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 <하우스>와 광우병
- Posted at 2008/05/03 08:18
- Filed under 김진애의 좋은 새벽/정치의 가치
인기 높은 미드 <하우스>, 현재 케이블 방영되는 시리즈 4는 더욱 긴박하게 전개되고 있다. 그런데 이 천재적인 괴짜 의사 하우스는 광우병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까? ‘진단의’로서 어떤 증상을 보고 인간 광우병을 의심할까?
시리즈 4의 4편 ‘수호천사’에서 드디어 광우병 얘기가 나온다. 환영과 환청에 시달리는 젊은 여자 환자를 진단하는 과정에서다. 이 여자 환자는 치매 증세와 공격증세를 보이고 죽은 엄마를 자신의 수호천사로 믿으며 왜 안 믿느냐고 난리를 치면서 여러 괴증상을 나타낸다.
도저히 병인을 알아낼 수 없는 닥터 하우스는 환자가 사후를 처리하였던 시신(원인불명 죽음으로 2년 전 죽은 사람)을 부검하게 한다. 그 악명 높은, 하우스 의사 팀들의 심야 묘지작전이 시행된다. 인간 광우병인 vCJD, 변형 크로이츠펠츠야콥스 병을 의심하는 것이다.
이 환자는 ‘철두철미한 채식주의자’임에도 불구하고 닥터 하우스는 왜 광우병을 의심했을까? 이 환자가 장례식장에서 시신을 사후처리하는 직업을 가졌다는 것이 첫째, 엄마의 생전 증세를 들어보니 치매일 확률이 높은데(나중에 파킨슨씨병으로 알려졌지만) 종종 치매가 광우병과 혼동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 둘째, 그리고 부모가 광우병(이 경우 산발성 광우병, CJD)을 유발하는 유전적 속성은 태내 아이에게도 전이된다는 사실이 셋째 이유다.(결국 이 에피소드는 인간 광우병도 아니고, 엄마의 파킨슨씨병 유전도 아니고, 다른 원인으로 결론이 났다. 아래 누리꾼 표현마따나, '미드'로서 설마 인간 광우병을 본격적으로 다루지는 못했을 것이다.)
아, 참 싫다. 정말 무섭다. 치매 환자들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현상과 함께 젊은이들의 치매 발병율이 느는 것이 광우병과 어떤 관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있다. 부검을 실시하지 않는 한 정확히 인간 광우병 진단을 내릴 수 없다는 현실도 있다. 60대 이상의 병인은 알츠하이머 치매로 몰아붙이고, 젊은이들의 병인은 아예 쉬쉬하는 게 아닌가 의심마저 든다. ‘인간광우병 환자가 없는 게 아니라 확진을 못했다’는 전문가들의 증언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그만큼 ‘은폐하고픈 인간 광우병’ 압박이 있기 때문이다.
***
<하우스>라는 메디컬 드라마는 ‘과학에 철두철미한 의사’와 ‘병원이라는 제도권’과의 싸움을 곧잘 그린다. 제도권에 대해서 시니컬한 닥터 하우스는 “보험 없는 사람 손 들어봐요! 여기 마이클 무어 영화(<식코>) 본 사람 없어요?” 멘트도 날린다.
드라마에서는 그나마 닥터 하우스와 그 열정적인 의사 팀들이 제도권에 맞서서 이기는 경우가 많이 나오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드라마다. 병원이라는 초거물 제도권과 싸워서 살아남을 수 있는 의사가 얼마나 되겠는가?(최근 ‘포먼’이라는 의사는 ‘제2의 하우스’라는 악명 때문에 모든 병원에서 거절 당한다. ‘존경은 하지만 채용은 할 수 없다’는 병원장들의 멘트와 함께. 병원의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하는 의사를 과연 채용하겠는가?)
<하우스>를 보다가, “저렇게 MRI 뿐 아니라 각종 검사들과 각종 수술을 받는 사람들이 어떻게 의료비를 감당하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민영보험제 나라 미국에서 환자가 살아남으려면 돈이라도 많아야 하는데, 물론 <하우스> 드라마에서는 그런 문제는 거론 안 되니 말이다.(이명박 정부에서 보험민영화를 포기해서 다행이다. 눈 부릅뜨고 지켜봐야 하지만.)
<하우스>를 보고 있노라면 또 하나 드는 생각. 원 이 세상에는 오죽 희귀한 병이 얼마나 많은가 하는 것이다. 이런 희귀병들이 앞으로 더 늘 것이라 생각하면 더욱 아득하다. 인간의 욕망이 만든(퍼지게 만든) 희귀병들, 에이즈, 광우병, 조류 인플루엔자, 이제 유전자변형 식품에서 올 희귀병들까지? (어제 유전자변형 옥수수가 수입되는 소식에도 또 뒤척이게 된다.)
***
광우병 얘기를 들으면 아득해진다. ‘울렁증’이 생긴다.
어젯밤 청계천 소라광장에서는 ‘소고기 협상 백지화’를 두고 만여명이 모여 오프라인 촛불 집회가 열렸고, 다음 아고라에서는 한 고등학생이 제안한 ‘이명박 탄핵’에 60만 명 이상이 서명했다고 한다. 어제 오후 정부에서 긴급 발표한 ‘소고기 끝장회견(?)’은 온갖 해명을 하였지만, 여전히 가장 기본적인 의문을 지우지 못한다.
(출처: '노컷뉴스)
- 아니 왜 기존보다 더 나쁜 조건으로 협상을 하느냐?
- 아니 왜 우리는 일본처럼 20개월 조건을 갖지 못하느냐?
- 아니 왜 우리의 검역주권을 세우지 못하느냐?
- 미국의 검역 시스템을 어떻게 맹목적으로 믿는가?
- 소고기만 안 먹으면 되는 게 아니잖은가? 그 많은 소 활용 먹거리를 어떻게 하나?
- 모르면서 먹을 수밖에 없는 ‘프리온’을 어떻게 막을 수 있는가?
- 집단급식(학교, 군대, 기업)에 대해서는 선택권 자체가 없지 않은가?
이명박 정부가 ‘국민 알기 우습게’가 아니라 ‘국민 보기 무섭게’가 되는 계기가 되기를 진정으로 바란다.
생각 1: 소에 대한 단상, 너무 죄스럽다
‘소’는 우리 인간이 가장 고마워하고 또 미안해해야 하는 생명 아닐까?
인류 역사를 통해 살아생전 인간에게 그렇게 부림을 당하며 농사를 도와주며, 살아생전 묵묵히 풀만 뜯어먹으며 식물의 단백질 고기화라는 천부적 재능으로 살아생전 우유 주고 죽어서는 온 몸을 먹이로 제공하고, 가죽과 뿔까지 다 소요 닿게 해주는 생명, 소.
그 큰 눈으로 눈만 끔벅거리고 도축장에 가는 자기 운명을 알고 눈물까지 흘리는 영특한 소.
이제 사악한 인간에게 걸려 풀도 맘껏 못 뜯으며 곡식사료, 동물사료 먹으며 축산공장에서 동물의 기본적 권리도 못 누리는 소. 게다가 이제 ‘미친 소’로 까지 불러야 한다니, 인간의 무책임한 욕망이 빚은 죄란 너무 사악하다.
생각 2: <하우스>에서 다루는 '유전적 요인, 환경적 요인'
<하우스>에서는 여러 희귀병들이 등장하는데, 그 진단을 위해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을 분석하는 것이 주를 이룬다.
‘유전적 요인’이라면, 환자의 병력, 가족과 선친들의 병력, 인종의 특성을 분석한다. ‘인종의 특성’은 아주 자연스럽게 다루어진다. 코카시언(백인), 아프리칸(흑인), 아시안(동양인)의 유전자적 특성이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다. 광우병 발발에 있어 동양인이 취약하다는 최근의 설이 일개 설로만 그치는 것이 아닌 것이다.
‘환경적 요인’을 분석하는 것도 만만찮은 과제다. 어떤 음식을 먹는가, 어떤 집에 사는가, 주변 동네에 어떤 환경이 있는가, 물의 공급 방식이 무엇인가, 평소 어떤 동물과의 접촉이 있는가(개, 고양이, 쥐, 돼지, 닭, 새, 소 뿐 아니라 이색 애완동물들). ‘환경’이란 그렇게 중요한 것이다. 인간이라는 생명체는 상당한 면역력이 있지만 또 상당히 취약하기도 하다.
최악의 경우는,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잘못 만나서 병을 키우는 경우다. 설마, ‘광우병’이 이런 최악의 경우로 전개되지 않기를.
*** '미드(미국 드라마?)'에 대한 갈등: '프렌드, 섹스 앤더 시티, CSI, 하우스, 뉴욕특수수사대 SVU, 로스트' 같은, 잘 만든 미드를 보면 참 갈등 옵니다. 미국의 자본과 마케팅으로 가능한 파워에 더하여 내공도 만만치 않아지는 미드들. 이것도 문화패권 중 하나인데 말이지요...
'김진애의 좋은 새벽 > 정치의 가치'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내가 원하는 우리나라'를 시로 읽다 (4) | 2008/05/31 |
|---|---|
| ‘소의 진실 찾기’와 석가탄신일 (2) | 2008/05/12 |
| 미드 <하우스>와 광우병 (92) | 2008/05/03 |
| 4·19는 갔다, 4·19는 온다 (1) | 2008/04/19 |
| ‘뉴타운’ 입에 담기 싫어 출마 접다 (25) | 2008/04/14 |
| 잔인한 4월 봄날, 씨앗을 뿌리다 (0) | 2008/04/12 |
- 광우병, 김진애의 좋은 새벽, 농림부, 닥터 하우스, 보건복지부, 소, 소고기협상, 이명박정부, 채식주의자, 프리온, 하우스
- 30 Trackbacks , 92 Comment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