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정부, 여성 인간을 망가뜨리지 말라
- Posted at 2009/09/24 12:37
- Filed under 김진애의 좋은 새벽/사람됨됨
이명박 정부, 의도적으로 여성을 망신시키려는 건지, 우리 여성의 자긍심을 망가뜨리려는 건지, 대체 이해가 안 됩니다. 왜 이렇게 자격 없는 여성들을 고위공직자에 자꾸 앉히려는 겁니까? 개인적으로 MB 정권에서도 탁월하고 본받을 만한 여성들이 많이 발탁되고 기량을 발휘해주기를 바라는 마음 가득한데, 왜 이런 선한 마음조차 짓밟으려드는 겁니까?
백희영 여성부 장관 내정자가 장관으로 임명된다면 “복부인 아줌마, 아들 병역 의혹을 감싸고 도는 맹목적 엄마가 여성부 장관이라면 오죽하겠어?”라는 비아냥을 받게 될 겁니다.
아무리 없애버리려던 여성부라 하더라도 엄연한 정부부처인 지금에 그 대표가 되는 장관의 자격은 너무 중요하지 않습니까? 이명박 정부의 여성 얼굴이지 않습니까? 도대체 어떤 가치를 지향하고 있는 것입니까?
(오른쪽, 백희영 내정자, 아래쪽 이춘호 교육방송 이사장, 출처: 한겨레)
EBS 교육방송에 이춘호 이사장이 선출되었다구요? MB 정부의 첫 여성부 장관 후보로 수많은 부동산 투기 경력과 그 유명한 발언, “암이 아니라는 진단에 남편이 선물로 사준 오피스텔”이라는 말을 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낙마했구요. 그런 부적절한 사람이 KBS 이사에도 응모하고 급기야 교육방송의 이사장을 맡게 되었다니, 이런 인사가 어디 있습니까? “부동산 투기 요령을 교육방송에서 가르치려는 거지, 뭐.” 하는 비아냥이 벌써 나오고 있습니다.
한나라당 지지 성향의 여성들, 이명박 대통령에 우호적인 여성들, 이명박 정부와 노선을 같이 하겠다는 여성들이 결코 다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지 않을 것이라고 또한 자질 미비가 아니라고 저는 믿습니다. 그런 기본 믿음조차 없다면 어떻게 작금의 대한민국에서 살아갈 수 있겠습니까?
주변을 잘 돌아보십시오.
제발 미리 샅샅이 검증해주십시오.
여성 인물의 풀이 그렇게 작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아는, 뭔가 정치적 연결이 있는 여성에 한정시키지 않는다면,
깨인 여성의 풀이 훨씬 더 커질 것입니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 지지율이 상당히 올라갔음에도 불구하고' 30대 여성의 지지율은 폭락했다'는 사실을 청와대도 모르지 않겠지요? 왜 그럴까요? 이명박 정부의 밀어붙이기에 학을 떼는 깨인 여성들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뜻임을 겸허하게 생각해보십시오. ‘당근과 사탕’만으로 회유되지 않는 깨인 여성들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뜻입니다. 30대 여성이라면 가정과 사회에서 쓴 맛도 보고 겪을 경험을 하고 아이들의 미래에 대해서 고민하고, 삶의 뜻, 사회의 가치관에 대해 심각한 고민을 하는 세대입니다. 이런 젊은 엄마들이 왜 이명박 대통령을 선뜻 지지하지 못하는 거겠습니까?
안 그래도 경제 위기와 사회 보수화 분위기 속에서 가장 위협을 받는 층이 30대 여성이라는 통계가 나와 있습니다. 현재 여성은 점점 더 위축되고 있습니다. 여성을 그저 ‘아이 낳는 의무’로 국한하려는 이명박 정부를 갑갑하게 생각합니다. 여성의 인간으로서의 가치를 두고 있는 것인지 의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위장 전입과 부동산 투기와 병역 회피와 세금 탈루 등의 특권과 반칙이 허용되는 사회에서 과연 어떤 여성이 분노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여성을 폄하하는 단어는 수없이 많았었습니다. “복부인, 유한마담, 사모님 등 등.” 그런 말들이 다시 살아나는 시대가 되고 있지 않습니까?
인간으로서의 여성의 독립과 책임과 성찰과 사회 기여에 대해서 보다 더 넓은 깨인 의식이 넓혀져도 모자란 이 시대에, 웬일 입니까? 왜 여성을 그렇게 ‘낮은 위상’으로 퇴행시키려고 하는 겁니까?
퍼스트레이디의 역할도 중요합니다. 파전을 잘 부치고 김치를 잘 담그는 것도 좋습니다.(참고로 저도 잘합니다). 다만 영부인의 역할은 보다 공공적이어야 하고, 우리 사회가 지향하는 좋은 가치관을 나타내는 것이어야 한다고 저는 믿습니다. 김대중 대통령 시대의 이희호 여사의 역할이 좋은 모델이 되겠지요. 김윤옥 여사께서도 좀 더 우리 여성 인간들의 자긍심을 세울 수 있도록, 사회적 기여도를 높일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명박 정부,
이번 ‘인사 청문회’에서 얼마나 국민들이 실망하고 허탈해 있는지 파악하고,
부디 ‘공인의 기준’을 바로 세워서, 그것을 여성에게도 철저하게 적용하여 주기 바랍니다.
20090924
김진애 포스팅
어제 한 여성대학에서 300여명의 또록또록한 눈망울의 여학생들 앞에서 ‘여성인간의 조건’이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하고 나니, 새삼 울컥해집니다. 요즘 정말 여성들이 의기소침해지고 불안감이 짙어졌고, 무엇보다도 ‘자긍심’이 떨어지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어가고 있거든요. 어제 대학에서는 다시 여성의 에너지를 받으면서, 이 포스팅을 하게 되었습니다.
여성들, 부디 용기를 잃지 마시기를, 희망을 세우시기를, 그러면서 우리 사회에 우리 정부의 바른 여성인간관을 세우도록 노력하십시다. 우리 여성인간은 아직 너무 소수자입니다. 힘이 약합니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다시 우리를 돌아보고 미래를 바라봐야지요.
솔직히는 분노를 꾹꾹 참으며, 모욕감을 꾹꾹 누르며 쓰고 있답니다.
우리의 자긍심을 지킵시다. 정신 건강을 지킵시다. 우리의 영혼을 다독여 봅시다.
*** 이번 총리 청문회에서 '이정희 의원'의 활약상에 않은 기를 받았습니다. 어느 당에 속해 있는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정희 의원, 국회의원이라는 공인의 역할에 맞게, 청문의원이라는 기능에 충실하게, 사회인으로서의 기본 개념을 튼실하게 지키며 그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존경스러운 것입니다. 자연인 이정희로서도 아름다운 여성, 건강한 엄마, 일인10역을 하는 주부일 것입니다. 그야말로 아름다운 인간, 아름다운 공인이지요. 이정희 의원님, 다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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