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란 물과 불로 하는 황홀한 장난,

요리란 순간을 만끽하는 시간 예술,

요리란 손과 눈과 코와 혀가 얽히는 몸의 예술,

요리란 창조와 소멸을 음미하는 철학적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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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를 예찬하는 나의 정의들이다.

요리란 즐겁고
아름답고 영양 높고
철학적이고 창조적이다.

     


날렵하게 칼을 놀리며 사과를 깎는 나를 보고 남자 동창들이 던지는 말,

“그런 것도 할 줄 아네….”

이런 유감스런 바깥 이미지와 달리 나는 요리를 정말 즐긴다. 그리고 불출하게도 자랑을 해보자면, 나는 요리를 아주 잘한다.

요리를 즐긴다는 증거라면?

맛있게 먹은 음식은 꼭 한번 내 손으로 해봐야 직성이 풀린다,
여행길에서 요리 재료 하나는 꼭 사들고 온다,
뭔가 항상 새롭게 만들어 본다.
이 정도면 충분한 증거 아닐까. 

요리를 잘한다는 증거는?
글쎄다.
인공 조미료를 전혀 안 쓴다는 것,
한번 먹어본 요리는 대충 만들 줄 안다는 것.
요리 하는 중에 먹어보지 않는다는 것,
혀보다 코가 예민하고 코보다 눈이 예민하고 눈보다 손이 더 예민하다는 것,
물론 내가 한 음식을 사람들이 즐겨 먹는다는 것도 빠뜨릴 수 없다.
(맛있는 척만 하는 게 아님을 나는 물론 깊이 믿고 있다.^^)


물론 그렇다고 요리를 항상 하느냐, 이건 전혀 아니다.
이른바 일하는 여자로서, 정신없이 바쁠 때면 한 달 이상 부엌 근처에도 가지 않는 때도 있다. 그러다 여유가 생기면 매일매일 정신없이 새 요리 해먹느라 도저히 무게 관리가 안 될 정도다. 두 딸의 흉보기. “나중에 우리 결혼하면 본 척도 안하다가 갑자기 불러서 온갖 요리 안겨주고는, ‘맛있지, 맛있지, 맛있지?’ 연발할 거야!” 나는 딸들 손바닥 위에 있다.^^   

그렇지만 딸들아, 내 요리 솜씨에 감사할 날이 올 거다!
나의 두 어머니(친정 엄마와 시어머님) 요리 솜씨에 내가 감사하듯이.
요리 솜씨는 우리 핏속, 세포 속, 유전자 속에 흐른단다.
이럴 때 아들이 없다는 사실이 아쉽다.
아들이 있었더라면 요리 재미 알고 요리의 이치를 몸에 익힌 근사한 남자 하나를
세상에 내놓을 수 있었을 텐데.  

요리란 몸으로 익혀지는 예술이다. 체험과 훈련과 도전이 요건이다.

얼마나 맛있게 먹으며 컸나,
얼마나 많이 해봤나,
그리고 얼마나 도전을 해봤나,
   

  이 세 가지가 관건이다. 요리도 다른 어떤 것과 똑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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