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캐치 22>라는 유명한 소설-영화가 있다. ‘미치광이가 미치광이인 것을 알면 미치광이로 인정해줄 수 없다’는 군대 규정으로, 돌고 도는, 정말 미친, 부조리 규정이다. 2차 세계대전 중 폭격기 조종사 주인공은 그 미친 전쟁이 싫어서 미치광이인 척하면서 전역을 하려 무진 노력을 하지만 번번이 캐치 22에 걸려서 무산되고, 결국은 자기 빼고는 주위 사람들이 다 미치광이였음을 알게 된다.

‘미치지 않고서야 그런 일 할 수 없다.’
 ‘미치광이인 줄 모르는 미치광이들이 세상을 농단한다’,
‘미치광이라 인정하지 않는 미치광이들만 그 자리에서 권력의 힘으로 제도적 폭력을 행사한다.’
등의 말이 줄줄이 떠오르지 않는가.

2.
<캐치 22>가 떠오른 건 최근 검찰, 경찰의 행태 때문이었다.

검찰, 서울중앙지검은 천성관 후보를 낙마하게 한 정보에 대해 이른바 ‘빨대 색출’을 위해 관세청을 내사하면서 ‘공공기관이 보유하는 개인정보는 소중하므로 유출 경로를 밝혀야 한다’고 했다. 그 참 ‘캐치 22적 모순’ 아닌가?

‘공직후보자의 도덕성은 확실하게 검증해야 한다. 공직후보자의 도덕성을 검증하기 위해서는 금융정보, 해외여행, 무관세점 쇼핑과 같은 개인정보가 근거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개인정보이기 때문에 공개할 수 없다. 그러므로 공직후보 도덕성은 검증할 수 없다.’ 이런 모순된 부조리 현상이 어디 있는가?

그렇다고 개인 정보를 아무 때나 공개하면 프라이버시가 침해된다는 것은 확실하다. 자칫 국정원, 검, 경찰, 청와대 등 권력기관들이 마음대로 개인정보를 악용할 수도 있으니까. 그렇다면, 적어도 공직후보에 대해서 공개할 수 있는 개인정보에 대해 제한을 풀어야 하는 것 아닌가? 적어도 검찰이라면, 그 ‘캐치 22’에 기대지는 않아야 하지 않는가?

게다가 서울지검은 이제 한 발 빼고 관세청에서 고발하면 조사하겠다고 한다. ‘법치주의’라는 말 또 나올 것이다. 청와대는 ‘인사검증에 대한 근원적 처방’을 한다고 하더니 추후로 미루겠다고 한다. 곧 있을 후임청장과 개각 인사 청문회를 구렁이 담넘어가듯 하고 싶다는 것 아닌가? 이번 검찰의 내사가 곧 다가올 인사청문회에 어떤 유효한 정보든 꽁꽁 막겠다고 하는 것 아닌가? 지난 천성관 후보 청문회 때 85건의 자료 요청 중 오직 2건만 자료를 냈다고 하던데, 바로 그렇게 하고 싶다는 건가?

왼쪽: (MBC 뉴스에 나왔던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

3.

며칠 전 서울경찰청장이 대한문 앞의 노무현 대통령 시민분향소 폭력철거를 직접 지휘했다는 기사가 떴다. 이것도 무전 기록, 전화 기록에 근거한 폭로인데, 이것도 ‘빨대’ 운운 할 건가? 지난 용산 참사 때에도 서울경찰청장이 계속 오리발을 내밀 때, 경찰청의 내부 자료가 없었더라면 과연 조금이라도 진상이 밝혀질 수 있었던가?

게다가 이번 서울경찰청장은 이미 시민분향소 강제철거는 현장에서 잘못 이루어진 것이라며 현장 지휘자를 이미 징계까지 했다. 어떻게 이렇게 거짓말을 하는가? (오른쪽: 현 주상용 서울경찰청장. 여전히 아무 반론, 아무 설명조차 없다. 아예 뭉개고 넘어갈 모양인가? 아니면 명예훼손으로 고발 할 건가?)

“권력 자리에 앉아있는 사람들의 잘못을 밝혀내기 위해서는 내부 자료가 필요하다. 하지만 그 내부 자료를 공개하는 것은 불법이다. 그러므로 권력자의 잘못을 밝혀낼 수는 없다.” 이런 모순되고 부조리한 ‘캐치 22의 덫’에 정말 우리 사회가 빠져야 하는가?

4.
한나라당의 국회도 ‘캐치 22’ 하고 있다.
7월 22일 날치기 국회 후에, 국회사무처까지 나서서 속기록도, 회의록도 미루고 줄인 것이나, 한나라당은 재투표가 유효하다고 주장하고, 야당의 대리투표를 제기하고 그래서 자신의 대리투표를 인정하면서도, 여전히 투표결과가 유효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명박 정권이 추진하는 ‘미디어법’이 유효화 되면 <캐치 22>의 덫은 우리 온 사회를 더욱 심하게 옭아맬 것이다. 이미 권력자의 정보 독점에 더하여 언론 독점이 심해지면, 우리 사회에서 미치광이들의 자신의 미치광이 짓을 보호하기 위하여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모른다. 옭아맬 수 있는 법치주의를 휘두르며, 언론 장악으로 국민들의 알 권리를 막아내며, 또 다른 규정을 만들어낼 것이다. 왜 그들은 <캐치 22>를 그리 좋아하는가? 도대체 그 무엇에 그리 미쳐버렸기에?

5.
이 끔찍한 상황을 그린 그 블랙 코미디 소설의 끝에서, ‘캐치 22’ 규정이란 가상의 규정이었음이 밝혀진다.

있지도 않은 규정을 있는 척하면서 통제했던 것이다.

 그 ‘미치광이’들이
‘미치광이들의 권력을 유지하고
미치광이 짓을 계속 하기 위해서
가상의 규정까지 만들고
진짜인 척 전파했던 것이다.


20090725
김진애 포스팅

미치광이들이 미치광이 짓을 계속 하기 위해서 만드는 규정이 어디 <캐치 22> 뿐이겠습니까?
<캐치 22>에 빠져있는 데가 한나라당 국회, 검찰, 경찰 뿐이겠습니까?
이명박 정권에서 등, 등, 등, 등, 이루 헤아릴 수가 없지요.

우리가 깨어 있으면 부조리, 모순, 강압, 제도적 폭력을 휘두르는 <캐치 22>를 깨뜨릴 수 있겠지요.

그 <캐치 22> 우리가 깨어있어야 깨뜨릴 수 있습니다.

깨어 있습시다. 아무리 힘들더라도...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 읽으신 글이 마음에 드셨다면 잠시 스톱!☆ 김진애의 블로그가 맘에 드신다면 RSS버튼을 클릭해서 구독해주세요
, , , , , ,
트랙백은 하나 , 9 Comments

Trackback URL : http://jkspace.net/trackback/286 관련글 쓰기

  1. 신당을 해야 할 이유

    Tracked from 일체유심조 2009/07/27 06:19 Delete

    김진애님의 '캣치 22'에 빠진 한나라당 국회, 검찰, 경찰 등등을 읽으니 이 사회 지도급에 있는 인간들이 저지르고 있는 미친 짓거리가 그렇게 생뚱맞은 일도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왜 대부분의 상식적이고...

« Previous : 1 : ... 187 : 188 : 189 : 190 : 191 : 192 : 193 : 194 : 195 : ... 455 : Nex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