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금실에 대한 나의 야망
- Posted at 2008/04/15 11:34
- Filed under 김진애의 좋은 새벽/사람됨됨
“강금실 어떻게 생각하세요?”
한번은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가 물었다.
내 답은 심플했다. “대통령 한 번 해야지요!”
내가 강금실의 속에 들어가 보지 못했으니 강금실의 야망이 무엇인지는 모르겠다. 다만 강금실에 대한 나의 야망이 그렇다는 것이다.
강금실은 대통령 감이다. 2006년 서울시장에서 떨어졌어도, 2008년 국회의원이 되지 않아도 여전히 대통령감이다. 하지만, 강금실에 대한 나의 야망이 앞으로 펼쳐지려면 갈 길이 멀다.
내가 평소 듣는, ‘정치인으로서의 강금실’에 대한 평가의 핵심은 다음과 같다. 여러분들도 많이 들어보셨을 것이다.
1. 강금실은 권력의지가 약하다.
2. 강금실은 지역 기반이 약하다.
3. 강금실은 고고한 엘리트 이미지다.
4. 강금실은 현장과 현실 경험이 일천하다.
모든 평가가 그렇듯이 일장일단이 있다. ‘정치인으로 다시 태어난다, 정치인으로 자란다, 정치인의 역할을 한다’는 과정은 그 일장일단을 넘어서는 과정이다. 그런데 강금실은 어떻게 넘어서야 할까?
강금실이 지역 출마를 고사하고 거론되던 1번 비례대표 후보마저 마다하고 백의종군하여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전국을 누비며 선거 지원을 한 것에 대한 후한 평가들이 있지만, 솔직히 나는 생각이 달랐다.
지역 출마를 했더라면 1-2-3-4 평가의 부정적 측면을 일거에 날려 버렸읗 것이다. 내가 ‘정치인 강금실’에 가깝게 조언할 수 있었더라면, 지역 출마를 강력 권했을 것이다. 박영선이 당선된 구로 을도 가능했고, 제주도라면 더 말할 것도 없고, 서울과 수도권의 다른 가능 지역구들도 있었다.
지역 출마 하는 자체가 중요했다. 지역 출마란 승부에 피 마르는 일일뿐더러, 지역구를 맡는다는 자체가 징그러운 현장의 현실에 맞닥뜨리는 일이기 때문에 강금실에게 피가 되고 약이 되는 일인데, 과연 누가 저지를 했을까, 자신이 마다했을까? 속상한 일이다.
지역 출마가 아니라면, 나는 강금실이 비례대표 17번 또는 19번으로 배수진을 치고 지지를 호소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자신이 국회 입성하기 위해서 지지를 호소하는 것과 견제할 힘을 달라고 지지를 호소하는 것과는 절실함 자체가 다르다. 유권자는 절실함이 있어야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자신의 한 표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야 투표장에 나간다.
왜 투표율이 46%밖에 안 되었는가? 왜 정당지지율이 대선 때도 못 미치는 25% 였는가? 왜 20대의 17-19%, 30대의 27-30%밖에 투표를 안했는가? 자신을 투입할 명분을 찾기 어려웠던 것이다.
유세에서 강금실의 호소가 공허한 메아리가 된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강금실이 그렇게 듣기 싫어하는 ‘치어리더’가 되어버린 것이다. 유권자는 정치인이 절실하게 자신을 필요로 할 때, 정치인이 처절하게 밑바닥에서 자신을 필요로 할 때 움직인다. 그런 처절함, 치열함, 절실함이 이번 강금실 공동선대위원장의 역할에서 빠져버린 것은 대실수다. 통합민주당 내에서 도대체 누가 총선 전략을 짜고 누가 실천을 도모했는지 모르겠다.
***
강금실은 이제 ‘정치인 강금실’에 목을 걸었으면 좋겠다. 정치인은 권력쟁탈에 목을 매는 추태를 보일 필요도 없고, 지금 시대에는 지역기반을 넘어서는 지지 기반을 갖출 수도 있고, 고고한 엘리트 이미지에 더하여 수더분한 대중 이미지를 더할 수도 있고, 현장과 현실에 맞닥뜨리는 역할을 자청해서 할 수 있다. 다만, 그렇게 할 태세가 되어 있는가가 관건일 뿐이다.
<남녀열전>이라는 책에서 나는 ‘고건 vs. 강금실’을 대비하면서 ‘믿음직한 고건’ vs. '멋진 강금실‘이라는 이미지를 넘어서야 정치인 고건, 정치인 강금실의 탄생이 가능하다고 썼던 바 있다. 자연인 강금실이 얼마나 멋지고 카리스마가 있고 스타인지에 대한 것에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라, ‘공인 강금실, 정치인 강금실’은 그런 이미지를 벗어나는 배짱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었다.
자신을 던진다는 것은 자리를 던진다, 마음을 비운다는 뜻만이 아니다. 어려운 역할을 자청하고, 힘든 역할을 맡아내고, 그 역할을 맡기 위해서 자신의 온통을 던진다는 뜻이기도 함을, 정치인 강금실이 깨달았으면 좋겠다.
고고함과 멋짐은 벗어 던지라!
피곤하고 더럽고 추악하기 까지도 한 현장 속으로 걸어 들어가라!
더 처절해지라!
***
총선에서 참패하고 ‘대안 세력으로서의 국민 신뢰’가 무너진 지금, 어떻게 통합민주당의 미래 나침반을 세워야 할지, 강금실은 지금 무슨 고민을 하고 있을까?
18대 국회에서 통합민주당 의원들의 앞날은 가시밭길이다. 정예부대가 되어 온갖 짐을 메야 하는데, 새로운 지지 기반을 만들어야 하는데, 설득력 있는 노선을 펼쳐야 하는데, 힘든 현장을 부대끼며 정책을 만들고 실천해가야 했는데, 그래서 더욱 국회의원 강금실이 필요했는데... 참 안타깝다.
강금실에 대한 나의 야망은 계속될 것이다.
나의 야망과 공감하는 국민들도 많을 것이다.
강금실이여, 야망을 키우라!
당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모두와 대한민국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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