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공간 그리고 정치 :: 대학에서의 자라기, 대학의 자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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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2/22 대학에서의 자라기, 대학의 자라기 by 김진애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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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학생으로서 체험해 본 대학은 두 곳이다. 서울대학교 공과대학과 미국 MIT대.

서울공대 시절은 솔직히 그리 재미없었다. 1970년대 유신시절이어서 학교가 반은 문은 닫았기 때문도 있다. 공부냐 데모냐 사이에서 학교 다니는 이유를 모르겠던 시절이었다. 무엇을 배운다는 느낌도 별로 없었다.

반면 MIT 다니던 시절에는 그야말로 배우기밖에는 없었다. 1980년대에 우리 나라의 대학은 더욱 힘든 시절을 보냈기 때문에 죄스런 느낌을 지울 수 없지만, 학업에 집중할 수 있다는 사실에 행복해하기도 했었다.

심정적으로 나는 MIT에 꽤 고맙게 느낀다. 실리적인 이유가 크다. 등록금 비싸기로 유명한 학교이지만 석-박사 과정 중 프로젝트와 가르치기를 통해 상당한 학자금 지원을 받았다. 모자라는 생활비는 학교에서 주선한 은행융자를 받았고 졸업 후 7년에 걸쳐 갚을 수 있었다. 당사자가 죽거나 병으로 일할 수 없게 되더라도 보증인에게 그 빚이 돌아가지 않는 ‘개인 책임제  융자’가 더없이 고마웠었다. 독립감이란 역시 좋은 것이다.

재정적으로 여유가 있으면 이른바 ‘모교’라는 서울공대 보다 ‘더부살이’한 남의 나라 대학에 먼저 학자금 기부를 해야 하지 않을까 싶은 것도 그만큼 실제적인 도움을 얻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묻곤 한다. 서울대 출신이라는 ‘학연 덕’을 보지 않았느냐고. 글쎄다. 아마도 ‘한국 남자’들에게나 적용되는 학연 덕 아닐까. 여자인 나는 학연과는 전혀 무관했다. 오히려 부담스러웠던 적이 더 많았다. 아무 데나 아무 일이나 시켜주지 않는 것도 체험했다.

‘좋은 학벌이란 오히려 멍에가 될 수 있다.’

 실무세계를 체험하고 체득한 교훈이다.

그러나 서울공대 시절에 대해서 내가 전폭적으로 고마워하는 것도 있다. 학교에서 별로 ‘공부 닦달’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덕분에 학교 밖에서 하고싶은 것을 신나게 할 수 있었다. 내 직업상 학교 안 보다는 실제세계에서 배우는 것이 더 많으니 오히려 대학 시절 지나치게 학교 공부에 쫓기지 않았다는 것이 오히려 긴 프로인생에서는 더 좋았던 것 같다.

요새 대학생은 학교 공부 자체에 엄청 쫓긴다. 왜 그렇게 이수과목들은 많으며 또 가외로 공부하는 게 많은 지. 그렇게 해야 직장을 얻을 수 있다고 하지만 그렇게 여러 재주를 갖추어도 취직하기 어려운 경제불황시대이고 보면 과연 대학은 가야하는 건지, 이른바 ‘좋은’ 대학이란 것이 필요한 건지, 대학에서 배워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의문이 나지 않을 수 없다.        

1. 도대체 대학에서 무엇을 배워야 하나?

특정 분야의 지식을 습득하는 자체보다는 ‘지식을 습득하고 활용하는 방식의 습득’이 더 중요할 것이다. 나는 이것을 ‘자라기 능력’이라고 부른다. 자라기 능력이 몸에 붙은 습관이 되어야 하고 대학시절은 그런 습관을 익히기에 더없이 중요한 시절이다. 

자라기 능력이 필요한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지식과 기술은 끊임없이 새로운 것이 나오므로 학교에서 배운 것은 어차피 곧 낙후되기 때문이다. 갈수록 심해지는 현상이다. 그만큼 지식의 혁신속도가 빨라진다. 이런 와중에서 지식 자체를 당장 얼마나 갖고 있는가 보다는 어떻게 끊임없이 새로운 지식을 취하고 택할 것인가가 실무세계에서 더 중요한 능력이다. 

둘째 이유는 간단하다. 실무세계란 그 무엇을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지식의 ‘활용’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만드는데 많은 지식이 꼭 도움되는 것도 아니다. 그런가 하면, 실제 만드는 데에는 엄청나게 많은 지식이 동원되어야 하는데 어느 한 사람이 그 모든 것을 다 가지고 있을 수 없으니 지식의 선택과 동원능력, 즉 활용능력이 더 중요하다 .

나는 후배들에게 이 ‘자라기’ 능력에 대해 평소 많이 강조한다. 내가 일부러 상당한 시간을 들여 『자라기』시리즈 책을 쓴 연유도 이러하다. 후배들이 자라기 역량을 습관처럼 익히기를 바란다.

매일매일 자라기 상세보기
김진애 지음 | 서울포럼 펴냄
건축,디자인 분야의 필독 입문서로 자리 잡은 책의 개정판. '배우자, 자라자, 평생토록'이라는 부제처럼 일상에서 매일매일 자라는 요령을 조목조목 짚어준다. '건축이나 인생 설계는 마찬가지'라는 저자의 시각이 설득력 있게 펼쳐지며, 흥미를 돋우는 예들이 많아서 쉽게 읽히고 건축 작업의 매력이 흠뻑 묻어난다. '탐험하며 자라기, 만들며 자라기, 커뮤니케이션하며 자라기, 기록하며 자라기, 책 읽으며 자라기' 5부에 26가지


내가 후배를 일할 사람으로 뽑을 때 또는 재목으로 주목할 때 역시 그들의 ‘자라기 역량’이 변수가 된다. 당장 보이는 재주 밑바탕에 숨어있는 빙산을 느낄 수 있는 사람과 아닌 사람은 상당한 차이가 난다. 당장 일하는데 있어서도, 서너 달 지난 후 본격적으로 일할 때에도, 몇 년 후 일을 독립적으로 대하는 태도에 있어서도 크게 차이가 난다.   

2. 그러면 대학시절에 자라기 역량을 어떻게 키워야 할까? 

나는 MIT에서 배운 것을 세 가지로 꼽곤 한다. 학교에서 그 누가 강조했던 것도 아니지만 그냥 열심히 그 안에 묻혀서 공부하고 일하다 보니, 그리고 졸업 후 상당기간 일하고 보니 그 당시에 이 세 가지가 나에게 습관적으로 익혀졌구나 하는 것을 새삼 느끼곤 한다.

첫째는 ‘문제를 창조하는 태도’(problem-creating)다. 말하자면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연연하지 않고 새로운 시각으로 새로운 문제를 발굴하는 태도다. 다르게 말하자면, 풀 수 있는 방식으로 문제를 본다는 뜻이기도 하다. 내가 풀겠다는 마음으로 문제를 보니 문제가 창조되는 것 아닌가. 지적 호기심을 근간으로 하는 태도다.  

둘째, ‘뿌리 있는 현장적 마인드’(grounded thinking)다. 즉, 현장에 뿌리를 박고 사고하는 것이다. 현장 또는 현실이란 끝없이 복잡한 것이 정상이다. 원리원칙이나 이론으로 풀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많은 것이 엮여져 있다. 이 평범한 사실을 편안하게 받아들이고 현장이 어떻게 움직이느냐 하는 것을 익혀야 비로소 무언가 일을 풀어낼 수 있다.  

셋째는 ‘기업가 정신’(enterpreunership), 즉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정신’이다. 상품으로, 기술특허로, 비즈니스로, 프로젝트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조용한 가운데 그 무엇인가가 실질적으로 이루어진다.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낸다는 것을 기꺼이 축복하고 격려하는 분위기에서 무언가 더 새로운 자극을 받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사실 내가 배웠다는 이 세 가지는 학과에서 가르쳐 준 것도 아니고 교수들이 특별히 입에 담았던 것도 아니다. 다만 여러 학과목들이 전개되는 방식에서, 그들의 연구프로젝트 작업이나 현장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자연스럽게 익힌 것이다. 나는 이 세 가지를 항상 좋은 자라기 덕목으로 꼽는다.

‘문제를 창조하고, 뿌리 있는 현장의식을 갖고, 무언가 만들겠다는 기업가 정신’을 가져보는 것,

자라기를 자극하는 가장 좋은 촉진제 아닐까.

단순하게 얘기하자면, 대학이 ‘현실이 투영된 현장’이 된다는 것을 말한다. 일종의 ‘시뮬레이션 현장’이라 해도 좋겠다. 현장이라는 체를 통해야 지식과 기술은 비로소 빛을 발휘함을 몸소 겪어보는 것이 필요하다. 

3. 우리 대학에서의 교수 역할이란 어떠해야 할까.
    참 어려울 것이다.

나로서는 우리 사회에서 한양대에서 한 학기 강좌를 맡아보고 이화여대 초빙교수로서 두 학기 설계스튜디오를 해 본 것이 교수 경험의 전부인데 교수 역할이 많이 힘들다는 것을 느꼈다.(2007년부터는 카이스트 미래도시연구소 겸임교수로 한 강좌를 맡고 있는데, ‘인류와 문명: 도시공간을 상상하자’라는 제목의 자유롭고 상상력 가득한 강좌라서 매력적이다.)

학생 수도 많고 자료도 별로 없어서 완전히 새로 만들어야 하고 시설의 지원도 약하다. 학생 하나하나를 봐주기 시작하면 끝없이 시간을 투입해야하고, 또 학생의 경우에도 교수에게 너무 지나치게 ‘가르침을 받기’를 원하는 ‘일종의 어리광’도 있음을 느꼈다.

교수들의 연구 프로젝트가 그리 활성화된 것이 아니니 실질적인 일을 전개하면서 현장과의 연결을 도모하기도 쉽지 않은 문제도 있다.

그러나 대학의 꽃은 역시 교수다. 교수진을 중심으로 한 지식체계의 축적이 대학 본연의 역할이다. 나는 ‘대학생이 대학의 주인은 아니다’라는 얘기를 학생들에게 하곤 하는데, 이 뜻은 학생은 잠시 머무르다 흘러가지만 대학은 교수를 중심으로 지적 체계, 연구체계를 쌓아올리는데 그 기본 역할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사실 교수들의 연구 활동, 지적 활동이 활발하면 할수록 학생은 그 에너지에서부터 자극을 받고 자연스럽게 자라는 것이 아닌가. 일부러 가르쳐준다고 배워지는 것은 아니다. 그 분위기에 젖었을 때 몸에 익혀지는 것이 자라기 능력이다.

대학의 핵심을 이루는 교수들은 대학의 지적 분위기를 만드는데 책임과 권한이 있다. 그렇게 될 수 있도록 지원과 함께 자율도 필요할 것이다. 좋은 학생을 유치하거나 좋은 교수법을 만드는, 소위 ‘교육 서비스로서의 대학’이라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그것이 대학의 진정한 역량은 아니기 때문이다. 교수가 지식인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는 근거지가 대학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어떤 경우에나 대학은 교수를 중심으로 한 지식생산과 지식축적의 중심이다. 그러한 분위기에 학생이 잠시나마 젖어보면서 자신의 자라기 능력을 익히고 실무세계로 나가 계속 커나가는 것. 사회에 대한 대학의 공헌이자 사회에 대한 학생의 본분 아닐까.


학생도 자라고 교수도 자라고 대학도 자라고, 그 과정에서 우리 사회도 자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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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미리내 2008/02/22 14:28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함께 나누시려는 열정을 느낍니다. 꼭 나라의 동량이 되어 주시기 기원합니다.

  2. BlogIcon Ikarus 2008/02/22 14:36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저는 기본적으로 대학교육은 '훈련'이라고 생각해 오고 있었기 때문에 말씀해 주신 많은 부분에 공감합니다. 문제 해결을 위한 접근방법을 찾는 훈련, 자료를 선별하고 분석하는 훈련...이런 훈련들이 실제 처음 막닥트리는 문제들을 접했을때 어떤 식으로 접근하고 해결할 수 있는가 하는 실마리를 제공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미국와서 놀랐던 것은 미국 대학생들의 자유로운 문제 접근 방법이었습니다. 딱 표준화 되어 있던 한국에서와는 달리 조금 엉뚱하더라도 여러 가지 시각에서 문제에 접근하는 방식이 신선하게 느껴졌습니다. 좋은 학점을 받기위해 공부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문제 해결을 위한 자기 만의 접근 방법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런 노력은 학부생 수준으로는 한계가 있고 과정 전체를 볼 수 있는 교수님들의 거시적인 지도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게는 대학시절 이런 훈련이 부족했던 것 같아 많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3. BlogIcon iDongUgi 2008/02/22 15:40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우리나라는 먹고 살기 힘들다고 생각해서 그 대안으로 무조건 공부라고만 생각하니까요...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글쓰신 분과 같은 생각을 가지신 분들과 얘기하고 싶을 정도로 재미 있는 글이네요...ㅋ

  4. 공대생 2008/02/22 16:56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저는 대학의 주인은 대학생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제 4학년이 되는데, 그동안 만났던 많은 교수님들 중에는 훌륭한 교수님도 계시지만, 강의도 잘 못하고(효과적으로 가르치지 못하는분) 연구실적이 많거나 훌륭하지도 않고, 휴강은 밥먹듯이 하는 교수님도 많이 봤습니다.
    교수들의 지식을 바탕으로한 학문의 발전이라는 말씀이 그야말로 교과서적인 얘기라고 밖에 들리지 않는군요. 우리나라 대학의 등록금 의존률이 80%가 넘는다고 합니다. 비싼등록금에 맞는 내실있는 교육을 못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저로서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 김진애 2008/02/23 06:38  댓글주소  수정/삭제

      '교과서적' 상식이 세워지지 못한 우리 사회가 안타깝습니다. '대학의 주인은 학생'이라는 말은 원칙으로 당연해 보이지만, 그것을 받쳐주는 역할이 교수에게 있지요. '교수의 주인의식'이 제대로 서야 한다고 봅니다.
      대학교수가 사회에서는 엄청난 프리미엄을 갖고 있으면서도, 그에 합당한 공공성, 사회기여, 헌신성, 역량에 대한 존중심이 점점 사라지는 게 정말 아쉽습니다. 새정부의 시작에 발탁된 수많은 교수직들도 여러 논란의 주인공이 되니 그 참...

  5. 가자미의 시선으로 2008/02/22 17:22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내가 고졸일 때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고등학교 동창을 만났습니다. 그런데 취미로 일본 전자잡지를 보던 나보다도 도통 모르는게 너무 많더란 말입니다. "대학에선 반도체나 액정 디스플레이... 같은건 안가르쳐 주냐?"고 물었더니 교수가 "진공관 박사"라며 4년 내내 들어 본적이 없답니다. 대학이 앞서가기는 커녕 교수들이 알고 있는거나 잘 맞아야 높은 점수로 졸업하는건 지금과도 같습니다. 황우석 박사는 서울대 농대 축산과 들어가서 당시 아무도 안가르쳐주던 생명공학으로 세계에 우뚝 섰습니다. 모든 분야가 이래야 되는데 교수들은 지금까지 알고있는거 심어주기 바쁜게 우리나라 대학입니다. 그래서 서울대 조차도 세계적인 대학이 되기 어려운 것이고요. 대학은 배우러 가는 곳이 아니고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러 가는 곳이어야 하는데도 말입니다. 거기다 등록금은 또 올린다는 소식이고...

  6. 과객 2008/02/22 17:35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저는 한국과 중국에서 공부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국의 대학원에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한국 대학원은 간판은 있지만 교수님의 열의 부족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소위 연구하는 과정임에도 교수님들이 가지고 내공을 학생들에게 전수하는데 야박하거나 아니면 그 내공자체를 의심할 정도로 박약했습니다. 고민중입니다. 다시 들어가야 할지....

  7. 솔라 2008/02/22 21:36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와..몇 개 안되는 댓글만 봤는 데도 한국의 대학 현주소가 나오네요...짐작했던 그대로이긴 한데 더 심하네요..한국의 교수들이 한국의 발전을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생각해 왔는데..틀린 생각이 아니었읍니다.. 그들 때문에 오늘도 유학을 생각하고..이민까지 생각하게 하고 나라의 재산을 해외로 돌려야 하고..그들 때문에 초중고 열나게 공부한게 다 수포로 돌아가는 군요..대학에 들어가봤자.. 교수들 들러리 서 주려고 가는 것 같고..그들 월급 채워 주느라 힘들게 번 돈 들어가는 것 같고.. 그러네요... 그냥 옆에서 보기에도.. 옛날에도 그렇게 생각했지만..

  8. 2008/02/22 23:05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공부하는 방법을 몰랐던 저는 삼수 끝에 대학을 진학했습니다. 그 곳에서 배운것은 '자유'였습니다. 물론 80년대 중반 한참 돌던지며 매캐한 최루탄으로 점철된 학창시절이었지만 저는 자유가 무엇인지 부조리가 무엇인지 기득권이 무엇인지..내가 무엇인지 부모가 무엇인지..많이 사고가 넓어지고 현실에 대한 고민 많이했죠. 졸업 후 12년의 직장생활 끝에 선택한 것은 내 꿈이 자랐던 학교로 돌아가는 것 이었습니다. 어렵게 학업과 직장을 병행하며 박사 졸업을 눈앞에 두고있는데..비록 힘들게 공부하고 어렵게 살고 있지만 대학에 진학함으로 내가 살아가는 이유를 배운 것이 크나큰 배움이었습니다. 자립. 부모가 보내주는 대학이 아닌 남들이 가니깐 가는 곳이 아닌 내가 필요해서 배우는 지식 습득..지금은 누구보다 행복합니다.내년 이맘때 졸업식장에서 마침표를 자랑스럽게 찍기를 지금도 열심히 노력하는 중 입니다. 대학은 직업교육만을 위한 곳도 아니고 자아실현.자기성찰을.하는.곳이라고 말하고.싶습니다.

  9. 김진애 2008/02/23 06:51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깜짝 놀라고 있습니다. '대학' 글이 이렇게 호응을 얻는 것에 대해서. 이 글은 2005년에 '대학교육'이라는 책자에 기고한 글이었는데, 그 때는 그저 묻혀 지나갔는데, 웹에 올리니 반응이 다르군요. 그리고 또 '대학'과 '교수'과 '교육'에 대한 엄청난 불만이 있다는 것도 다시금 느끼게 됩니다. 등록금은 가파르게 오르지요, 취직은 안되지요, 교수들은 잘 나가지요(?).(모든 교수들이 그런 건 아니지만 연구와 교육 자체 보다 밖으로 더 돌지요.) '기본과 원칙과 상식'의 중요성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됩니다. 더 고민하겠습니다.
    할 일이 뭔지 더 성찰하고, 행동으로 옮겨야 겠습니다.
    '학생님'들, 기운내세요! 이제 며칠 후면 새내기 대학생들이 탄생할 텐데, 지레 실망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새내기 대학생들의 건승을 위하여!!!

  10. 최정윤 2008/02/23 12:52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담아감니다

  11. BlogIcon 김용범 2008/02/29 23:11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유학을 준비중인 학생입니다. 우리나라 대학에서 얻을 수 있는 점이라.. 그 점에 대해서 교수님이 말해주신 '예전의 장점'이, 지금의 취업 위주의 대학에서는 그나마 그 장점으로서의 역할도 하지 못하는 사실에 상당히 실망해서, 학위라도 따와서 오래 공부할 생각으로 유학을 준비중이었는데, 교수님이 하신 말에 남기신 말에 느낄점이 많군요.. 글에 링크된 책은 바로 구매했는데, 배송되면 한번 전체적으로 천천히 읽어봐야겠습니다.

  12. 생태도시 2008/03/01 13:36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인쇄매체에 기고했던 글이군요. 인터넷에 올리면 역시 반응이 즉각적이죠. 컴퓨터를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가끔씩 놀랍니다. 컴퓨터라는 것이 만든 환경과 파급효과에 대해서요. 대학에서 치밀하게 훈련을 받지 못하고 졸업을 하는 현재 한국의 대학교육,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A4용지 한장으로 정리하지 못하는 대학교육을 볼 때 한국에 과연 제대로 된 대학이 있긴 한걸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안타깝습니다. 똑똑한 학생들 뽑아 놓았으면 치밀하게 교육 시켜야 하는데 대학이 자본에 포섭되어버렸고 취업학원으로 변질됐으니 제 아무리 돈을 쏟아부어도 결코 세계적인 대학이 한국에선 나올 수 없을 듯 합니다.

  13. BlogIcon 낭망백수 2008/03/04 00:39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초면에 염치불구하고 한가지 도움을 청해도 될지 모르겠습니다.
    훈련과정, 특히 '인위적인 스트레스 환경에서 지적능력의 발휘'라는 훈련과정을
    제대로 거치지 않고서는 현실의 스트레스를 감내하기 힘들다고 요즘들어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그것이 자라기 역량의 둘째 까지를 함의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최소한 그런 부분에 있어서 눈을 떼지 않으려고 노력은 하고 있습니다.
    다만, 마지막 기업가 정신 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않고 있었음을
    이 글을 읽고 깨닫게 되었는데,
    이 '기업가 정신' 에 관해 특별한 텍스트를 제시해 주실 수 있으실지 모르겠습니다.
    초면이니 제가 어떤 교육이나 인문의 지적 기반을 갖고 있는지 모르시겠지만,
    학부초년생이라 생각하시고 추천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물론 절대 부담드리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으니 거절하셔도 좋습니다.
    이곳이나 혹은 근처 ^^; 에서 제가 더 면밀히 살펴보도록 해도 실은 좋을 것 같습니다.
    좋은 글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꾸벅~!

    • 김진애 2008/03/05 05:21  댓글주소  수정/삭제

      '기업가정신'은 통상 그리 좋지않은 뜻으로 해석되곤합니다. 자본주의사회에서 이른바 이익만 좇는 사업가, 우리 사회에서 특히 더하지요. 좋은 기업가정신이란 기술자산, 사람자산, 소프트한 자산으로 결국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데 기여하는 '실사구시 정신'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금방 좋은 텍스트나 책이 떠오르지는 않습니다마는, (시중의 돈벌기 요령 책들은 아니어야겠으니), 좋은 텍스트를 찾아보기도 하고, 또 제가 만들어내는 것을 고민해야 겠습니다. 또 하나 숙제가 생겼습니다.^^

  14. 윤영재 2008/03/04 02:43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님은 정말 좋은 유전자를 만들어 나가고 있는것 같습니다. 님 같은 분들이 있어서 우리나라가 아직 서국열강 중국 등의 나라와 같이 존재하는게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좋은 분 만나서 더욱 더 정진 하시길 바랍니다.

  15. 김진홍 2008/03/12 07:48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참 깔끔하고, 또렷하며, 옹골찬 글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냅니다.

  16. 라그 2008/03/13 17:31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좋은 글 정독했습니다. 07학번으로 아직 감을 못잡고 있는 저로써, 약간은 암울한 현실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