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르바, 가방끈들 가르쳐라
- Posted at 2009/04/21 11:15
- Filed under 김진애의 좋은 새벽/정치의 가치
아직 살아있는 사법부 정의에 안도의 한숨을 쉬는 국민들이 참 많지요.
부끄럽기만 한 이명박정부의 과도한 여론 통제, 특히 눈감은 척 칼을 휘두르는 검찰의 행위에 미네르바 블로거 체포, 1년 6개월 구형이 전 세계 뉴스가 되었으니 ‘인터넷 강국 코리아’의 명성을 깎아내린 나라 망신이었지요. ‘아직 정의는 살아있는 대한민국’이라고 세계에서 재평가를 내려주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아직 안심하기는 이릅니다.
이런 생각을 해야 한다는게 서글프지만 현실이 그렇습니다. 검찰은 항소를 벼르고 있고, 항간에는 ‘끝까지 판결을 가봐야 한다’고 주장하는 세력이 있고, 항간에는 1심에서는 무죄판결을 받았지만, 2심에서 사법부 압력이 있을 지도 모른다는 설까지 떠도니, 영 찜찜합니다. 사법부의 ‘재판 배정 압력 사건’도 있었고, 그 당사자는 아직도 대법원 판사로 굳건히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안심할 수 있겠습니까? (사진 좌측, <이코노미스트>의 블로거 탄압에 대한 카툰, 참 부끄럽지요? 이건 어느 한 나라 국민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 인류의 인권에 대한 사안입니다.)
6월 국회 이후에는 ‘사이버 모욕죄’ 관련 정보통신법 개정 밀어붙이고, 방송법 밀어붙이며, 또 어떤 여론을 조성하려 할지 모른다는 게, 현실적인 우려이지요.
***
저는 미네르바가 공고, 전문대 출신으로 독학으로 경제학 공부해서 인터넷에 글을 1,000여 편이나 썼다는 게 아주 자랑스러웠는데, 그걸 또 그렇게 폄하하는 세력들을 보면 참 한심하더이다.
1. 이른바 ‘가방끈 콤플렉스’에 빠져있는 사람들, 정신 차리십시오.
학벌이 실력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것, 학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어야 할 책임을 가진 사람들이 먼저 나서서 가방끈 콤플렉스 부추겨서야 되겠습니까? 학벌주의, 계층주의, 파벌주의 깨뜨리는데 앞장 서지는 못하더라도, 부추기는 짓 만이라도 안하면 좋겠군요.
(참고: '학벌' 만큼은 거론치 말라. http://jkspace.net/216
2. 이른바, ‘주류 콤플렉스’에 빠져있는 사람들, 정신 차리십시오.
꼭 제도권 안에서 날리는 사람들의 의견만이 옳은 게 아닙니다. 이른바 주류에서 알아주는 직업 없다고 ‘루저(loser)'라고 몰아붙이지 마십시오. 당신들의 ’위너(winner) 콤플렉스‘가 우리 사화를 황폐하게 만듭니다. 우리 청년들 태반이 제대로 된 직장 못 가지는 시대에 책임감 좀 높입시다.
3. 정부비판, 정책비판은 ‘fact of life'라는 것을 정부여당은 인식하십시오.
정부비판, 정책 비판 없는 사회는 필연적으로 썩어가고 게을러집니다. 그렇게 비판이 있다는 것에 오히려 감사해야 하며, 통렬한 비판을 해주는 사람들에게 머리 숙여 감사해야 합니다. 나름으로 비판적 사고를 기르십시오. 끼리끼리, 내편 네편 하며 반대의견자를 어떻게든 핍박하려 하면 결국 큰일 나고야 맙니다.
(오른 쪽 카툰: <이코노미스트> 지. 지난 1월 미네르바 체포를 기사화할 때 나왔던 일러스트. 철퇴맞는 블로거. 남의 일 같지 않습니다.)
4. 미네르바, 앞으로 더욱 정진하여 ‘가방끈들' 좀 정신차리게 해 주기를 바랍니다.
미네르바가 앞으로도 여러 방면의 글을 쓰겠다고 하셨지요? 미네르바 뜻이 있다면, 기자 채용에 응모하라는 <오마이뉴스> 제안이 있었지요. 물론 ‘엄정한 실력에 대한 판단, 엄정한 훈련에 대한 각오’가 있어야 하겠지요. 앞으로도 꾸준히 블로거로서 활동하고, 기자로서 평론가로서 발전했으면 좋겠습니다. 정책제안자로서의 내공을 크게 쌓았으면 좋겠습니다.
***
미네르바 체포-기소-무죄판결 사건은 인터넷 블로거에 대한 압박감을 줌으로써
표현의 자유에 스스로 자기검열을 하게 만들게 한다는 이명박 정부의 동기는 이미 일부 성공을 거두었다는 평가도 있더군요.
그런 일면도 있을 것입니다마는, 다른 한편 ‘표현의 자유를 지키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게 했다’는 현상도 작용하겠지요. 사람들의 자유의지를 통제하려는 시도는 결국 패합니다.
미네르바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긴 가방끈만 자랑하는 '가방끈들', 크게 가르쳐 보십시오!
20090421
김진애 포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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