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더의 국회 본회의장 일주일 스케치
- Posted at 2009/11/13 09:49
- Filed under 김진애의 좋은 새벽/18대 국회
지난 1105 목요일 국회의원선서를 하고 딱 일주일, 소감을 적어봅니다.
초짜 의원의 감성관찰 스케치라고 봐주십시오.
대정부질의 닷새 동안 거의 하루 종일 본회의장에서 보냈습니다.
본회의장은 오직 국회의원만 들어갈 수 있답니다.
그래서 하물며 보좌관들도 전혀 감이 없습니다.
저만 인사이더, 현장 목격자가 될 수 있는 것이지요.
그래서...
1. 본회의장 공간이 생각보다 아늑하더군요.
본회의장에는 첨 들어가 봤습니다. TV에서 보는 것 보다 아늑하더이다. 제 키와 비교해보니 국회의장석도 그리 높지는 않고. 초짜로 맨 앞좌석에 앉아 있다 보니 바로 달려 나갈 수도 있겠다 싶을 정도로 가깝고. 좌석은 고정인데, 인체공학적으로 무척 불편합니다.
저는 여자치고 체구가 큰 편이긴 한데, 소형체구 남녀들, 건강 체구 남자들은 더 불편하겠더군요. 책상은 너무 높고... 내부 공간 분위기는 상당히 어둡고 침침하고 칙칙합니다. 사진은 속임수가 많지요. '공간정치'의 한 면모 이지요.
2. 여전히 전자투표 본인확인 시스템은 없더군요.
대리투표로 난리가 난 후에도 여전히 본인확인 시스템은 어떻게 하려는지? 딱 한 번 의결절차가 있었는데, 본인확인이 없으니 공연히 거북해 지더군요.
3. 본회의장 컴은 영 답답하더군요.
국회 와서 처음 놀랐던 게 여전히 한글 2002버전을 쓰고 있더군요. 본회의장 컴은 마우스 없습니다. 다만 터치스크린이 되어있지요.(컴 불편한 의원님들을 위한 서비스겠지요?). 인터넷은 쓸 수 있습니다. 가끔 터치가 안 먹고, 먹통이 되어 갑갑하고. USB 포트는 되고, 지멜은 잘 안되고, 아직 국회 내부 멜/메신저 쓰는데 신중을 기하는 편이고, 본회의에 집중하라고 오히려 컴 사용을 불편하게 만드는 게 컨셉이라고 합니다^^.
4. 본회의장에서는 본회의에만 집중하라는 것인데... 자료가 별로 안 뜹니다.
귀로 말을 들으면서 눈으로 자료를 확인할 수 있으면 시너지가 높아지는데 국회에서 제공하는 자료는(의원 질의 자료)는 어차피 말씀하시는 거나 똑같으니까 별로 도움이 안 되지요. 국회정보DB를 활용하려 하는데, 의사록-녹취록-법안자료-예산심의 자료 더 깊이 들여다 봐야겠는데, 하나하나 찾으려니 좀 불편합니다. 분류검색이 좀 더 필요합니다.
5. ‘잘했어∼’는 일종의 관습적 추임새라고 하더군요.
의원 발언이 끝날 때 마다 “잘했어〜” 하는 것은 좀 충격이었습니다.
동지의식의 표현인데, 좀 야유처럼 들리기도 하고, 실제 그렇게 반어법적으로 쓰이기도 하더군요. 왜 다른 말은 못쓰는가, 예컨대 “잘했습니다.”라도 말이지요. 너무 반말 조 아닌가 싶어서요. 사유를 들어보니 국회내 박수를 못 치게 하면서 생긴 관행이라고 합니다. 반응을 나타내고 싶은 것은 당연한데, 어떤 격식이 더 좋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전통은 진화해야 하는데...
4. 대신 야유와 반대 어필 방식은 각양각색이랍니다.
제 등원인사 할 때도 드러났듯, 벼라별 말들이 다 나오지요. 고함도 치고. 야유성 한마디도 있고, 정색을 한 한마디도 있고... (저도 정운찬 총리 답변 듣다 듣다 한번은 못참고 어필 한마디를 했는데, 더 꾹꾹 참아야지요. 솔직히는 손들고 일어서 얘기하고 싶을 때가 한 두 번이 아닙니다만, 더 꾹꾹...^^)
5. 여야 의원들 별로 마주칠 일은 없어서 좋다고 할까요?
마주치기 싫은 얼굴들은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만, 실제 본회의장에서는 거의 마주칠 일이 없더군요. 앞만 바라보고 대개 시간 맞춰 나타나거나, 회의도중 들어왔다 일찍 떠나는 의원들이 많기 때문이지요. 회의 끝나자마자 총총히 나가니까 또 그렇구요. 저는 특히 맨 앞자리인지라 이른바 뒷자리의 거물들을 볼 기회도 없어서, 다행이랄까? 본회의장은 그렇고, 상임위는 이제 다르겠지요. 걱정 하고 있습니다.
6. 여야의원들 서로 예의바르게 인사하고 합니다.
저는 민주당 의총 인사도 못 드리고 바로 선서를 해서, 본회의장에서 민주당 의원들 격려를 바로 받았고, 다른 야당 의원들은 자연스레 축하해주시고, 한나라당 의원들도 마주치면 축하해줍니다. 발언자 대기석이 바로 제 옆자리인지라 많은 여야 의원들을 바로 만나기도 했구요. 국회의원도 사람일 뿐이지요. 믿어주세요.^^
본회의장 밖의 휴게 코너 두 개가 있는데, 많이들 나와서 작전도 짜고 쉬기도 하고 하더군요. 여야 코너가 나뉜 셈이지만, 넉살좋은(?) 의원들은 두 코너를 오갑니다. 공간역학이 재미있습니다. 더 관찰해보렵니다.
이래저래 지난 일주일 동안 직접 마주친 의원은 한 40% 정도? 너무 적지요? 이른바 거물급들은 한번도 얼굴 마주친 적도 없을 정도랍니다.
7. 출석체크., 부실합니다.
텅 빈 본회의장 TV에서 보셨지요? 정말 텅텅 빈 의석 보면 가슴이 메입니다. 일주일 지나서 알고 보니 하루에 한번만 잠깐 나와도 출석이 된다네요. 그 참,. 저는 오전 오후 따로 체크할 줄 알았더니, 그것도 아니랍니다.
이것도 들어올 때 지문 체크, 나갈 때 지문체크 할 정도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너무 공장, 사무소 같은가요? 하지만 불성실은 지나친 것 같습니다. 저도 나중에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최대한 참여해야 빨리 배우고 많은 것을 캐낼 수 있겠지요.
(국회 배지의 '혹(或)'의 저주는 정말 있는 걸까요? 국(國) 대신, 민(民)이 들어가야 하지 않을지요?)
8. 하지만 비생산적인 분명.
하지만 분명 비생산적입니다. 전체 65명 질의자 중 야당이 30여명. 다만 이번에는 ‘세종시’로 여-여 갈등이 큰지라 한나라당 의원들도 거세게 질의하는 경우가 많아서 그나마 좀 다이나믹한 편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냥저냥 시간 보내는 질의자, 총리 및 장관에게 해명, 홍보, 강의하게 해주는 한나라당 의원들을 보면 정말 시간이 아깝고 그 자리에 앉아있기 싫지요. 마취된 국회라고나 할까요? 그런 시간 왜 씁니까?
***
대정부질의 총평은 여러 기사들에 떴으므로 생략.
정운찬 총리는 ‘세종시 외 몰라 답변, 앵무새 답변, 발끈 답변, 국정파악 준비 부족 답변’이 두드러졌고, 이른바 경력 굵은 장관들의 ‘배짱 답변, 철가면 답변, 구렁이 담넘어가듯 답변 재능’은 수준이 아주 높고요. ^^
이상, 현장에서 목격한 짧은 일주일 본회의장 스케치였습니다.
더 깊은 얘기, 핵심 이야기는 차차 펼쳐기로 하지요.
‘인사이더’의 눈과 입과 발, 잊지 않겠습니다.
091113
김진애 포스팅
크게 힘을 받고 있습니다.
기대에 미치지 못할까 잠을 설치고 있습니다마는,
하던대로, 하고싶던대로 해보겠습니다.
빨리 배워서 크게 써먹혀야지요.
우여곡절 끝에 상임위는 국토해양위에 배치되었습니다.
4대강으로 뜨거운 예산 심의,
다음 주부터 치열한 한판이 벌어지겠지요?
등원인사가 뉴스가 되었던데,
가장 놀란 것은 TV 팟 동영상의
10만 플레이에 올라갔다는 것입니다.
얼마나 답답해하셨었더라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 시원하지 못하고
정말 답답하게 하는 국정분위기에
눌려계신 것 같습니다.
마음 건강, 영혼 건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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