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타운’ 때문에 강북벨트의 전통적 민주지지 지역들이 모두 한나라당에 넘어갔다.
 노원, 도봉, 강북 등에서 초반 우위를 보였던 김근태, 유인태, 우원식 조차
마지막 간발의 차이로 다 떨어졌다.

뉴타운 지정과 추진방식에 대해서 애매모호한 태도로 일관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약속(?)과 물밑 교감을 파는 한나라당 후보, 게다가 막판 이명박 대통령의 부적절한 기획 의도가 담긴 은평 뉴타운 방문으로 뉴타운 개발 기대감이 불면서 강북지역을 싹쓸이 했다는 것이다.

어느 총선 논평에서 “서울이 욕망의 정치에 넘어갔다”(프레시안, 080411)라고 하던데,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불어대는 ‘욕망의 바람’, 자기 집값 오르는 게 중요하고 부자동네 되는 게 중요한 소승적 유권자들의 욕망을 부추기는 이 세태가 과연 어떤 사회를 만들게 될지, 겁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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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청와대)
                
내가 이번 18대 총선에서 왜 용산 지역 출마를 접었는지 구구한 해석들이 있었는데, 이 기회에 밝힌다. “뉴타운을 입에 담기 싫어서’가 가장 큰 이유다. (나는 지난 17대 용산에서 낙선한 후 4년 동안 지역을 열심히 갈아왔고, 예비후보로 등록하여 선거 준비를 했었다.)

알다시피 용산은 ‘버블 7’에 포함될 정도로 개발 열풍이 부는 곳이다. 잠재력도 크다. 잘 알려진 대로, ‘한남 뉴타운’ 30여 만 평은 이명박 전 서울 시장이 지정했던 지역인데, 5년이 지나도록 변한 게 없다. 제자리다. 한나라당 진영 의원(이번에 재선에 성공했다), 한나라당 3선 구청장, 한나라당 이명박, 오세훈 서울시장이 있었어도 별로 한 일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타운 지정 후 문제는 심각하다. 그동안 땅값은 엄청 올랐고(하도 지지부진하니까 최근 일부 소강세를 보이기도 한다), 외지인들의 투기는 엄청났고, 지분 쪼개기가 성행했고, 오랜 동안 살아온 원주민들이 많이 떠났고, 불안정한 전망 때문에 다세대 다가구 연립주택들의 임대마저 잘 안되고, 주민등록상 주민 수는 늘어도 실 거주 주민들은 줄어들고 그러다 보니 동네 가게들은 장사가 안 되는 등, ‘뉴타운의 사회경제적 문제들’이 고대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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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후보로 선거에 이기려면 뉴타운 추진을 화끈하게 내놓아야 한다‘고 선거 참모들 뿐 아니라 지역 주민들은 이구동성으로 얘기했었다. 강력하게 뉴타운 공약을 제기하라는 것이다. 도시개발에 특장이 있는 나는 맘먹으면 추진 대안은 물론 주민설득력도 높일 수 있는 강점이 있다.
하지만, ‘용적률 완화를 내 놓으라’는 것 까지는 그나마 참겠는데(일부 구역별 용적률 조정은 필요하기 때문이다.) ‘남산의 고도제한도 풀겠다’는 공약을 내 놓으라 할 때는 절망적이었다. 도대체 이렇게 까지 하면서 지역출마를 해야 하나? 회의는 극심했다.

지난 2004년 17대 총선에서 당선되었더라면(당시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분열된 상황에서 한나라당이 어부지리를 얻은 지역 중 하나다. 용산은 16대 민주당이 한 번 이긴 외에는 공화당, 민정당, 한나라당 등이 내리 당선되는 등 보수적 색채가 짙은 지역이다. 지난 번 내가 당선되었더라면 지형이 상당히 바뀌었을 터이니 더욱 안타깝다. 용산을 ‘유사 강남화’하게 내버려두는 것은 너무 아깝다.) 용산의 한남 뉴타운 뿐 아니라 진행되는 수많은 개발에 대하여 적절한 묘책을 합리적으로 조정할 제도적 틀 뿐 아니라, ‘주거환경개선과 도심재생’에 대한 입법에 한 몫을 하였을 터인데, 정말 아쉽다.

이번 18대 국회에 입성하면 뉴타운 때문에 빚어진 이 온갖 욕망의 바람을 방치하는 대신, ‘원주민의 재정착, 개발이익의 회수와 재투자, 도심 일자리, 도시 산업화, 도심재생에 대한 입법’을 제대로 해보려 했는데, 이 조차 무산되어 무척 안타까운 중이다.(물론 원외에서 역할 할 태세는 되어있다. 하지만 원내와 원외의 역할 수행 역량은 무척 다른 것이 현실이다.)

***

‘대운하와 뉴타운’은 ‘이명박 식 나쁜 공간정치’의 대표작이다.
‘이명박 식 나쁜 공간정치의 확산을 막고,
좋은 공간정치의 기반을 넓혀보자’가 나의 의정 활동 목표였다.

블로그를 통해 대운하 뿐 아니라 이명박 정부의 공간개발 정책에 대해 계속적인 비판을 가하자, 나의 지지자들은 “그렇게 이명박 대통령과 이명박 정부를 계속 비판하면, 보수적인 용산에서 당선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충고를 하곤 했다. 비례대표 출마로 방향을 틀자, 한 지역에서 벗어나 훨씬 더 넒게 이명박 정부 정책에 대해 비판할 수 있었다.

문제는, 통합민주당이 총선 과정 중에서 이명박 정부의 공간정책에 대한 강력한 비판의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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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대운하 반대’는 나름대로 했지만 효과적이지 못했다. (나는 선대위의 대운하저지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아서 나름대로 역할을 했지만, 당 차원의 선명한 부각에서는 한참 밀렸다.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는 대운하 반대라는 선명성으로 이슈 제기에 성공했고, 아이러니하게도 대운하 반대 기치를 정면으로 내걸었던 민주당 후보들은 선전했다. 아슬아슬했던 충주의 이시종, 용인처임의 우제창 후보 등.)

뉴타운 등 공간개발정책에 대해서는 총선에서 이슈조차 제기되지 못했다. 선거 후반에 수도권의 초경합 지역이 늘어나고 결국 다 밀릴 것이 확실한 와중에서도 중앙당 차원에서는 아무런 쟁점을 드러내지 못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관권선거 논란 뿐인가, 오세훈 시장의 뜨뜻미지근한 태도에 대해서도 확실하게 쟁점을 치고나가야 하는데, 전혀 전략이 없었다.

도봉에서 낙선한 유인태 후보가 ‘국회의원 후보로서 뉴타운 공약을 내놓아서 부끄러웠다’는 말을 며칠 전 하였는데, 선거 후반에 뉴타운 열풍에 탑승한 것이 부끄럽다는 것, 국회의원 후보가 왜 지역 개발의 선봉장 같은 공약을 내놓아야 하는지에 대한 회의를 제시한 바 있다. ‘엎어진 물’이다.


비례대표 후보였던 나 역시 당연히 책임이 있다. 당선권 밖의 17번 후보이기 때문에 더욱 갈급한 마음에서 선대위에서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였으나 통하지 못했던 것은 내 역량의 한계다. 통합민주당이 공간정책 전문가인 나를 17번의 후순위로 한 것에서부터 벌써 공간정책에 대한 통합민주당의 선명성에 대한 우선순위가 밀렸다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대운하 반대, 뉴타운 대안 제시 같은 선명 노선은 선거라는 살얼음판에서 여간한 배짱이 없으면 제기하기 어려운 것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통합민주당은 배짱이 없었다. 18대 총선에서 쟁점을 제기하고, 유권자들의 논쟁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그것이 절반에도 못 이른 46%의 투표율, 대선 때의 지지도보다 보다 더 낮은 25.1%의 정당지지율을 받은 이유다.

통합민주당, 한참 더 새로 시작해야 한다.
46%와 25%, 밑바닥에서부터.
나도 밑바닥에서 다시 시작한다.

이명박 정부의 욕망의 정치,
이기적 공간정치, 공동체 파괴에 이를 개발정책에 대해서
비판과 대안 제시에
블로거 님들, 우리 국민들의 공감대를 끌어내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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