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 체포 으름장에 웃다
- Posted at 2008/03/29 10:43
- Filed under 김진애의 좋은 새벽/정치의 가치
어제 시청앞광장에서 대학생들의 등록금 내려달라는 집회가 있었지요. 절실한 의제, 평화로운 집회에 웬 계엄 같은 분위기입니까? 집회 대학생들 보다 깔린 경찰들이 더 많고, 학생들 태워온 관광버스 보다 전경 태워온 버스들이 더 많더군요. ‘교통 방해’된다고 집회 불허한다고 하더니, 오히려 전경들이 교통방해한 것 아닙니까? 일명 ‘백골단’ 사복 체포조 300명 투입, 모인 대학생 5천명 경찰 14,000명.
어제 오후 청계천으로 오는데 갑자기 분위기가 심상찮아 졌습니다. 청계천 변에 전경들이 쫘악 깔려있고 전경버스들이 보였습니다. 청계천 3가부터 있으니 웬일인가, 청계천광장 쪽으로 갈수록 더 많아졌습니다. 광화문 쪽으로 우회전 하자 세종로를 따라 연이은 전경 버스들. 아니 무슨 일 터졌나? 안 그래도 ‘백골단’ 투입해서 여차직하면 대학생들 체포해서 즉심에 넘긴다는 뉴스가 생각났습니다. 정말 불상사가 생겼나? 이거 다시 5공 시절로 돌아가는 것 아냐?
걱정을 태산같이 하며 시청앞광장 쪽으로 갔습니다. 관광버스들 줄지어있고 시민들 여기저기 모여서 웅성웅성 하고, 아무래도 불안하여 광장 앞에 내렸습니다. 그런데 광장 잔디밭은 거의 비어있고 무대 쪽에만 학생들 모였는데, 많아야 천여 명 정도에 불과한 듯 보였습니다.(가장 많았을 때 오천명 정도였답니다.)
무대쪽으로 걸어가는데, 사회 보는 학생의 마지막 말이 들리더군요.
“이제 청소를 하겠습니다. 쓰레기 주워서 모아주십시오!”
아니 이 쓰레기까지 치우겠다는 평화로운 집회에 웬 호들갑을 그리 떨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마치 데이트 하듯 밝은 대학생들에게 물어봤습니다.
“저기 밖에 경찰과 전경들 쫘악 깔린 거 아세요?”
했더니 밝게 웃으며 하는 말,
“알아요!, 우리 상관 안 해요!”
저는 갑자기 서태지의 노래 “난 알아요!”가 생각나더군요.
그래요, 우리 압니다.
대학생 등록금 무작정 오르는 거, 민생 문제가 되었다는 거,
이명박 정부 사교육 열풍 분위기에 사립대학들이 은근히 기대하고 있다는 거,
전경들 14,000명 쫙 깔아서 ‘법질서’ 지킨다는 분위기 띄우려 한다는 거,
‘사복 체포 백골단’ 띄워서 불안 분위기 증폭시키려 한다는 거,
그런 위압 분위기, 으름장 분위기로 우리를 주눅들게 한다는 거,
지레 겁먹고 납작 엎드리게 하려는 거,
하지만 우리 압니다.
우리 비록 겁은 나지만 우리 용기가 심장 속에 살아있다는 거.
계엄스런 공포 분위기 조성에도 불구하고
평화롭게 이슈 던지고 질서있게 집회 마쳐준 대학생들, 자랑스럽습니다.
으름장에 주눅들지 않은 대학생들, 사랑스럽습니다.
“등록금 땜에 집 팔았다,
우리 집 전세 3천만원보다, 대학등록금 4천만원이 더 비싸다‘,
그 절망감을 이제 실천으로 만들어봅시다.
대학생님들, 투표 꼭 하세요!
투표해야 님들이 원하는 좋은 세상 만들 수 있습니다.
20대 파이팅, 대학생 건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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