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유럽에 일하러 간 카이스트 학생
- Posted at 2009/04/12 09:48
- Filed under 소통-블로깅-소셜미디어
‘유튜브 국적 망실 사건’을 보면서 구글에 일하러 간 카이스트 학생이 생각납니다.
카이스트에서 강의했던 <인류와 문명 - 도시공간을 상상하자> 클래스 수강생이었는데, 졸업반이면서 구글 유럽 본사에 취직이 되어 스위스로 일하러 간다고 하더군요.
그 창조적이고 상상력 높기로 유명한, 스위스 취리히에 있는 구글 유럽본사에 취직되었다니, 부럽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하고 제가 다 가슴이 설레더군요. (사진 우측: 구글 취리히 유럽 본사의 상상놀이공간)
안 그래도 눈빛이 남다른 학생이었습니다. 과제 발표하며 다른 학생들 기함시킬 정도로 진지한 발표가 인상적이었고, 침착하면서도 활력 있는 모습의 학생이었지요. 젊은 대학생들을 만나면 오히려 제가 기를 받곤 하는데, 바로 그런 학생입니다. 여학생이라 더 기대가 되었음은 물론이고요.^^
아마 지금쯤 이 학생도 이번 유튜브 사건에 기함하고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특히 외국에서 일하면, 조국의 후진적인 모습, 나라 망신적인 사건에 당혹스러워지는데, 바로 그 구글에서 일하고 있으니 얼마나 더 한심하겠습니까?
‘유튜브 국적 망실 사건’이라 표현하면 적절하겠지요?
이명박 정부가 밀어붙인 인터넷 실명제를 거부하기로 한 구글 유튜브의 거부로 인하여,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다른 국적 또는 월드 국적을 선택하면 유튜브 영상을 올릴 수 있고, 한국 국적으로는 동영상이나 댓글을 올리지 못하게 했으니 유튜브 세계에서 한국은 퇴출당한 셈’이지요. 정말 나라 망신살이 뻗쳤습니다.
드디어 인터넷 망명이 본격화될 판이니, 한국이 인터넷 검열국가로 낙인 찍혀버리면 ‘인터넷 강국이라는 한국의 대표 브랜드’가 사라지는 거지요. 이래도 대한민국의 미래가 밝을지 모르겠습니다. ‘IT 강국’이라는 국가 브랜드는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런데도, 청와대가 버젓이 “앞으로도 이명박 대통령 라디오연설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릴 것이다. ‘전세계(global)'로 인터넷 설정을 하면 된다. 여태까지도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했군요. 참으로 황당한 설명입니다.
첫째, 청와대의 ’나에게만 지장 없으면 된다‘라고 하는 태도가 기함할 수준이고요.
온 국민의 입장, 국가로서의 입장을 고려해야할 청와대의 이기주의적 태도에 어안이 벙벙합니다.
둘째, 그렇다면 앞으로 동영상이나 댓글을 올리려는 국민들은 모두 ’전세계‘로 망명하면 되는 겁니까? 인터넷 이용에 대한 국제적 통계에서 어떻게 대한민국이 표출되겠습니까? 인터넷 상 한국 국적으로는 ’유튜브 대히트‘를 꿈꾸기란 영영 불가능해 지는 거지요.
셋째, 세계 사람들에게 ‘유튜브 한국 국적’이 없어졌다는 것을 어떻게 설명하겠습니까? ‘구글이 무리수를 뒀다’고 설명해야 할까요? ‘표현의 자유 지키기와 국가별 인터넷 통제 법을 동시에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구글의 해명에 대해서 어떻게 답을 하려는가요? 안그래도 미네르바 구속이며, 사이버 모욕죄 도입 등 인터넷 언론 통제국가로 국제사회의 따가운 비판을 받고 있는데, ‘인터넷 검열 국가’라는 오명에 대한 해명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이런 것을 청와대가 해야지요.
그런데, 한 수 더 떠서 방송통신위원회 최시중 위원장은 국회에서 버젓이 뻔뻔하게 주장하더군요. 한나라당 의원이 발의한 인터넷실명제 법을 국회에서 통과시켰고, 이명박 정부에서 더 강화한 사실을 호도하는 발언을 하는데, 내용을 일부러 모른 척하며 주장하는 것 같더군요.
여하튼, 큰일입니다.
우리가 먹고 살아야 할 중요한 산업 중 하나가 웹 산업, 네트워크 산업, 인터넷 산업인데,
이렇게 통제하고 검열하는 국가 이미지를 가지고 무슨 해외 신뢰를 쌓겠습니까?
이렇게 통제된 나라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이 개방성, 창의성, 상상력이 자라겠습니까?
이렇게 통제되는 나라에서 만든 상품 서비스가 국제 사회에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수 있겠습니까?
그렇게 우려했던 ‘사이버 망명’이 본격화될 위험에 즈음에 이르면 과연 이명박 정부가 올리겠다는 국가 브랜드가 어떻게 되겠습니까?
구글 스위스로 일하러 간 그 여학생의 또롱또롱한 눈망울을 기억하면서, 인터넷 상에서 망명을 해야 할까 말까, 고민하게 되는 이 처지가
너무 한심합니다.
20090411
김진애 포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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