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예상을 이렇게 한 치도 안 벗어나는가?
이명박 대통령, 예상대로 ‘재단’을 만들었고,
 예상대로 ‘청계재단’이라 이름 붙였다.
예상대로 이사들을 직접 앉혔고, 그 면면들이 지인과 측근과 가족관계로 얽혀있다.
‘설립자’의 컨트롤이 오롯이 보인다.


‘기부’라는 말을 쓰기 아깝다.
오직 언론들은 별로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는다. 정확히 ‘이명박 대통령의 장학재단 설립’이라 이름을 붙이는 것이 맞다. 어제 미디어들을 보니 오직 <미디어 오늘>만이 이 제목을 썼을 뿐, 대체로 기부, 재산환원으로 이름붙였다. 초유의 일이라고? 육영재단과 정수장학회, 일해재단 등 모두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만든 재단법인들인데, 무슨 초유의 일?

많은 네티즌들이 이미 문제점을 지적했다. 현직 대통령이 설립하는 재단법인이 빠질 수 있는 덫에 대해서.


1. 재단은 기부금을 모을 수 있다.
현직대통령이 엄연한 설립자인 재단에 이래저래 기부 명목이 생기게 되지 않겠나. 331억이라지만 임대와 이자 수익이래봤자 11-20억 수준이다. 다들 그래서 재단 설립하기에는 너무 적다는 지적이 그동안 있었고, 이미 있는 재단에 기부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했었던 것이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 기부금 안 받겠다고 재단 정관에 써있을 것도 아닌데...  331억 종잣돈으로 어떻게 커지게 되나? 재단 기부를 걱정하게 되었으니 그 참...


2. 재단은 편법 상속이 된다.

뭐 길게 볼 것도 없다. 육영재단과 정수장학회를 둘러 싸고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친족들이 벌였던 치졸한 상속 싸움을 우리 지긋지긋하게 기억한다. 재단이 너무 잘되면, 즉 재단의 재산이 늘어날수록 그 싸움은 더욱 치열해진다. 이명박 대통령 개인과 그 친족이 이사회를 맡지 않는다라고 재단 정관에 써있을 것이 아니라면...

(왼쪽 사진: 육영재단의 능동 어린이회관. 육영수 여사가 직접 이사장을 맡이 시작했던 재단. 독재정권에서 대개 퍼스트레이디 들이 나서서 사회사업을 한다. 사회봉사는 좋지만, 항상 돈에 얽힌 해괴한 일들이 얽히는게 문제다. 명분과 실리가 다르게 운영된다는 것... 그런 위험이 재단에는 상존한다.)


3. 게다가 왜 ‘청계 재단’인가?
개인 이명박은 가더라도 설립자는 그 ‘법인 명’으로 영생하고 싶어하는 속성이 어찌 이렇게 적나라하게 드러나는가? 하필 그 이름이 ‘청계(淸溪)’냐 말이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자신의 이름을 땄던 ‘일해재단’이 5공청문회에서 낱낱이 그 강제모금 상황이 드러난 후, (사진: 당시 청문회에서 정주영 현대 회장의 증언 모습과 노무현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 청문회 스타가 되었다.)

일해재단을 바꾼 이름이 ‘세종연구소’인데, ‘세종’이라는 이름도 너무 아까웠었다.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아껴야 할 역사, 자연, 국토, 인물의 이름은 절대로 어느 개인이나 주직이 독점하지 못한다는 법률이라도 필요하다는 주장을 나는 가끔 했었는데(너무도 자주 부정부패와 비리에 연루되어, 원래의 이름이 더럽혀지기 때문에), 이번 경우를 보니 또 그렇다.


‘청계’라는 이름, 재단 이름에 쓰기 너무 아깝다.
더구나 대통령이 설립하는 재단에 쓰기 너무 아깝다.
그리 맑지 않은 의도와 그리 맑지 못할지 모를 미래를 우려하고,
‘청계’라는 이름을 독점하려는 이명박 대통령이 너무 안타깝고,
‘청계재단’으로 영생하려는 그 욕망이 너무 안쓰럽다.

20090707
김진애 포스팅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너무나 좋은 기회를 날려버려서요.
이명박 대통령이 선선히 자신의 재산을 공익적 조직에 기부했더라면 더욱 좋았을 것을... 자신이 설립하고 자신이 컨트롤하는 조직을 임기 중에 만드는 대통령이라는 관행을 결국 따라가 버렸군요. 이것이 위험하다는 것을 언론들이 지적해야 하는데, 우리 언론들 어떻게 되어버렸나요? 허탈합니다.

창 영어이름은 Lee & Kim Foundation이라고 한다더군요. 이명박 대통령과 김윤옥 여사 이름을 따서요.(오른쪽  TV 아침마당에 나온 부부 모습.)  

역시 ‘끈 달리지 않은 돈’은 이 세상에 없는 모양이지요.(그렇지 않은 기부 엄청나게 많지마는요.)

대통령이 하는  ‘끈 달린 돈과 토 달린 조직’,
씁쓸합니다. 
대통령의 됨됨과 관계가 있지요.

앞으로의 운영을 감시한다지만, 조직의 배태에 이미 씨앗이 있음을 바른 언론이라면 지적해야지요. 물론 지난 1년 7개월동안 주변에서 끊임없이 지적했어야 하고, 그렇게 못하게 하도록 막았어야 하건만, 어디 이명박 대통령의 뜻을 거스를 수 있었겠습니까?

적어도 정관에는 설립자의 현직 대통령 임기 중에는 기부를 받지 않는다는 것이 명시되어 있는 것이 정상인데...  임기 후에도 문제지만요.

여하튼 대통령이 직접 설립한 '청계재단',  여러 문제를 잉태하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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