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삼일절이 지나고 어느새 3월 2일 오후입니다. 3.1절이 지나고 유관순이라는 사람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고 싶어서 이렇게 컴퓨터 앞에 앉았네요.
 
3.1절의 주인공은 단연 유관순 열사입니다.

용기 있는 독립투사들, 독립선언문을 만드신 33인, 자신을 던진 애국지사, 
죽을 각오로 태극기를 흔들었던 수많은 민초 선조들이 모두 삼일절의 주인공입니다마는,  
삼일절의 정신적 영웅은 역시 유관순이지요. 

‘유관순 누나’라는 말에 어릴 적 떨떠름했던 기억이 납니다.
아니 왜 ‘누나’야, 나한텐 ‘언니’인데...
이제 ‘열사’라는 이름이 붙으니 당당해 보여 좋지만,
조금 멀리 느껴지기는 합니다. 

유관순이라는 이름 석 자는 저에게 각별합니다.
이화여고 선배시기 때문이지요.(당시는 ‘이화학당’)
1920년에 옥사하셨지만, 1960년대에 사후 졸업장을 수여했지요.
이화여고 교정에는 ‘유관순기념관’이 있어서 항상 이름을 입에 달고 살았고,
노천극장에서 행사를 하면 교장 선생님 훈시에 ‘유관순 정신’이 빠지질 않았으니까요.  

어떻게 열여덟의 나이로 그런 일을 할 수 있을까, 한창 꽃다운 나이에...
놀랍고 그래서 우리는 더 감동하게 됩니다.  
통상 우리는 유관순을 아우내 장터의 만세운동 영웅으로만 기억하지만,
저는 인간 유관순의 1919년 만세운동 그 이후에 주목하고 싶습니다.

유관순 열사는 아우내 장터 만세운동 현장에서 체포되었는데,
바로 그 현장에서 부모님 두 분이 다 총에 맞아 돌아가셨으니,
서대문형무소 안에서 얼마나 원통한 심정이었겠습니까?
하늘을 원망하고 땅을 치고 시대를 통곡하고, 
그리고 ‘불효’의 회한까지 사무치셨겠지요. 
그런데도 감옥 안에서도 1920년 만세운동 1주기를 맞아 옥내 만세운동을 주동하였으니 그 담대함이 더 놀랍지 않습니까?
그 때문에 더 괴로운 고문을 당해서 결국 옥사하셨을 겝니다.

영화 <잔다르크>를 보면
감옥 안에서 잔다르크가 끊임없이 자신과 대화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환상인지 독백인지, 자신에 회의하고 의문하는 과정... 
역사의 영웅들을 우리는 그 행동으로만 간단히 기억하지만 
사실 그 영웅들도 다 인간이라는 사실,
얼마나 많은 고뇌와 큰 의문과 고통스런 회한을 가지면서도
그럼에도 ‘그 순간’ ‘그 행동’을 ‘선택’하는가.
   
 
유·관·순, 이름 석 자를 역사에 남기고 가셨습니다.
실물 사진을 보면, 넓은 이마, 또렷한 이목구비, 꾹 다문 입매,
남보다 더 큰 코(주변 사람들 얘기인데, 아마 본인은 좀 콤플렉스를 갖지 않았을까요?^^)
상당히 뚝심 있고 의지 강한 인상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한글도 혼자 독파했다고 하고,
이화학당의 기독교 신앙을 통해 더 깊어졌을 것 같고...
‘인간 유관순’의 이야기를 더 알고 싶습니다.
자신과의 대화가 어떻게 전개됐을지...   
 
2005년 광복60년 해에 삼일절 행사를 이화여고 안의 ‘유관순기념관’에서 하도록 강력 추천해서 그렇게 하게 했습니다마는(당시에 저는 광복60년기념사업위원회에서 ‘미래와세계분과위원장’이라는 역할을 하며 기획운영회의 멤버였거든요), 독립선언의 현장인 탑골공원에서 만세운동행사 하고 중계로 연결하고 했지요. 올해는 독립기념관에서 하나요? 만세운동은 더 펼쳐지는 것 같아 좋구요. 태극기를 우리 그렇게 2002년 월드컵에서 흔들었는데...
 
올해는 건국60주년이기도 하지요(건국이라는 말에 거부감을 갖는 분도 계시지만, 사실 대한민국 건국이라는 말은 좀 이색해보이기도 합니다). 새 이명박 정부에서 올해의 8.15일 광복절이자 대한민국 건국 기념일을 의미 있게 만들기를 기대합니다. 

삼일 정신, 독립 정신, 주체 정신, 참여 정신, 대승 정신, 자유 정신...
오늘 유관순 열사와 함께 생각합니다.
당신은 참 좋은 인간, 참 용기 있는 인간이었습니다.
당신의 이름 석 자, 유.관.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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