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환 인권위원장의 법과 영화 사이
- Posted at 2009/03/27 10:48
- Filed under 김진애의 좋은 새벽/정치의 가치
국가인권위원회가 나설 일이 본격화되고 있는 와중에,
안경환 인권위원장의 <이카루스의 날개를 달고 태양을 향해 날다 ... 법과 영화 사이>
책이 떠올려집니다.
동아일보에 연재했던 것을 책으로 묶은 것인데, 법정영화에 관심있는 분은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저는 워낙 법정영화와 추리물 장르를 좋아해서 거의 본 영화에 대한 글이라 연재할 때부터 관심있게 본 글입니다. 안경환 법률가의 유려한 문장력과 법 정의에 대한 소신이 잘 엮여있는 글입니다. (책표지)
책 중의 한 대목.
"소신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버린 역사의 인물은 많다.
그러나 그 중에 법률가는 드물다."
헨리 8세에 의해 참수형을 당한 '토머스 모어'를 그린 <사계절의 사나이> 영화 평에 안경환위원장이 쓴 말입니다. 최근 신영철 대법관의 이메일 재판개입을 둘러싼 사법파동을 보면 딱 맞는 말이지요? '법대로'를 다루는 법관들이 소신을 지키기란 그렇게 어렵다는 말이겠지요. 법률을 적용하는 검찰과 경찰은 더 말할 것도 없겠습니다. '법대로 적용'을 보신책, 또는 신분상승 처세책으로 쓰는 '공권력자'들을 꾸짖는 말이겠지요.
(왼편, 안경환 국가인권위원장, 오른쪽, 토마스 모어)
이 엄중한 시점에 안경환 위원장인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이라는 점에 기대를 가지지 않으려야 않을 수 없습니다.
1. 이명박정부의 국가인권위원회 조직 축소
이명박정부가 행안부 이달곤 장관을 통해서 '국가인권위원회' 기능축소를 결국 단행하려 하지요? 차관회의를 통과했다고 합니다. 일설에 지난 해 '촛불집회의 공권력에 의한 인권 유린을 지적'했다는 데 대한 괘씸죄라고도 합니다마는, 여하튼 이명박정부로서는 '국가인권위'가 눈엣가시로 보이는 모양이지요. 바늘방석에 앉은듯한 느낌도 들테구요. 한나라당 어느 의원이 '이명박정부에 왜 국가인권위가 필요하냐?'는 발언을 한 적도 있었지요? 무슨 뜻인지 알고나 말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국가인권위'의 존재는 어떤 정부에나 껄끄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국가는 '공권력'을 쓰는 과정에서 언론의 자유, 인권에 대한 침해 소지를 가질 수 밖에 없는데, 그를 감시하는 인권위원회의 존재는 껄끄럽지요. 하지만 그 감시 기능을 기꺼이 인정하는 정부가 민주 정부겠지요.
국제사회에서 비난 받을 일을 왜 이명박정부는 사서 하려는 걸까요?
2. '공안정국' 상황에서 지금도 인권위원회의 역할이 필요합니다.
- YTN 기자체포
- MBC <피디수첩> 이춘근 피디 체포,
앞으로 또 어떤 일이 줄줄이 생길지 그 때마다 인권위 할 일이 많겠지요.
3. 인권위에서는 다음 구조적 사안들도 끊임없이 다루어야겠지요.
- 경찰, 검찰의 공권력 남용
- 기관에 의한 명예훼손죄 남용
- 기관에 의한 업무방해죄 남용
4. 불행히도 용산참사 관련 재판에서 국민참여재판이 무산되었군요.
검찰이 극구 불가 입장을 밝히더니만, 법원에서도 검찰측 손을 들어준 모양입니다. '인권'과 '공권력 남용'에 대한 재판이 되어야 할 사안인데, 법정은 법정대로, 인권위는 인권위대로 해야 할 일이 있겠지요.
(우측 사진 위: 이춘근 피디는 피디대상도 받으셨지요. 아래 사진은 어제 서초경찰서로 이송되는 중의 절규 장면을 오마이뉴스에서 TV 캡처한 것이랍니다. 언론인의 기본 역할을 이명박정부는 무얼로 보는지? )
그나저나 안경환 국가인권위원장의 후임은 도대체 누가 될 수 있을까요?
정의에 대한 개념, 인권에 대한 개념이 없는 권력 해바라기 법률가들이 워낙 많으니, 걱정 또 걱정입니다. 임기가 언제까지 인지 잘 모르겠습니다마는...
이 냉혹하고 비탄스런 시절에 안경환 국가인권위원장의 소신과 역량 발휘를 기대합니다.
국제 암네스티 보기 부끄럽고 반기문 사무총장이 계신 유엔의 인권위원회 보기 부끄럽습니다마는, 인권에 대해서만큼은 언제나 국제적 연대가 필요하니까요.
20090326
김진애 포스팅
1. 제가 고교 시절 대학 진학 고민할 적에 '법대'를 전혀 고려에 넣지 않았던 것은,
우리 사회에 배심원제도가 없다는 것을 알고서였습니다. 미국 법정 영화를 무척 흥미로워하면서 법과 진학도 고려해본 적이 있었는데, 법관이 할 수 있는 일이 너무 한정되어있다는 어린 생각이었지요.
김대중대통령의 '국가인권위원회' 설립, 참여정부 시절 '국민참여재판 제도 도입'은 그나마, 국민에 의한 사회정의 개념의 확대에 도움이 되는 발상의 전환을 이룬 국가기여라고 생각합니다. 정부권력으로서는 아주 귀찮겠지만서도요.
미국 법정 영화는 지금도 흥미진진한데, '증거주의', 특히 '기소자의 증거제시주의'가 철저하고, 배심원제가 있다는 점 때문에 변호사와 검사, 그리고 판사의 역학이 그나마 여러 가능성을 주기 때문이지요. 얼핏 '포퓰리즘'이 될 위험도 있습니다마는 '시민의 지성, 국민의 지성'을 믿어야 나라가 선진화되겠지요.
2. 안경환 위원장님은 딱 한 번 라디오 스튜디오에서 스치며 만나뵌 적이 있습니다.
저 다음 주자 게스트셔서, 인사드리며, 책에 대한 팬임을 말씀드렸었지요. 안경환(서울대 법대) 교수는 그 전에 <법과 문학 사이>에 대한 책도 쓰셨다고 합니다. 법률가가 대중적으로 소통하려는 노력이 돋보입니다.
항상 현장과 접촉해야 상식을 지켜갈 수 있는데,
다른 법관들, 법률가님들의 노력도 기대하게 됩니다.
'김진애의 좋은 새벽 > 정치의 가치'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길반장의 ‘Everbody lies'의 진실 (6) | 2009/04/14 |
|---|---|
| 아찔한 이종걸, 언론무시 김경환 (9) | 2009/04/07 |
| 안경환 인권위원장의 법과 영화 사이 (3) | 2009/03/27 |
| 김진애, 국회의원 아닙니다 (10) | 2009/03/17 |
| 용산참사, ‘콜드케이스’ 되면 큰일 난다 (11) | 2009/02/05 |
| 난생 처음 택시기사와 논쟁해보니... (51) | 2009/01/28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