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에 좋은 생각만 하고 보내려 했는데, 몰상식한 상황이 벌어져서 그냥 넘어갈 수가 없다. 서울시가 하이서울페스티발 개막식이 무산된 손해배상 몇 십억을 촛불집회 참여자에게 묻겠다는 황당한 뉴스 때문이다. 서울시는 자신의 책임을 사과하지 않고 책임을 모면하려 별 수를 다 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자.

1. 개막식이 계획대로 이루어지지 못했으면 제 1 책임은 주최자 서울시다.

주최는 행사기획부터 안전까지 모든 책임을 질 의무가 있다. 천재지변이 아닌 한 행사를 완수할 의무도 있다. 시민의 혈세를 하룻밤에 3억 7천을 쓰면서 그런 의무를 지키지 않는다면 어떻게 하나?

지난 번 화왕산 화재 참사에도 기껏 7급 공무원 하나만 문책하고 넘어가버렸는데, 지자체가 이렇게 의무를 방기할 수 있나? 이번에는 행사 용역에 책임을 물으려나? 행사 용역업체가 있었을 것 같은데, 그렇다면 그 업체는 오히려 서울시에 손해배상 책임을 청구해야 하지 않나?

적어도 ‘안전’에 대해서는 서울시가 보장하는 것이 계약 상에 명시되지 않았을까?
(개막식 빈 무대, 경찰이 지킬 뿐)


2. 서울시는 경찰청에 손해배상 청구를 해야 하지 않나?

서울시는 이런 행사를 하면서 경찰청에 미리 안전 대비 요청을 했을 것이다. 그랬으니까 시청앞 광장이 전경차로 둘러싸이고 경찰로 둘러싸였겠지. 그런데, 그게 뚫렸다면 누구의 책임인가? 경찰의 책임 아닌가?

더구나 ‘하이서울 퍼레이드’가 들어오는 계획이 있었을 터인데 그 때는 어떻게 할 것인지 미리 서울시와 경찰청이 계획을 세워놓지 않은 것이라면, 서울시와 경찰청 누가 책임인가? 이것은 법적으로 따져야 할 일이다.
 
하이서울페스티벌이 아니라 경찰페스티벌이 된 책임이 어디에 있는가?

적어도 서울시는 촛불집회를 청계광장이나 서울역 광장으로  열어주도록 요청했어야 하지 않나?
이렇게 사진처럼 다 막아버리고 나면 도대체 어느 시민 공간에서 집회의 자유가 가능한가?


3. 페스티벌 무대가 잠시 점거되었더라도 경찰이 그리 막무가내로 진압 안했다면?

뉴스를 들어보니 퍼레이드 하던 사람들과 촛불 집회자들이 같이 섞여 들어와서, 그 집회자들이 무대에 올라갔다는데, 경찰은 관중들에게 해산 명령을 하고 바로 검거에 들어가서 112명을 잡으면서 아수라장을 만들었단다. 오히려 경찰이 불안을 조성한 것 아닌가?

도심의 촛불집회 참여자는 500∼600여명 이었다고 경찰청에서 발표했다. 그 사람들 일부가 시청앞 광장에 들어갔을 터인데 서울시와 경찰은 도대체 무엇이 그리 두려웠는가?
(사진은 090501 여의도 지하철 역에서 경찰기동대장의 몽둥이 강경진압, 정말 이 사진들 속 경찰, 무섭다. 어떻게 저렇게 몽둥이를 휘두르나, 대개 카메라 가진 시민들일 뿐인데...)


4. 오세훈 서울시장은 도대체 그 순간 무엇을 하고 있었나?

전혀 아무 뉴스가 안 나온다. 개막식이라면 오세훈 서울시장도 그 자리에 있었을 것 같은데, 그렇다면 무대에 올라 촛불 시민들을 진정시키고 잠시 잠깐 시간을 주고 30분 정도 휴회를 한 후에 개막식을 잠깐 연기 하면 되는 것 아닌가?

당시 리허설을 하는 중이었다던데 말이다. 촛불 시민들에게 한 20여분 시간을 주고 퇴장하게 하고 페스티벌 개막식이 안전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했더라면 과연 촛불 시민들이 그렇게 안 따랐을까?
현장에는 만 여 명의 페스티벌 관람객이 있었다는데, 그들이 모두 촛불 시민들의 자제와 협조를 요청했을 터이고, 촛불시민들도 당연히 그 요청에 따르지 않았을까?

오세훈 시장이 개막식 현장에 없었더라도 시청에서 달려 나와서 현장을 수습할 정도의 용기가 없었나?
시장이라면 이런 상황을 미리 예측할 정도의 기량은 있어야 시장 다운 것 아닌가?  

***

갈수록 한심하다.
서울시는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려 하고, 서울시는 경찰청의 서투르고 미숙한 안전 보호에 대해 책임을 묻지 않는다. 언론들은 바로 이런 책임을 서울시와 경찰청에 물어야 한다. 바로 그 날 서울역과 청계광장을 그렇게 원천봉쇄한다며 아무도 못 들어가게 하지 않았던들, 길거리에 1만 3천명의 전경이 깔려 공포분위기를 조성하고 단 몇 사람만 모여있어도 위협하지 않았던들 과연 그런 불상사가 일어났을까? 용산참사 때나 똑같은 것이, 퇴로를 열어두지 않고 몰아붙이는 것이, 경찰은 전혀 배우지 않고 있다. 일부러 눈감으려드는 것인가, 아니면 머리가 나빠서일까?

하이서울페스티벌 개막식 취소의 책임은 서울시가 1차 책임, 경찰청이 2차 책임이다.
촛불시민들은 한 그룹이 불과 몇 십명에 불과한 여러 작은 모임들에 불과하지만, 서울시와 경찰청은 수천, 수만 명의 조직과 수 조에 달하는 혈세 예산을 쓰는 우리의 공공기관이기 때문이다. 서울시와 경찰청은 어떤 경우에나 모든 상황에 대비하고 행사를 해야할 의무가 있고 예산이 있고 조직이 있다. 그걸 못했다면 서울시와 경찰청이 책임을 져야 한다.

서울시는 개막식이 취소된 것에 시민들에게 백배 사과하기는 커녕, 경찰청과 제대로 계획을 세우지 못한 것에 대해 시장과 경찰청장이 동시에 시민들에게 백배 사과하기는커녕, 도대체 무슨 배짱인가?
근본적으로 시민에 대한 공직자의 책임과 용기와 헌신이 보이지 않는다.

20090505
김진애 포스팅

한심합니다..
검찰은 그날  검거된 221명 시민 전원을 기소하겠다고 난리를 부리는 군요.
개중에는 퍼레이드 시민악단도 있고, 구경온 시민들도 검거되었다는데, 도대체 무슨 배짱입니까?
아니 자신들이 도로를 점거하고 있으면서 왜 시민들을 '일반교통방해죄'로 검거합니까?
더구나 그 날은 모두 차도까지 모두 보행전용화하지 않았습니까?
경찰이 연행하고 싶으면 언제나 연행할 수 있는 건가요?
계엄령 하 경찰과 무에 다를게 있나요?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럴 때 자신의 소신과 책임을 다 할 만도 하련만, 어디 숨어있는 겁니까?
(중요한 타이밍에는 코빼기도 안보이던 오세훈 서울시장,
어린이날 행사에 눈부시게 능동어린이공원에 나타나셨다는군요. 0904, 연합뉴스 사진,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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