“청계천 복원은 좋은 공간정치의 효시가 될 수 있었는데,
결국 나쁜 공간정치의 도구가 되어버렸다.”

    ......『김진애의 공간정치 읽기』책 서문에서

그렇다. 청계천 프로젝트는 나쁜 공간정치의 도구가 되어버렸다.
나쁜 공간정치의 기준으로 딱 2개만 들어보자.

 - 정치인의 실적 챙기기에 악용된 ‘나쁜 공간정치’ 프로젝트   
 - 지속가능한 방식을 외면한 ‘환경 후진화’ 프로젝트
 
1. 청계천은 정치인의 실적 챙기기에 악용된
 ‘나쁜 공간정치’ 프로젝트
   

이명박 전 시장의 임기 내 착공과 완공을 위해서 모든 것이 맞추어졌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시민, 국민, 언론 있을까?

서울시가 초청했던 외국 전문가들까지 열심히 말하던 ‘급하게 하지 말라, 최대한 자연 방식으로 복원하라’는 조언,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이 열심히 말하던 ‘꼭 그렇게 물을 많이 흘려보낼 필요 없다. 최대한 자연 방식으로 복원의 목표에 충실하자, 문화재를 잘 살리자’ 하던 조언들, 어디 하나 반영된 것 있나?

준공식의 그럴 듯한 사진 한 장, 우호 언론의 영웅화 기사들, 서울시의 홍보비 지원으로 만들어진 외국 케이블 TV 프로그램이 필요했기 때문에 그렇게 밀어붙였던 것 아닌가? 청계천 고가도로 철거하고, 제대로 된 복원계획을 세우기만 했어도 또는 착공만 했더라도 위대한 서울시장이 될 수 있었는데, 이명박 당선자의 대통령 꿈이 위대한 가능성을 무산시켜 버렸던 것 아닌가?         

2. 청계천은 지속가능한 방식을 외면한 ‘환경 후진화’ 프로젝트

그래서

한강에서 끌어올리는 물 값을 떼써서 면제받고도 전기 값, 관리비로 연간 70억을 쓰는 값비싼 프로젝트가 되어버린 것 아닌가. 당초 관리비 계획은 연간 10억이었다는데 일곱 배 관리비가 필요해 졌다면 완전히 실패한 프로젝트 아닌가? 이끼 끼고 물 흐려지고, 오염물질 때문에 발 담그지 말라는 정도에 이르렀고 쥐가 들끓는다는데, 이게 무슨 환경복원인가?


게다가, 인공 청계천 따라하기가 전국적으로 오죽 많아졌는가? 이건 더 문제다. 지자체 장들의 ‘이명박 따라하기’가 전국에 퍼지고 서울시 오세훈 시장도 계속 따라하겠다는데(한강물을 끌어들여 지천을 복원한다는 기사가 어제 났다), 이렇게 에너지 더 쓰고 환경 파괴하는 사업이 많아지는 현상이 바로 후진화의 전형 아닌가? 혈세 먹는 인공 조경, 환경 복원 잠재력을 갉아먹는 시류를 만들어 낸 청계천 프로젝트는 가장 영향력 높은 환경 후진화 프로젝트라고 할 만하다.   

외국인들이 감탄했다는 식으로 나오는 칭찬성 기사들에 속지 말자.  글쎄 그 선진국 사람들이 사석에서 어떤 얘기를 하는지 아는가?

“대통령 되고 싶어서 너무 서둘렀나 보다, 물을 끌어와서 흘려보낸다니 그게 어디 복원인가, 콘크리트 옹벽 속에 갇힌 청계천의 기분이 별로 안 좋다, 너무 인공적이다, 디자인이 안 좋다, 자랑할 만한 사업은 아니다. 너무 보여주려는 데 치중한 것 같다.’

등이다.  

시민들과 국민들께 호소하고 싶다.
청계천 때문에 이명박 당선자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것 까지는 용납하셨더라도, 대운하 사업이나 영어 교육에 청계천을 팔아먹는 것만큼은 용납하지 않으셔야 한다.


 청계천은 서울시의 땅에 서울시민의 세금으로 건설업체들을 채찍질해서, 물 값 안내는 한강 물을 전기로 끌어들여, 연간 70억의 혈세를 먹게끔 하고, 발굴된 문화재를 깔아뭉개고 만든, 21세기 초 ‘대통령이 되고 싶던 서울시장’ 때문에 만들어진 전형적인 ‘나쁜 공간정치 프로젝트’이자, 선진국이 되려 애를 쓰던 21세기 초 대한민국의 ‘환경 후진화 프로젝트’다.  이런 청계천 프로젝트가 대한민국에 넘쳐나는 것을 부디 경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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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히포크라테스선서'와 돌팔이 '교육학'

    Tracked from 뒷골목인터넷세상 2008/02/01 15:35  삭제

    학교인가 학원인가? 히포크라테스선서와 정부의 돌팔이교육학 인수위에서 몰입식 영어교육에 대한 발표와 더불어 교사 자격증이 없는 사람에게도 교단에 세우겠다고 발표 해 반발을 많이 사고있다. 인수위의 의하면 교사자격증이 없어도 테솔(TESOL)만 있으면 교사로 등용하겠다고 한다. 또MB는 “영어 교사가 부족하면 해외 동포들 중 대학졸업하고 MBA한 사람들이 일자리를 얻어놓고 1년쯤 휴직해 모국에 기여하겠다는 연락이 많이 온다”며 “뜻밖의 많은 기회가 오고..

  2. Subject: "인수위 오렌지" ㅋㅋ 를 들으면서 생각난 영어에 관한 짧은 이야기

    Tracked from 자존심지키기 2008/02/01 22:43  삭제

    1. 중고등학교 시절 내가 영어 공부를 손에 놓지 않고 꾸역꾸역 계속 한 이유는 굉장히 간단햇습니다. 그 무렵 제 친구 하나가 미국에 이민을 가게 되었습니다. 그 친구랑 만나려면 영어는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2. 고등학교 2학년에 처음으로 원어민 영어교사제도가 도입되었고, 일주일에 한번씩 영어 수업에 원어민 교사가 들어와서 수업을 했습니다. 이름이 Jonack 이라는 캐나다 출신 선생님이셨는데, 프리토킹 수업을 하다보면 항상 애들이 하는 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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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전형배 2008/02/01 16:24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재미난 포스트네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제 블로그에 담아가겠습니다.

  2. BlogIcon sepial 2008/02/01 16:45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그분이 하시는 것 가운데..눈가림 아닌 걸 찾는 게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ㅠ.ㅠ

  3. 김레베카 2008/02/01 20:30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늘 그렇지만 정말 후련하고 좋은 글!.. 계속 부탁드립니다, '공간정치' 시리즈의 광팬이 됐습니다.

  4. BlogIcon 장작가 2008/02/01 22:43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수단과 도구로만 쓰일 영어 따위를 새로운 정부의 큰 그림을 그려야 하는 인수위가 왈가불가하고 있으니 한심할 따름입니다.

  5. 김영모 2008/02/02 09:11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천계천에 관한 글 잘 쓰셨습니다.

  6. 라이브 2008/02/02 10:33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처음에 청계천 복원이라길래 완전 복원(거의 자연상태) 하는 줄 알았더니 한강 물 끌어들여서 마치 어항 만든 것이나 다름 없네요.

  7. BlogIcon 정재숙 2008/02/03 15:21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그렇게 부르짖었던 지난정부의 아마추어적 국정수행을 이제 그런 경험조차 없는 그대들의 좌충우돌을 보는 국민들의 심경은 안중에도 없는가?

  8. poetique 2008/02/03 17:58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청계천에 유지비 70억씩이나 들어가는 거 가난하고 어려운 서민들 위해 쓰면 얼마나 좋을까. 가보면 별것도 없고 그저 시멘트로 만든 웅덩이에 물이 고인 형상뿐이던데,,이명박 눈에는 서민들이 안 보인다. 한쪽 귀만 열어 놓고 한쪽 눈만으로만 보려하겠지.

  9. 노경수 2008/02/04 07:21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많은이들이 청계천을 보고 이벤트라고 생각하지 못하는게 안타깝습니다
    조경하천도 저보다는 나을꺼고 그것을 모르는 일반대중들이 무섭습니다
    복원을 하며 영,정조 때의 유물들을 크랏샤로 보내버린 이명박의 무식이 더 무섭습니다,

  10. wol 2008/02/04 08:23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직접 디자인하신 인사동에 대한 평가는 어떻게 자평하실런지, 궁금합니다.

  11. 0zack 2008/02/04 12:31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청계천 과대포장에 가슴아프네요...ㅠㅠ
    더욱큰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 가 청계천 사업과 같은전철을 밟지않길, 국민의 한사람으로서의 소망일뿐.

  12. 가자미의 시선으로 2008/02/12 15:54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손만 대면 황금이 되는 손이 있는 반면, 손만 대면 망하거나 의혹과 비리를 싸질 놓은 똥 치우는 걸레가 되는 손도 있네요. 현대건설 부도부터 숭례문 화재까지... 제발 교육만큼은 손대지 말아라, 제발. 2MB할 넘.

  13. 미투 2008/02/12 16:04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십수년전, 한달에 한번씩 김선생님을 뵐 수 있었지요 그로부터 또 10년쯤 전부터 북촌마을 회복과 남북 녹지축을 주장했었다는 사실을 알고서 남몰래 팬이 되었다고나 할까요!? 그때 이미 청계천도 무수히 거론되었기도 하구요 그런데 느닷없이 토목사 출신의 한 인사가 토목공사를 한것을 두고 대단한 치적을 남긴 양.. 또 거기에 부화뇌동하는 많은 중생들을 보면서 심히 괴로워용..ㅎㅎ

  14. 부산온천천 2008/02/12 21:05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서울 갔던 길에 말로 듣던 청계천을 일부러 구경하러 갔었지요. 부산의 자연형 온천천에 비해 너무나 인공적인 시설을 두고 그렇게 자랑을 했었나 의아해 했지요. 그리고 걷는 동안 큰쥐가 두 번씩이나 지나가 얼마나 놀랐던지.... 두 번 다시 가고 싶지 않은 곳입니다.

  15. BlogIcon 듀거류 2008/03/06 19:26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이런분야는 정말 마음에안든다
    영어교육을 공교육에 시간을 할용하는것은 참으로
    교육사정이어찌되었근 불필요하다
    영어가싫다

영어 콤플렉스, 성공 콤플렉스 = 이명박 콤플렉스?

 “아니, 너희 나라는 대통령이 새로 취임하는데 무슨 영어 교육이 그렇게 큰 이슈냐?”

외국인이 하는 말에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다. 한 나라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웬 영어타령이냐!

대통령직 수행을 준비하려면 대비할 게 오죽 많은가. 굵직굵직한 국정과제들에 집중해도 바쁜 판인데, 무슨 영어몰입교육 운운인지 모르겠다. 국사 과목까지 영어로 가르친다고 공약했다가 영어 과목만 영어로 가르친다고 후퇴한 것만 해도 다행으로 여겨야 하나?

‘국민성공시대’라는 캐치프레이즈가 이명박 당선자의 성공 콤플렉스에 국민을 중독시켰다면, ‘영어몰입교육’은 이명박 당선자의 영어 콤플렉스에 국민을 중독시키려 하고 있다. 마치 ‘사회적 성공 못하면 국민 자격 미달이다, 고등학교 졸업하고도 생활 영어 못하면 국민 노력 부족이다’라고 하는 듯하다. 도대체 왜 이렇게 대다수 국민을 불행하게 만들 콤플렉스를 퍼뜨리는가.

바로 보자. 대다수 국민들은 절대로 이명박 당선자 또는 인수위 사람들처럼 성공할 수 없다. 그렇게 돈을 많이 벌수도, 그렇게 승승장구 할 수도, 그렇게 높은 지위에 올라갈 수도 없다. 대다수 한국 국민들은 절대로 영어를 편하게 할 수도 없다. 혹시 영어권 식민지 생활을 30년 이상 하면 모를까.

“외국인들이 한국에 오면 시민들이 영어를 못해서 불편해한다”고 하는 이명박 당선자의 말은 전형적인 식민지적 사고다. 외국인들이 자국인들과 편하게 영어로 소통할 수 있는 나라들은 대개 영어권 식민지를 거친 나라들이다.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필리핀, 인도, 홍콩, 두바이 등. 이들 나라들이 세계화 시대에 다른 나라들보다 관광 산업, IT 산업, 유통 사업들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것은 아이러니지만 인정한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영어권 식민지 생활을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세계화 수준과 함께 이른바 일반 국민의 영어 수준이 상당히 높다는 네덜란드나 핀란드에서도 영어 못하는 국민들이 많다. 다만 그들은 영어 콤플렉스에 걸려있지 않다. 떳떳하다. 우리처럼 영어 못한다고 자리를 피하거나 눈길을 피하지 않는다. 아는 단어 몇 마디로도 유쾌하게 소통한다. 정 통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을 데려온다. 여하튼 궁극적으로 통한다.

네덜란드에서 델프트라는 작은 마을의 시청 앞 광장 시장에서의 경험. 세계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곳이다. 남대문 시장통 아줌마 같은 가게주인이 하던 영어는 단 두 마디. ‘홧 두 유 원트?’와 ‘굿’, 그리고는 알지 못할 네덜란드 말로 설명하더니 계산기에 찍힌 금액을 보여준다. 나는 샌드위치 잘 샀고, 그 아줌마 분위기로 샌드위치 맛을 알아챘고, 계산도 잘했고, 네덜란드에 대한 인상도 아주 좋아졌다.

도대체 우리 국민의 몇 %가 영어를 잘해야 하나? 잘 모르겠지만, 이것은 인수위가 제시해야 할 수치 아닌가? 영어몰입교육을 수조원의 재정을 들여 ‘국가 프로젝트’로 만들겠다고 한다면, ‘생활영어를 편하게 한다’는 막연한 목표가 아니라 ‘어떤 전문 수요, 어떤 산업 수요, 어떤 영어 역량 수요’가 필요한지 정확한 목표를 세워야 한다.         

우리 사회의 영어 콤플렉스를 보여주는 일화들은 수없이 많다. 영어 단어 섞어 쓰는 것도 좋지 않게 봤던 적이 얼마 전인데 언제 이렇게 변했나?   

얼마 전 신문에서 정몽준 특사가 부시 대통령과 통역 없이 대화를 나눴고 이명박 당선자가 외국 기업인들과의 회의에서 통역 없이 대화를 나눴다는 둥 칭찬성의 기사가 나왔던 적이 있다. 참 적절치 않다. 언론은 오히려 통역을 안 쓴 것이 잘못되었음을 지적해야 했다. 어떤 경우에나 외교란 통역을 통해서 해야 한다. 첫째, 국익을 위한 정확성을 기하고 둘째, 국가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이고, 셋째, 공적인 기록을 위해서다. 준비된 연설문을 읽는 자리나 사교 자리가 아니라면 통역을 통하는 것이 프로토콜의 정석이다. 이런 프로토콜을 어기면 오히려 아마추어 외교라고 비판해야 하는 것 아닌가?

나는 영어가 여전히 불편하다. 영어로 박사논문을 썼고 국제회의에서 발표하고 국제 비즈니스도 처리할 정도이니 남들은 내가 영어를 잘한다고 생각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전문적인 일, 확실한 업무 처리가 필요한 경우에, 예컨대 협상이나 계약 업무에서, 나는 전문 통역의 힘을 빌린다. 나의 영어는 어디까지나 제2 외국어 영어 사용자의 수준일 뿐이며 내가 아무리 영어에 상대적으로 익숙하다고 하더라도 체크용, 사교용, 준비용으로 영어를 쓰는 것이 정상이고, 공적인 업무에 대해서 절대적으로 전문 통역이 필요하다.  

생활영어를 본토 발음으로 할 수 있다고 해서 아무 일이나 맡지 못한다. 영어 역량과 직능 역량은 다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업무들은 영어 역량 때문이 아니라 직능에 필요한 역량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쓰는 것이다. 예컨대 내가 하는 업무에서 영어가 필요한 일은 5% 미만에 불과하다. 영어를 못하더라도 나는 내 업무를 할 수 있다.

물론 영어 역량과 직능 역량이 동시에 필요한 직업들이 있다. 그런 역량이 필요한 수요는 초중고를 마치고 하는 생활영어 수준이 아니라 상당한 고급 수요다. 인수위는 준비 없이 나서지 말고 새로 출발하는 교육부에 어떤 수요가 필요한 것인지 일단 분석하게 하고, 그에 합당한 영어 교육 방식을 고민하게 해야 한다. 말하기, 듣기, 쓰기 역량이 모자란 것은 비단 영어 교육만이 아니라 우리나라 교육 전반의 문제다. 우리말로도 제대로 말하고 듣고 쓰지 못하고 있는데, 어떻게 영어로 잘 할 수 있는가?  

영어 잘 한다고 전문 역량이 모자라면서도 설치는 전문가들이 가끔 있다. 내가 일하는 분야에서도 이런 사람들이 있다. 정말 꼴갑이라 눈꼴시다. 눈꼴신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전문 역량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더 우려된다. 이런 사정인데, 영어 잘한다고 국가에서 교사로 채용해주고 병역 특례까지 준다니,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겠는가? 직능 내공은 없이 영어 입만 살아있는 사람들이 온갖 거품을 만들어낼 것 아닌가?

하나 더 지적하자. ‘시장’을 중요시하는 이명박 정부 아닌가? 왜 영어에 대해서 공급 주도형이 되고자 하는가?

영어 수준을 높이려면 오히려 ‘제대로 된 영어 수요’를 만들어 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예컨대, 영어 전용 경제자유구역, IT 국제정보 산업, 통역 서비스 강화, 택시와 여행 가이드, 서비스 산업(법률, 컨설팅, 디자인 서비스 등)에서의 영어 사용 수요를 높이면, 국가에서 공연히 난리칠 필요 없이 그런 직능에서 일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영어를 습득하게 마련이다.     


평소의 내 소신인데, 오히려 영어 시험으로 하는 모든 선발 방식을 없애는 것이 좋다. 공무원 시험이나 직업 채용에서는 특히. 영어 잘해서 채용된 사람들이 일을 잘하리라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토익시험, 토플시험’도 모자라서 이제 국가영어평가제도까지? 아니 영어 교육 광풍으로 대다수 국민을 무기력하게 만들려고 작정했나? 이명박 당선자와 이경숙 위원장은 정신 차리기 바란다. 

바로 보자. 국민 대다수에게 영어는 결코 필수가 아니다. 대다수 국민이 영어를 못해도 상관없는 나라가 좋은 나라다. 마찬가지로, 대다수 국민이 이명박 당선자처럼 외형적 성공을 하지 못하더라도 행복감을 느끼며 살 수 있는 나라가 좋은 나라다. 

‘이명박 콤플렉스 = 성공 콤플렉스, 영어 콤플렉스’가 우리 국민들을 불행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지 않기를 바란다. 대한민국을 ‘자발적 영어권 식민지’로 만들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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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오렌지, 오뤤지, 아~륀쥐... 우리말은 어디로?

    Tracked from 민주주의는 소중한 것!! 2008/02/01 03:18  삭제

    외래어와 외국어 외래어와 외국어는 다르다. 외래어는 ‘국어의 체계에 동화되어 사회적으로 그 사용이 허용된 단어’로서 국어의 한 부분이다. 물론 외국어는 말 그대로 외국에서 쓰이는 말로 국어가 아니다. 이 초등학교 상식을 다시 언급하는 것은 이경숙 인수위원장의 ‘오뤤지’ 사건 때문이다. 이 위원장은 미국에서 ‘오렌지’라고 했더니 아무도 못 알아듣고, ‘오뤤지’라고 했더니 그제서야 알아 듣더라며, 외래어표기법을 바꾸자고 주장했다. 불행히도 인수위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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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여름날 2008/01/31 12:06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이명박 당선자가 불쌍한 초중고 학생들, 학부모 괴롭히지 말고 공약대로 서민 경제만 살리는 정책만 냈으면 하는 개인적인 소망이.. 있습니다.(경제를 살릴지는 모르지만요 =-=;;;)

  2. 나비 2008/01/31 13:59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인도,필립핀,말라시아,아프칸등 많은 나라가 영어을 유창하게 해도 선진국은 아니다
    영어는 필요하지만 주체성 없는 나라시민은 결코 문화선진국이라 할수없다
    선진국이란 꼭 경제선진국만 있는게 아니다

  3. 이쁜공주 2008/02/01 11:05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돈없어서 유아교육부터 영어를 배우지못한 나는 초등학교에서 영어로만 진행되는 영어시간은 무슨 말인지 조차 알아듣지 못하고 결국 대한민국 국민임에도 낯선 외국에 있어야만 했다. 20년후 나의 딸이쓴 일기중에서..

  4. 아름드리 2008/02/01 23:08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저도 명박정권이 하는거 보고 증말 미칠것 같습니다. 새해부터는 사회의 발고 긍정적인면만 볼라고 하는데 티비만 틀면 복장터지는 소리들을 쏟아내니..
    제 주변에는 미국땅 한 번도 안밟고도 영어 기가 막히게 잘하는 사람 무지 많습니다. 그 사람들 영어에 대한 환상도 없고 미국에 대한 막연한 동경도 없이 자기 적성에 맞고 열씨미해서 그케 된거죠.
    지금 우리 교육에 필요한 건 초등학교 부터 그 어린 우리 아이들 고문하며 몰입교육하는게 아니라 자기가 하고 싶은건 미친듯이 파고 들고 집중하게 하고 개방적이고 트인 사고 방식을 갖게 하는 바른 가치관과 소신을 가르치는 거 아닐까 합니다. 그러나 그걸 지시하는 사람들이 편법과 눈가림으로 평생으로 일군 사람들이니 그런 가치를 알까 못내 두렵습니다.

  5. EverGrateful 2008/02/03 10:54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seoprise.com 대문글 링크 타고 왔습니다. 저는 미국에서 어딜가나 남다르게 bi-lingual하다는 말을 듣는, 전문직에 일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절대 동감합니다.

  6. 박선양 2008/02/04 09:13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김진애=>이명박 컴플렉스

  7. 2008/02/04 16:49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속 시원한 명쾌한 글,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절대공감!!!
    영어를 잘해야 잘 산다고 윤리선생까지 자처하는데, 잘 산다의 가치가 언제 그렇게 퇴보했단 말입니까. 초딩들도 콧방귀 뀝니다. 영어를 잘 하는 것이 장점일 수는 있어도, 그것이 만능은 아닐진데 말입니다.

  8. 희망없는사회 2008/02/29 22:49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사기꾼 이명박, 숙대출신 인수위원장, 숙대 테솔과정 팔아먹으려는 개수작일 뿐이지.....김진애 님, 아직도 살아있군요.....그 명석한 판단력 본받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