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지방 가는 중에 김대중 대통령의 영면 소식을 들었습니다.

마음 또 한 쪽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연초에 김대중도서관에 들렸다가 김대중 대통령을 가까이 모시는 분이 김대중 대통령께서 연초부터 “올해 영 불길하다. 여러 조짐이 너무 안 좋다. 단단히 대비를 해야 하는데...” 하는 말씀을 자주 하신다는 전언을 듣고 항상 불안했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서거 때 ‘설마 이런 일을 예견하셨던 걸까?’ 하고 그 예지력에 놀랐고,
“내 몸 반쪽이 무너진 것 같다”는 첫마디에 어찌나 마음이 아팠던지요.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은 그렇게 온전한 한 쪽을 이루었는데, 두 분을 백일 사이로 잃게 되다니...

어제 소식을 들었을 때 산 속에서 길을 잃고 있었는데, 전화 메시지를 받고 산비탈에 주저앉아버렸습니다.

***

어제 갔던 곳이 진주인데, 서거 소식을 듣고 가려니 두려웠습니다. 상처받을까봐 두려웠던 거지요. 한나라당 지지가 강한 지역에서 혹시 친족들이 무심코 던지는 비수 같은 말을 들으면, 그 마음의 상처를 어떻게 하나 지레 겁이 났던 거지요. 시댁 식구들이니 속으로 꿍꿍했던 경우를 많이 겪었거든요.
(오른쪽 사진: 여의도 집회에서 출처: 연합
엄청나게 강렬한 사진입니다.)


그런데 어제 같이 저녁 뉴스를 보다가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평소 김대중 대통령께 적대적인 평을 많이 했던 분이 김대중 대통령을 평가하는 말씀이 저를 놀라게 했던 거지요.

“김대중 대통령, 대통령으로서 좋은 일을 제일 많이 했다...”

“누구 덕분에 전쟁 걱정 안하고 살게 되었느냐?”

“85세지만, 사실 더 오래 사셔야 하는 대통령인데...”

“‘빨갱이’ 소리를 엄청나게 들었지.....”

“김대중 대통령, 참 많이 행복했던 사람이다. 그 모진 고생을 겪고 나서도 대통령 하고, 노벨상 받고, 노무현 대통령도 나왔고....”

“지금도 이희호 여사가 지켜주니, 더 행복해 보인다...”

사이사이에 다른 대통령들, YS, MB 등에 대한 비평이 곁들여진 것은 옮기지 않겠습니다. 제가 있어서 덕담을 한 것만은 아니라는 분위기에 많이 놀랬고, 서거하셨기 때문에 하는 덕담만은 아니라는 것에 마음이  풀렸습니다. “아, 이분들 다 보시고 계시는 구나......!”
 아픔 속에서 희망을 떠올렸습니다.


***

‘참 많이 행복했던 김대중 대통령’, 하지만 최근 얼마나 고통스러워 하셨는지요.
인동초처럼 다시 피어올라 다시 행복해 하시기를 바랬건만.. .

노무현 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

이것 한 가지는 우리가 꼭 약속을 해드려야겠지요.

“돌아가셨지만, 살아계신다.”

모여 사는 사람살이의 기본 도리인 ‘민주, 인권, 평화, 그리고 깨달은 시민’이라는 가치를 속속들이 몸으로 정신으로 혼으로 사신 두 분의 가치를 우리가 이어가겠습니다.

김대중 대통령님,
존재만으로도 항상 힘이 되셨던
인간의 힘을 보여주셨던 분,

마지막까지 당신의 가치를
행위로 이어가셨던
행동하는 깨달음, 그 양심...

깊이 애도합니다.

090819
김진애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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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racked from 희망천배 천정배 2009/08/21 09:38 Dele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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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racked from 희망천배 천정배 2009/08/21 10:51 Dele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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