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문제 없앨 묘수 없습니까?
- Posted at 2008/03/13 09:33
- Filed under 김진애의 공간정치/도시건축이야기
“교통문제 없앨 묘수 없습니까?”
내가 자주 받는 질문이다. 모두들 교통체증, 주차 전쟁에 학을 떼고 있으니 질문하는 동기는 이해하지만, 마치 단 큐에 풀어질 듯 질문하는 것이 이상하다. 그렇게 쉬운 문제라면 벌써 풀렸을 게다.
나는 항상 대답한다.
“없습니다. 지금 현재 상황대로라면 교통문제 나아질 방도 없습니다.”
첫대답이다. 다만, 앞으로 몇 년 사이에 다음 조건들이 만족된다면 비로소 나아질 수 있다고 다음 이야기를 하곤 한다.
첫째, 서울 같으면, 제3기 지하철이 추진 완공되어 지하철 교통분담률이 적어도 5-60% 넘어서야 한다. 일본 도시들 정도의 지하철 분담률이 있어야, 교통문제 해소를 그나마 기대할 수 있다. 지하철이 없는 도시라면 대중교통 분담률이 그 정도 되어야 한다.
둘째, 주차비를 왕창 올려야 한다. 특히 도심과 상업중심 기능을 하는 지역의 주차비를 올려야 대중교통수단 이용률이 높아진다. 주차비 무서워서 차를 못 끌고 나갈 정도가 되어야 한다.
셋째, ‘차고지 증명제’를 도입해야 한다. 주차공간을 확보하지 않으면 차를 아예 살 수 없도록 해야 한다. 이런 규제 때문에 차 구입에 문제가 된다? 초기에는 그렇겠지만, 분명 외곽의 민간주차서비스 등이 시장에서 활성화될 것이다. 둘째, 셋째가 만족되면 일본의 2배쯤 되는 차량 가동율이 떨어지고 주중에는 차를 안 쓰고 주말에나 차 쓰는 패턴이 자연스럽게 발생할 것이다.
넷째, 도시 내에서는 걷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해야 한다. 주차공간이 별로 없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해야 한다. 이미 선진도시들은 다 이렇게 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1Km정도는 당연히 걷고 2Km도 무난히 걷는다. 지하철에서 버스로 갈아타는 것도 자연스럽게 생각한다. 다만 보도환경이 좋다.
직장 오피스에서 주차공간을 갖는 것은 당연히 업무용 회사차 외에는 없고 택시를 쉽게 이용한다. 일본이나 유럽, 미국의 도심내 아파트에서는 주차시설을 아예 만들지 않는 곳도 많고 설령 있더라도 완전 상류층의 몇 세대 정도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유일하게 주차공간이 충분한 곳은 외곽지역에 있는 쇼핑시설이나 위락시설들 뿐이다. 이런 곳은 여유 있게 주차공간을 마련해놓아야 장사가 되고, 또 상대적으로 땅값도 싸므로 가능하다.
위의 것들은 너무나 기본적인 것들이라 꼭 추진되어야 하는 것이다. 기본적이기 때문에 오히려 추진하기 어렵지만, 그래도 꼭 해야 하는 것들이다. 그 외에도 몇 가지 더 생각해 볼 수 있다. 주 해결책은 아니더라도 교통문제 해소에 적지않이 도움을 줄 수 있는 사항들이다.
다섯째, 현재의 지하철역의 서비스 개선을 위해 에스컬레이터 설치를 모든 역에 해야 한다. 초기 투자비용은 들지만, 교통문제 때문에 사회 전체적으로 버리는 돈 보다 훨씬 더 작을 것이다.
여섯째, 양질의 임대주택이 보다 활성화되어야 한다. 자기 집 놔두고도 직장 근처에 가서 사는 패턴이 자연스럽게 정착되어야 한다. 도심의 주택들이 활성화되어야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직주근접이 자연스럽게 일어날 수 있어야 한다.
일곱째, 신도시나 외곽의 아파트 건설만이 아니라 고용이 일어날 수 있는 상업, 산업시설들이 필히 개발되어야 한다. 물론 쉽지 않은 것임을 안다. 그러나 지금처럼 서울의 수도권 뿐 아니라 모든 도시의 외곽지역에 아파트 난개발이 일어나다가는 교통문제는 영원히 해소가 안될 것이다.
여덟째, 물자유통이 보다 체계적으로 되어야 한다. 도시의 많은 교통유발이 물자유통 서비스 때문에 생긴다. 유통구조가 체계화되어, 재고 체크, 필요물량만 보유하기, 사전주문제 등이 정착된다면 교통문제가 훨씬 줄어들 것이다.
교통은 경쟁력이다. 우리처럼 교통문제를 안고 살다가는 국제경쟁력이고 삶의 질이고 다 무산될 것이다.
교통문제를 교통으로만 풀자고 해서는 절대로 안 풀어질 것이라는 사실이다.
우리의 교통문제 대응은 ‘눈 가리고 아웅’이 많다. 교통량발생을 빤히 알면서도 주차 더 만들고, 주변도로 넓히라는 둥의 수박겉핧기 요건을 조건으로 상업시설, 아파트단지를 허가해준다. ‘사업별 교통영향평가제도’의 허술함이다. 필요한 것은 지역교통영향평가, 도시교통영향평가다.
우리의 차 쓰기 문화를 총체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절대적으로 교통문제는 풀리지 않을게다. 편히 차 타고 걷지 않고 주차 마음대로 싸게 해야 한다고 시민들이 생각하는 한 교통문제는 도저히 안 풀리는 정도에 이르렀다. 관건은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다느냐 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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