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등록금집회, 정치인 뜨끔하게 만든 구호
- Posted at 2011/06/11 15:01
- Filed under 김진애의 좋은 새벽/이명박정부
6월 10일 저녁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조건없는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한 국민촛불대회'에 다녀왔습니다. 무려 5만명의 학생, 시민들이 모였습니다.
87년 6.10 항쟁 24주년이 되는 2011년 6월 10일, 거리는 24년 전 그날처럼 뜨거운 열정으로 가득 찼습니다. 24년 전 저는 미국 유학생활 막바지에 뉴욕타임즈의 6월항쟁 톱기사를 보며 마음 졸이고 발만 동동 굴렀더랬습니다. 그 때 같이 못해서 빚진 마음을 조금씩이라고 갚기 위해서라도 촛불을 함께 들었지요.
거리에 나온 수많은 학생, 시민들의 열정 가득한 모습 보며 저도 많은 에너지를 얻었습니다. 그리고 국회의원의 한 사람으로서 우리 모두의 문제인 반값 등록금을 반드시 실현해야겠다고 다시 한 번 다짐했습니다.
특히 수많은 피켓 가운데 아주 인상적인 피켓이 있었는데...바로!!
"등록금 반값 하고, 정치는 제값 해라"는 구호가 담긴 피켓이었습니다. 정치인들이 이런 구호를 보면 뜨끔하지 않을 수 없겠지요. 이 구호처럼 등록금은 반값 실현하고, 저 또한 제값하는 정치인이 되어야겠지요! ^^
6월 10일 현장에 못 오신 분들, 사진으로나마 어제의 열기를 함께 느껴보세요!
대학생들이 6월 내내 촛불을 든다고 합니다.
어제 마음 속에 촛불을 밝혔다면, 다음엔 함께 모여 촛불을 높이 치켜들어보자구요!
촛불집회가 시작되기 전 민주당 등 야4당이 주최한 '반값등록금 정당연설회'가 열렸습니다. 경찰이 집회를 불허했기 때문에 야당들이 나서 공간을 확보하고 집회를 보호하기 위해서였지요. 저를 포함해 적지 않은 야당의 정치인들이 모였지만 촛불집회의 주인공은 학생들과 시민들!
반값등록금 투쟁을 지지하는 피켓을 학부모로 보이는 시민들께서 저마다 들고 계셨는데 'Change 2012' 구호가 함께 적혀 있더군요.
정당연설회가 끝나고, 드디어 촛불집회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러자 멋있게 바람에 휘날리는 깃발의 행렬이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집회 장소로 들어오는 깃발과 군중의 행렬을 좀 더 잘 보기 위해 인도의 차량차단석 위에 올라가 '조건없는 반값등록금 시행'을 함께 외쳤습니다!
집회 장소 옆에서는 성공회대 탁현민 겸임교수가 제안했던 '립덥 영상' 제작이 한참 이뤄지고 있었는데요. 학생과 시민들이 YB의 '나는 나비'에 맞춰 립싱크로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영상으로 제작하는 것입니다. 노래를 부르는 분들은 저마다 각각 오신 분들인데 축제처럼 함께 어울려 즐겁게 노래를 부르고 율동을 하더군요. 영상이 6월 중순쯤 공개된다는데 어떻게 완성될지 궁금합니다.
7시가 넘어서자 1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모여 드디어 촛불집회를 시작했습니다. 청계광장을 가득 메운 학생과 시민들, 아름답지요?
하지만 거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사람들은 더 많이 모여들었고, 끝없이 늘어선 행렬에 무대의 모습도 보이지 않고, 무대의 소리도 들리지 않을 정도 였습니다.
"조건없는 반값등록금 당장 실현하라!"
집회에 함께 시민단체 대표들이 무대에 올라 학생들과 함께 하겠다는 뜻을 저마다 밝혔습니다. '최대의 학부모조직'이라는 민주노총,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분들이 모인 민교협과 교사들이 모인 전교조, 실제 학부모단체, 그리고 참여연대 등 많은 시민사회단체들이 함께 했습니다. 여기에 야당까지 더하면 아마 정부여당 외에는 모두가 반값등록금을 찬성하고 대학생들을 지지하지 않을까 싶네요.
무대와 가까운 곳에서는 노래에 맞춰 촛불을 흔들고, 연사들의 발언에 호응하며 구호도 외쳤는데, 행렬 뒤쪽에서는 무대에서 무슨 일이 있는지 모를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대학생들은 그렇다고 실망하거나 넋놓고 있지 않더군요. 군데군데에서 노래를 부르고, 율동을 하고, 구호를 외치며 촛불집회에 함께 했습니다. 자발적으로 나와 노래부르고 율동을 하는 대학생 친구들도, 그걸 보며 즐거워 하고 촛불을 흔드는 학생과 시민들의 모습도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그 중에는 코스프레를 한 시민들의 공연도 즉석에서 이뤄지기도 했구요. 정말 재기발랄하고 즐겁고, 열정 가득한 현장이었습니다.
그렇게 좋은 시간이었는데, 경찰은 결국 흠집을 내더군요. 집회가 막바지에 이르면서 시민들이 귀가하려는데 경찰이 지하철 입구는 물론 인도를 통째로 가로막고 아예 시민들이 지나다닐 수도 없게 했습니다. 그 중에는 가족단위로 참가해 아이들을 데리고 귀가하려는 시민도 있었고, 집회와 관계없이 지나가려는 시민도 있었지만 경찰들을 막무가내였습니다. 시민들의 항의가 빗발쳤지만 경찰은 끝내 길을 열지 않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청와대 인근에서는 72명의 학생이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지요.
하지만 그런 방해에 아랑곳없이 촛불은 자정 가까이 밝혀졌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반값등록금이 실현되는 날까지 촛불이 꺼지지 않을 것임을 다짐하고 그날을 기약했습니다.
110611
김진애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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