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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임기 후에 추진하도록 준비하겠습니다

‘대운하 포기’한다는 기사와 달리 이명박 대통령이 라디오 연설 전문을 보니 “제 임기 내에는 추진하지 않겠습니다”이다. 대운하 포기가 아니라 “대운하는 제 임기 후에 추진할 수.....

안경환 인권위원장의 인권운동을 기대하며

안경환 인권위원장의 돌연 사퇴에 놀라 위로와 함께 향후 건투에 대한 기대도 전합니다. 노무현 대통령 서거 다음 날 봉하마을 조문에서 뵈었습니다. 사무총장과 조 국 위원과 동행하.....

대한늬우스시대에 영화국민이 살아남는 법

이명박 정권에서는 영화국민도 괴롭습니다. “대한 늬우스는 1953년부터 1994년까지 매 주마다 대한민국 정부가 제작하여 영화관에서 상영했던 영상물이다. 2009년 6월 25일.....

체 게바라와 바보 노무현... 사람 냄새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와 함께 체 게바라를 연상하는 글이 많이 뜨고 있습니다. 다른 인생이지만 '바보 노무현'이나 '친구 게바라' 에서 인간 노무현과 인간 게바라를 보는 현상.....

“오늘은 파란 하늘 밑에서 아빠와 함께 옥상에서 꽃씨를 심었다.”

딸의 어릴 적 일기에서 나온 대목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대목이다.
집 지어 이사 왔던 해, 식목일의 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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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그 날은 정말 기억에 남는다. 집 지어 온 첫해, 남의 눈치 안 보고 무엇이든 맘껏 할 수 있었다. 집과 사무실이 한 건물 안에 있으니 딸들은 너무 좋아했고 나도 마음 가볍고 몸 가벼워졌었다. 그러다가 맞은 식목일. 그야말로 ‘파란 하늘’이었다.

매년 식목일마다 우리 가족은 큰 의식을 치른다. 집에서 벌어지는 그 많은 의식 중 가장 특별하게 느끼는 의식이다. 새벽이면 꽃시장에 다녀온다. 씨앗도 사 오고 모종도 사 온다. 호박, 토마토, 고추, 상추는 항상 메뉴. 봉숭아꽃과 나팔꽃은 언제나 메뉴. 그러다 기분 내키면 온갖 봄꽃도 곁들이고 안 심어 본 야채도 곁들이고 집 안에 들여놓을 화분도 곁들인다.

이번 봄에는 선거운동 하느라 식목일을 그냥 넘겼지 뭡니까?

투표일 4월 9일에 당장 아침에 가서 꽃 사와서 심었지요. 제가 좋아하는 한련화, 백일홍. 튤립, 그리고 처음보는 호주 벚꽃. 꽃망울일이 아주 작더군요.


파란 하늘 밑에서 씨앗을 심으니 마치 하늘로 날아 올라갈 듯싶었다. 텃밭은 비록 두자 깊이밖에 안 되지만 어떻게 그렇게 잘 자라 주는지. 그해 가을 거름이나 되라고 던져 놓았던 썩은 감자가 이듬해에는 갑자기 감자를 주렁주렁 달고 나오는 것 아닌가. 강원도 감자가 도시 옥상에 나타났으니 알은 작아도 어찌 그렇게 맛있던지.

많이 심고 싶은 욕심에 텃밭 외에도 집 안에 있는 모든 화분을 총 동원하여 모종을 심고 씨앗을 뿌려 댔으니 딸은 그날 엄청난 노동을 하였지만 그날 밤 좋은 꿈을 꾸고 기억에 남는 일기를 쓸 수 있었다.

***

‘4월은 잔인한 달’이라는 T.S. 엘리어트의 시.

하늘 눈부시고 꽃 아름답고 아지랑이 피어오르며 가슴 설레고 봄비마저 촉촉이 적셔 주지만 그렇게 눈부시게 아름다워서 더욱 잔인하게 느껴지는 봄이다.

그 잔인한 4월을 잔인하게 느끼지 않을 작은 묘수, 생명을 키우는 일이다. 일 년 열두 달을 버티어줄 생명 프로젝트다. 어린 딸은 매일매일 옥상에 올라가 싹이 트는 것을 관찰했고, 물을 꼬박꼬박 주었으며, 하물며 장마철에 큰비가 오자 비닐을 가지고 올라가서 텃밭과 화분을 덮어 주기까지 했다. 첫 호박과 첫 고추와 첫 상추는 딸의 차지가 된 것은 물론이다. 아이가 아이 돌보는 듯한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막내는 옥상에서 도시의 밤하늘도 발견했다. 북두칠성도 카시오페이아도 큰곰, 작은곰도 찾아내었다. 옥상에서 잠을 잘 수 있는 정자를 지어 주면 분명 샛별도 찾아내리라 약속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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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방죽’의 벚꽃과
          나무에 오른 소년

선거 덕분에 여의방죽 밤 벚꽃놀이도 제대로 했답니다. 너무 사람 많아서 밤에는 한번도 안가봤거든요. 그런데 4월 8일 밤에 갔더니 교통 통제하고, 시민들 정말 많이 나오셨더군요. 저도 덕분에 10여분 꽃길을 걸으며 즐겼습니다. 나무에 오른 소년, 스냅 한 커트.
이 소년 나중에 꽤 자랑하겠지요?
‘윤중제’라는 말은 일본식 말이라니,
‘여의방죽’이 더 좋은 우리 말 같아요.

 

***


경험상, 식물을 키우는 것은 가장 보람 있는 행위 중의 하나다. 집안의 화분도 물론 보람 있지만 햇볕 쨍쨍, 비바람 통하는 바깥에서 키우는 것은 더 보람 있다. 식물 키우기란 가장 돈 안 들고 가장 노력 안 들면서 가장 살아 있는 맛을 선사한다. 아이들에게도 농담처럼 말하듯이 “얘네들은 물만 주면 자라잖니?” 물론 전문 농사꾼이 들으시면 어디 농사가 그렇게 쉬운가 하시겠지만, 보통 사람이야 씨앗만 심으면 싹이 나고 잎이 나고 꽃이 피고 열매가 열리는 것이 여간 신기한 것이 아니다.

학교에서 이론으로만 배웠던 ‘광합성’도 새삼 체험하고,
‘삼투압’도 새삼 알게 되고,
노래에서 나오는 것처럼 ‘벌과 나비와 꽃과 나무’가 벌이는 사랑 이야기도 배울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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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 우리 모두 기억하는 조그만 땅뙈기. 도시에 사는 사람도 다들 기억하지 않을까?
집 안에 있는 것만이 아니라 대문 앞에도 당연히 만들었고, 담장 옆에, 대문 위에, 발코니에 옥상 위에도 곳곳에 텃밭을 만들어 야채와 꽃을 심었다. 신식 아파트 동네에 가면 멋도 없이 잔디밭이나 장미넝쿨이나 보이지만, 사람 사는 맛이 나는 동네에 가 보면 지금도 곳곳에 텃밭투성이다. (인사동 골목 안에 가면 너무너무 재미있다.)

올봄에 집 어느 한쪽에 꼭 텃밭 하나 만들어 보자. 집 앞이건, 발코니건, 담장 밑이건, 옥상이건 작은 땅뙈기를 마련해서 씨앗을 심고, 물을 주고, 열매를 따고, 꽃을 보고, 씨를 받는 그 생명 프로젝트의 맛을 음미해 보자. 집집마다, 동네마다 ‘텃밭 프로젝트’가 유행하게 된다면!
(내가 심은 호박이 자라는 모습....)



“식목일엔 꼭 뭔가 심어요.”

했더니 시인 친구가 당장 시를 하나 지어주었다.

“식목일에 무언가 안 심으면 손에 물집이 생긴다.”

그럴듯하다.

봄날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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