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밤 시청앞광장에 모인 4만 여 촛불시민, 드디어 촛불행진을 했다.
‘촛불시위’라는 말보다는 ‘촛불행진’이 훨씬 더 근사하다.
바야흐로 ‘촛불시민’의 탄생이다.
평화로운 촛불시민의 평화로운 촛불행진,
오랜만의 감동이다.
가슴이 두근두근한다.
도대체 왜 대통령의 외유 중에 이렇게도 민감한 사안의 장관고시를 강행했는지, 무슨 만용인지 모르겠다. 너무 성의가 없어 보인다. 청와대 참모들이나 내각, 그리고 한나라당도 판단 분별력을 아예 잃어버리고 있는 게 아닌지 우려스럽다.
정운천 농림부장관은 발표문만 읽고 5분 만에 기자회견장에서 나가버렸다니, 무슨 경우인지 모르겠다. 코가 꿰어 어쩔 수 없이 한 건가? 전문가로서도 말이 안 되고 더더욱 공직자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내일 해임 당하는 한이 있더라도 오늘 이 순간은 공직 담임자로서의 공적 의무를 다해야 하는 것이 공직자의 의무 아닌가? 해임되지 않으려 고시 강행을 했든, 해임을 각오하고 고시 강행을 했든 분별력이 없다.
촛불시민의 촛불행진이 있던 바로 그 시간에 MBC 백분토론에 한나라당 신임 원내대표 홍준표와 신임 정책위위원장 임태희가 출연했었다. 제 1야당의 신임 원내 대표 원혜영과 최인기 정책위 위원장과 4명이라면 진지하게 전개될 수도 있었으련만, 별로 위기의식이 느껴지지 않는 토론이라 실망이었다.
이 위기 상황에서 뜨뜻미지근하기는 여당이나 제1야당이나 마찬가지라는 것이 ‘갑갑’하다. 우리나라의 정치력이 이렇게 뒤로 가는가? 참으로 걱정이다.
유일하게 희망적인 것, 촛불시민들의 촛불행진이었다.
시청앞에서 을지로로 종로로 보신각으로 광화문으로 청계광장으로...
시민들이 ‘같이 걷기’란 얼마만인가.
동원되지 않고 스스로 같이 걷기란 얼마만인가.
(자료사진: 쿠키뉴스)
큰 충돌이 없다는 뉴스에 가슴을 쓸어내렸고,
혹시나 앞으로의 촛불행진에 혹시나 불미스러운 일이 있을까 걱정되는 건 나만의 심정이 아닐 것이다. 자유의 맛을 아는 촛불시민들의 멋진 촛불행진이 평화롭게 일어나면 좋으련만, 조마조마한 것은 어느 국민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곧 돌아오신다. 쓰촨성의 지진을 겪은 중국국민들을 위로하는 심정을 갖는 만큼이나 부디 조마조마한 한국국민들을 안심시켜줄 수 있는 행보를 기대하건만... 설마 장관고시를 밀어붙이는 식으로 대운하, 민영화를 밀어붙일까 걱정도 되는 이 상황에 도대체 어떻게 해야 이명박 정부가 ‘감’을 잡게 될까?
부디 ‘촛불시민의 탄생’을 가볍게 보지 않기를.
부디 ‘촛불행진의 의미’를 가볍게 보지 않기를.
*** 080530 김진애 생각
어제 “오세훈시장, 서울광장의 촛불집회를 허하라”라는 글을 올리면서도, 설마 어제 장관고시가 있고, 바로 서울광장에서 4-5만의 촛불시민들이 모일지 몰랐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이명박 대통령 중국에서 돌아온 후 고시를 시도하지 않을까 생각했었고, 그동안 촛불시민의 뜻을 집회로 전하면 되리라 생각했었거든요. 이제 매일 밤 서울광장으로 가야 하는지. 서울시청이 매일 밤 주최한다는 문화행사 보다는 촛불시민들의 촛불행진이 더 뜻깊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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