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디독재’에서 ‘봉쇄광장’까지
- Posted at 2009/06/09 11:36
- Filed under 김진애의 좋은 새벽/서울시정
경찰차들이 둘러싼 차벽광장, 집회 불허하는 봉쇄광장이 되어버린 서울광장. 2005년 새로 조성된 시청앞광장 풀밭이 ‘잔디독재’라는 글을 썼다가 이명박 전 시장의 시청으로부터 ‘못 참겠다’라며 엄청난 욕을 먹었던 적이 있다.
그런데 돌아보라. ‘잔디독재’ 아닌가?
독재가 별게 아니다. 맘에 안 들면 이러저러 이유를 붙여서 못하게 하고, 자신들이 컨트롤 하에서만 허용하겠다고 하면 그게 독재 아니고 무엇인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노무현 대통령 우산 아래’에서 ‘잔디독재’를 할 수 있었다. 집회를 못하게 한 것도 아니다. 잔디보호를 빙자하여 시민단체들의 집회를 허용하지 않은 대신, 행정수도 반대, 북핵반대와 같은 집회는 그럴 듯하게 했다.
지금 돌아보라. 현재는 ‘봉쇄광장’ 아닌가?
오세훈 현 서울시장은 ‘완전 우아한 명품브랜드시장’인 것 맞다. 서울광장에서 건전한 여가와 문화 외의 정치 집회는 국가브랜드를 떨어뜨린단다. 5월 27일 서울광장 노무현대통령 서거 추모집회 때 열어주겠다고 약속했다가 이달곤 행안부장관이 못하겠다고 하니 ‘우아하게’ 발을 뺐었다. 소심하기 짝이 없는, 도대체 사회정의를 고민하는 법조인 출신의 배짱이 한 조각이라도 있는지 모르겠다.
서울광장에 대해서는 단추가 줄줄이 잘못 꿰어져 왔다.
- 애당초 2005년 시청앞광장에 잔디 같은 그린독재용 잔디를 심는 자체가 비민주적이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민주주의 수호 우산아래,
주류언론의 비호를 받으며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만든 독단적 잔디광장이었다.
- 애당초 2006년, 역사성 높은 시청앞 광장에 여가선용과 문화예술 집회만 허가하겠다는
서울시 조례 설치가 비민주적이었다.
이후 서울시청이 아예 이벤트회사로 나서서
주로 서울시장 홍보용으로 쓰겠다는 관료주의적 조례로 실제 주로 그렇게 써오지 않았나?
- 당초 2008년 촛불집회 이후에 잔디를 걷어내고 열린광장이 될 수 있도록 했어야 했다.
그 때 오세훈 서울시장이 결단했더라면 민주참여적 서울시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으련만...
이명박 대통령의 그늘에서 벗어나 큰나무로 자랄 수 있었으련만...
- 2009년 5월 23일 노무현대통령서거 직후에 바로 시민추모공간으로 열어주었어야 했다.
추모기간 중 도대체 무슨 문제가 생길 수 있단 말인가?
무슨 일이 생겨도 시민들이 그냥 놔두지 않는다. 그렇게 우리 국민을 못믿는가?
- 2009년 5월 29일 영결식과 노제 이후에 경찰차벽을 바로 걷었어야 했다.
그렇게 해서 이명박 대통령의 통큰 모습을 보였어야 했다.
영결과 노제에서 보여준 국민들의 참하고 정갈한 애도 태도에 큰 감사의 인사를 하면서 열었어야 했다.
- 이제 2009년 6월 10일, 마지막 기회다.
이명박정부는 결국 민주주의를 거꾸로 가려는가?
6.10 항쟁 기념이 반 이명박의 돌풍으로 갈까봐 그렇게 노심초사하다가는 그야말로 다 잃는다. 겁을 극복하는 유일한 방식은 겁나는 그 일을 해내야 하는 것이다. 오세훈 현 서울시장은 경찰청과 중앙정부에 돌릴 게 아니라 서울시장으로서 서울시민의 편에 서야 서울시장다운 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광장공포증에서 비롯된 겁먹은 심기야 이해하지 못할 바 아니지만, 서울시까지도 같이 겁먹어야 할 이유가 무엇인가? 겁을 벗어나도록 도와주어야 하지 않은가?
‘시민의 세금으로 만든 시민의 광장을 쓰게 해 달라, 쓰게 해 달라, 열어달라, 열어달라,’
해야만 하는 우리 처지가 이게 뭔가?
너무 서럽다. 누가 저들에게 통제의 권한을 부여했는가?
서울광장, 부디 이 장벽을 넘어서
역사의 공간, 시민의 공간, 국민의 공간, 뜻깊은 공간으로 다시 태어나기를...
20090609
김진애, 정말 막힌 벽에 숨이 턱턱 막힙니다.
지난 달 27일 시청앞광장이 열린다기에 기다리고 기다리다 결국 차벽광장으로 서있는 것을 보고 숨이 턱턱 막혀서 그날 밤 쓰러질 정도 상태가 됐었습니다. 29일 영결식과 노제에서 시청앞광장에 다시 우리의 역사의 순간이 물들인 것을 보고 많이 울면서도 참 기뻤습니다. 노제의 행렬이 서울역으로 같이 따라가지 ‘그렇지 우리 국민이지...’ 하면서 마음이 평안해졌었습니다. 항간에 청와대로 행진할 거라는 설이 그렇게 많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었거든요.
그런데 그 다음날 다시 경찰차가 차벽을 치자 가슴이 다시 턱턱 막히기 시작해왔습니다. 차벽이 걷어진 지난 닷새 동안, 눈에 보이지 않는 심한 긴장감을 느낍니다. 광화문 네거리에 여전히 기다리고 있는 경찰차와 경찰의 존재들... 조여 옵니다.
아니 이런 광장공포증, 이런 아고라포비아로 어떻게 시청앞 광장을 지키려는지, 어떻게 광화문광장을 운영하려는지 참 이명박정부나 오세훈 서울시정부나 심각한 공포증에 걸려있군요
1년 열 두달 전경차로 막을 생각입니까?
그 많은 전경들 비용 국민세금으로 지불하며 세워놓으렵니까?
이러다 베를린장벽처럼 서울광장, 광화문광방 사방을 쳐버리는 것 아닌가요?
우리 마음 속의 장벽, 어떻게 허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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