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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TV, 책’ 살려내세요

<TV, 책을 말하다> 첫 회 패널로서 한마디 하렵니다. 이 프로에 몇 차례 출연했었고, 책 관련 방송을 열광적으로 지지하고, 글에 대한 존중심이 깊고, 20 여권 이상 책을.....

고양이는 쥐의 무서움을 모른다, 아니, 너무 잘 안다

지난 주 <백분토론 400회>에서 유시민 전 의원이 했던 ‘고양이는 쥐가 얼마나 무서워하는지 모른다’말이 많이 회자됐었다. 힘센 고양이는 ‘뭐 그래, 별 거 아닌데’ 하면서 발.....

대학생 멘토링, 참 어렵군요!

이번 학기에 <셀프 리더쉽(리더십)과 자기 비전 만들기>라는 과목을 수강하고 있는데요. 이번 기말 과제가 ‘자신의 role model을 찾아서 인터뷰하기’입니다. 그래서 선생님.....

MIT 도서관에서의 생생한 행복감

행복감이 생생하던 시간들이 있다. 그 중 하나로 나는 유학 시절 도서관에서 하염없이 책을 뒤지며 보냈던 시간을 꼽는다. MIT 도시건축학부에는 로치 라이브러리(The Rotch.....

영어 콤플렉스, 성공 콤플렉스 = 이명박 콤플렉스?

 “아니, 너희 나라는 대통령이 새로 취임하는데 무슨 영어 교육이 그렇게 큰 이슈냐?”

외국인이 하는 말에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다. 한 나라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웬 영어타령이냐!

대통령직 수행을 준비하려면 대비할 게 오죽 많은가. 굵직굵직한 국정과제들에 집중해도 바쁜 판인데, 무슨 영어몰입교육 운운인지 모르겠다. 국사 과목까지 영어로 가르친다고 공약했다가 영어 과목만 영어로 가르친다고 후퇴한 것만 해도 다행으로 여겨야 하나?

‘국민성공시대’라는 캐치프레이즈가 이명박 당선자의 성공 콤플렉스에 국민을 중독시켰다면, ‘영어몰입교육’은 이명박 당선자의 영어 콤플렉스에 국민을 중독시키려 하고 있다. 마치 ‘사회적 성공 못하면 국민 자격 미달이다, 고등학교 졸업하고도 생활 영어 못하면 국민 노력 부족이다’라고 하는 듯하다. 도대체 왜 이렇게 대다수 국민을 불행하게 만들 콤플렉스를 퍼뜨리는가.

바로 보자. 대다수 국민들은 절대로 이명박 당선자 또는 인수위 사람들처럼 성공할 수 없다. 그렇게 돈을 많이 벌수도, 그렇게 승승장구 할 수도, 그렇게 높은 지위에 올라갈 수도 없다. 대다수 한국 국민들은 절대로 영어를 편하게 할 수도 없다. 혹시 영어권 식민지 생활을 30년 이상 하면 모를까.

“외국인들이 한국에 오면 시민들이 영어를 못해서 불편해한다”고 하는 이명박 당선자의 말은 전형적인 식민지적 사고다. 외국인들이 자국인들과 편하게 영어로 소통할 수 있는 나라들은 대개 영어권 식민지를 거친 나라들이다.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필리핀, 인도, 홍콩, 두바이 등. 이들 나라들이 세계화 시대에 다른 나라들보다 관광 산업, IT 산업, 유통 사업들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것은 아이러니지만 인정한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영어권 식민지 생활을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세계화 수준과 함께 이른바 일반 국민의 영어 수준이 상당히 높다는 네덜란드나 핀란드에서도 영어 못하는 국민들이 많다. 다만 그들은 영어 콤플렉스에 걸려있지 않다. 떳떳하다. 우리처럼 영어 못한다고 자리를 피하거나 눈길을 피하지 않는다. 아는 단어 몇 마디로도 유쾌하게 소통한다. 정 통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을 데려온다. 여하튼 궁극적으로 통한다.

네덜란드에서 델프트라는 작은 마을의 시청 앞 광장 시장에서의 경험. 세계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곳이다. 남대문 시장통 아줌마 같은 가게주인이 하던 영어는 단 두 마디. ‘홧 두 유 원트?’와 ‘굿’, 그리고는 알지 못할 네덜란드 말로 설명하더니 계산기에 찍힌 금액을 보여준다. 나는 샌드위치 잘 샀고, 그 아줌마 분위기로 샌드위치 맛을 알아챘고, 계산도 잘했고, 네덜란드에 대한 인상도 아주 좋아졌다.

도대체 우리 국민의 몇 %가 영어를 잘해야 하나? 잘 모르겠지만, 이것은 인수위가 제시해야 할 수치 아닌가? 영어몰입교육을 수조원의 재정을 들여 ‘국가 프로젝트’로 만들겠다고 한다면, ‘생활영어를 편하게 한다’는 막연한 목표가 아니라 ‘어떤 전문 수요, 어떤 산업 수요, 어떤 영어 역량 수요’가 필요한지 정확한 목표를 세워야 한다.         

우리 사회의 영어 콤플렉스를 보여주는 일화들은 수없이 많다. 영어 단어 섞어 쓰는 것도 좋지 않게 봤던 적이 얼마 전인데 언제 이렇게 변했나?   

얼마 전 신문에서 정몽준 특사가 부시 대통령과 통역 없이 대화를 나눴고 이명박 당선자가 외국 기업인들과의 회의에서 통역 없이 대화를 나눴다는 둥 칭찬성의 기사가 나왔던 적이 있다. 참 적절치 않다. 언론은 오히려 통역을 안 쓴 것이 잘못되었음을 지적해야 했다. 어떤 경우에나 외교란 통역을 통해서 해야 한다. 첫째, 국익을 위한 정확성을 기하고 둘째, 국가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이고, 셋째, 공적인 기록을 위해서다. 준비된 연설문을 읽는 자리나 사교 자리가 아니라면 통역을 통하는 것이 프로토콜의 정석이다. 이런 프로토콜을 어기면 오히려 아마추어 외교라고 비판해야 하는 것 아닌가?

나는 영어가 여전히 불편하다. 영어로 박사논문을 썼고 국제회의에서 발표하고 국제 비즈니스도 처리할 정도이니 남들은 내가 영어를 잘한다고 생각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전문적인 일, 확실한 업무 처리가 필요한 경우에, 예컨대 협상이나 계약 업무에서, 나는 전문 통역의 힘을 빌린다. 나의 영어는 어디까지나 제2 외국어 영어 사용자의 수준일 뿐이며 내가 아무리 영어에 상대적으로 익숙하다고 하더라도 체크용, 사교용, 준비용으로 영어를 쓰는 것이 정상이고, 공적인 업무에 대해서 절대적으로 전문 통역이 필요하다.  

생활영어를 본토 발음으로 할 수 있다고 해서 아무 일이나 맡지 못한다. 영어 역량과 직능 역량은 다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업무들은 영어 역량 때문이 아니라 직능에 필요한 역량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쓰는 것이다. 예컨대 내가 하는 업무에서 영어가 필요한 일은 5% 미만에 불과하다. 영어를 못하더라도 나는 내 업무를 할 수 있다.

물론 영어 역량과 직능 역량이 동시에 필요한 직업들이 있다. 그런 역량이 필요한 수요는 초중고를 마치고 하는 생활영어 수준이 아니라 상당한 고급 수요다. 인수위는 준비 없이 나서지 말고 새로 출발하는 교육부에 어떤 수요가 필요한 것인지 일단 분석하게 하고, 그에 합당한 영어 교육 방식을 고민하게 해야 한다. 말하기, 듣기, 쓰기 역량이 모자란 것은 비단 영어 교육만이 아니라 우리나라 교육 전반의 문제다. 우리말로도 제대로 말하고 듣고 쓰지 못하고 있는데, 어떻게 영어로 잘 할 수 있는가?  

영어 잘 한다고 전문 역량이 모자라면서도 설치는 전문가들이 가끔 있다. 내가 일하는 분야에서도 이런 사람들이 있다. 정말 꼴갑이라 눈꼴시다. 눈꼴신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전문 역량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더 우려된다. 이런 사정인데, 영어 잘한다고 국가에서 교사로 채용해주고 병역 특례까지 준다니,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겠는가? 직능 내공은 없이 영어 입만 살아있는 사람들이 온갖 거품을 만들어낼 것 아닌가?

하나 더 지적하자. ‘시장’을 중요시하는 이명박 정부 아닌가? 왜 영어에 대해서 공급 주도형이 되고자 하는가?

영어 수준을 높이려면 오히려 ‘제대로 된 영어 수요’를 만들어 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예컨대, 영어 전용 경제자유구역, IT 국제정보 산업, 통역 서비스 강화, 택시와 여행 가이드, 서비스 산업(법률, 컨설팅, 디자인 서비스 등)에서의 영어 사용 수요를 높이면, 국가에서 공연히 난리칠 필요 없이 그런 직능에서 일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영어를 습득하게 마련이다.     


평소의 내 소신인데, 오히려 영어 시험으로 하는 모든 선발 방식을 없애는 것이 좋다. 공무원 시험이나 직업 채용에서는 특히. 영어 잘해서 채용된 사람들이 일을 잘하리라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토익시험, 토플시험’도 모자라서 이제 국가영어평가제도까지? 아니 영어 교육 광풍으로 대다수 국민을 무기력하게 만들려고 작정했나? 이명박 당선자와 이경숙 위원장은 정신 차리기 바란다. 

바로 보자. 국민 대다수에게 영어는 결코 필수가 아니다. 대다수 국민이 영어를 못해도 상관없는 나라가 좋은 나라다. 마찬가지로, 대다수 국민이 이명박 당선자처럼 외형적 성공을 하지 못하더라도 행복감을 느끼며 살 수 있는 나라가 좋은 나라다. 

‘이명박 콤플렉스 = 성공 콤플렉스, 영어 콤플렉스’가 우리 국민들을 불행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지 않기를 바란다. 대한민국을 ‘자발적 영어권 식민지’로 만들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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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오렌지, 오뤤지, 아~륀쥐... 우리말은 어디로?

    Tracked from 민주주의는 소중한 것!! 2008/02/01 03:18 Delete

    외래어와 외국어 외래어와 외국어는 다르다. 외래어는 ‘국어의 체계에 동화되어 사회적으로 그 사용이 허용된 단어’로서 국어의 한 부분이다. 물론 외국어는 말 그대로 외국에서 쓰이는 말로 국어가 아니다. 이 초등학교 상식을 다시 언급하는 것은 이경숙 인수위원장의 ‘오뤤지’ 사건 때문이다. 이 위원장은 미국에서 ‘오렌지’라고 했더니 아무도 못 알아듣고, ‘오뤤지’라고 했더니 그제서야 알아 듣더라며, 외래어표기법을 바꾸자고 주장했다. 불행히도 인수위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