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롯데, 홍콩 빌딩숲 카이탁 공항은 없어졌다
- Posted at 2009/02/12 10:45
- Filed under 김진애의 공간정치/공간정책-이슈
제2롯데 초고층 허가에 국방부 군사시설기획관이 라디오 방송에서 ‘홍콩 어느 공항에 보면 빌딩 숲 사이로 커다란 점보기가 그대로 이착륙한다’고 했는데, 이건 현재 사실이 아니다.
빌딩숲 사이로 점보기가 그대로 이착륙해서 아찔했던 홍콩의 공항은 그 악명 높았던 ‘카이탁 공항(Kai Tak)’이다.
1998년에 폐쇄했다.
홍콩의 현재의 첵랍콕(Chek Lap Kok) 공항은 빌딩숲은커녕 주위에 장애물이 전혀 없다. (오른 쪽 사진은 현재의 첵랍콕 공항)
국방부든 공군이든 사실에 충실하기 바란다.
15년 동안 반대해오다가 이제 청와대 충성을 위해 찬성깃발을 드는 사람들의 애환을 모를 바 아니지만, ‘허위 사실 유포’까지는 하지 않기 바란다.
기사를 인용하면 다음이다.
“김광우 군사시설기획관은 5일 KBS 라디오 '라디오정보센터 이규원입니다'에 출연해 "(제2롯데월드) 건물이 지어지더라도 실제 우리 공군기가 정확한 경로로 정확하게 이ㆍ착륙하고 있다는 것을 초고층 건물에 계시는 분들이 직접 보면 오히려 더 신뢰할 만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기획관은 외국 사례를 들며 " 홍콩 어느 공항에 보면 빌딩 숲 사이로 커다란 점보기가 그대로 이착륙하는 것을 볼 수 있다"며 "그런데 그 공항에 어떠한 문제가 있다는 것도 들어보지 못했다"며 이같이 말했다.”(프레시안. 090206. 사진: 국회 공청회 사진. 출처: 프레시언, 뉴시스)
카이탁 공항에 문제가 없었다고?
1925년부터 1998년까지 운영하는 동안 그렇게 짧은 런웨이와 이착륙 하려면 고층 빌딩 숲을 지나야 하는 상황 치고는 다행스럽게 건물을 들이받는 사건은 없었다.
하지만 수많은 사건 사고들이 있었다. 바람 부는 날 착륙을 하다가 인명이 죽은 사건도 있었고, 바다에 비행기가 빠진 사건들도 있었다. 공군과 국방부는 인터넷 검색을 해보기 바란다.
초고층 건물에 계시는 분들이 직접 보면 더 신뢰할 만하지 않을까 라고? 카이텍 공항 근처 고층 건물에서 4년 동안 일하던 사람이 카이탁 공항의 아슬아슬한 안전 사고에 대해서 기술한 것을 찾아보기 바란다. monday-fodder.com/hongkong/kaitak.htm
카이탁공항은 아찔했었다.
나 역시 악명은 듣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랜딩할 때 눈을 감고 싶었다. 공항 앞 택시스탠드에서 비행기가 이착륙하는 것을 보면 당장 비행기가 나를 덮칠 것 같았다. 이 장면은 하도 강렬해서 여러 영화, 여러 SF 만화영화에서 표현되었었다.(그 유명한 <공각기동대>에도 이 장면이 나온다.) 도저히 사실일 것 같지 않은 장면이다.
홍콩의 이 장면도 1998년에 폐기되었다.
챕랍콕 공항을 계획하고 시공하는데 걸린 시간까지 따지면 홍콩의 카이텍 공항의 위험은 진즉 인식되었었다.
(왼쪽 사진: 카이탁 공항에서 점보기가 이착륙하는 사진. 1997년 사진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21세기에 이런 재앙위험을 만든다고?
도대체 정신이 있나 모르겠다. 뉴욕 9.11 테러 사건이 난지 얼마나 되었나? 혹시 유사시에 성남 서울공항 근처에 전투기들이 마음대로 뜰 수 있다고?
나는 100층 넘는 초고층 건립 자체를 반대하지 않는다. 다만 아주 귀하게, 아주 전략적으로 써야 한다. 지을 수 있다고 마구 여러 개를 지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초고층 마니아가 되어버린 서울시 오세훈 시장(용산에 150층 이상을 지어야 한다고 지침을 정했던 바 있다), 그리고 15년 동안 불허했던 초고층 롯데월드를 허용하겠다는 이명박 대통령 흐름을 타고 서울에만도 7개 마천루가 추진되고 있다니, 자칫 이러다 구 마다 하나씩 허가해 주려 드는가?
롯데 건설 사장이 국회청문회에 나와서 ‘초고층은 20년 동안 적자다’라 한 것처럼, 초고층은 초기 투자가 많이 들고 투자회수 위험성도 높다.
국가프로젝트로 추진된 ‘말레이시아 KL 페트로나스 타워’의 공실율이 상당하고(이것도 국영석유회사 페트로나스가 타워 하나를 다 쓰고 있어 겨우 채운 것이다.), 타이페이의 100층 넘는 죽순 모양의 타워도 공실율이 높다. 자존심을 ‘불뚝’ 세우기 위해서 초고층을 저지르기에 위험 부담이 높은 것이다.
제 2 롯데 부지활용에 대해서, 나는 ‘높이보다 프로그램으로 승부하라’는 얘기를 많이 해왔다. 15년 동안이나 초고층을 허용하지 않았고, 성남 서울공항의 이전이 불가능해졌으니, 이제 ‘사람을 끌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승부하는게 지역경제를 위해서나 서울을 위해서, 또 롯데의 비즈니스를 위해서도 좋지 않은가? 기존의 롯데월드의 지명도도 있으니 잘하면 아주 콘텐츠 강한 명소가 될 수 있으련만...
롯데 회장은 ‘초고층 야심’ 때문인지, 부산의 옛 시청 이전 자리에도 초고층을 제안했던 바 있다. 제 2롯데 타워를 못 짓게 되자 부산에 더 역점을 둘 것이라는 소문도 있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가 들어오자마자 롯데도 대통령도 달라졌다.
‘로비’가 제대로 먹혔던 걸까?
청와대가 나서자 국방부도 공군도 달라졌다.
‘지시’가 제대로 먹히고 있는 걸까?
아직 로비와 지시가 제대로 먹히고 있지 않은, 먹힐 수도 없는 국회가 남았고,
‘별들’이 모인 ‘성우회’,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안보를 금과옥조로 여기는 보수단체들이 남았다.
이들은 어떤 포지션을 택할까? 어떤 선택을 할까?
(우편 사진: 서울공항에서 열리는 전투기 에어쇼)
재앙을 잉태하는 어떤 계획에도 나는 반대한다.
그런 일 전혀 없을 것이라는 뉴욕의 월드센터 타워에 비행기가 꽂혔었다.
안보적 외교적 중요성이 강한 서울공항의 운영에 재앙을 잉태하는 어떤 계획에도 나는 반대한다. 만약의 하나, '제2롯데 참사'라는 재앙이 생길 때, 지금 그 재앙의 결정을 내린 사람들은 이 자리에 없을지 모르는데... 누가 책임을 지나?
이명박 대통령은 오히려 롯데에게 다음과 같이 말해야 하지 않나?
“여러 정부들을 거치며 15년 동안 반대했고, 나도 반대한다. 성남 서울공항은 나도 이용하고 내 이후 대통령들도 이용하고 외국 정상들도 이용하는 공항이다. 유사시에 나라를 지킬 전투기들이 근심없이 출동해야 하는 공항이다.
국가안보와 도시안전은 버릴 수 없는 가장 중요한 가치다.
그러니 롯데는 제 2롯데월드를 초고층이 아니라 콘텐츠 매력 가득한 공간으로 만들어 이 경제 위기에 국가에 봉사해봐라. 후대에 남을 서울의 랜드마크로 만들어봐라.
그렇다면 나도 모든 방식으로 돕겠다.”
2009. 2. 12 김진애 포스팅
4대강정비 대운하, 경인운하, 초고층 허용, 제2롯데 등
제 중점 사안들에 대해서 쓸 여유가 없었습니다.
뉴타운-재개발과 함께 이제 차근차근 제 생각을 펼쳐보겠습니다.
정치권에서 기함하게 만드는 일만 안 생긴다면...
사실, 어제도 또 기함하게 만드는 일이 생겼지요?
'자폭테러, 알카에다, 도심테러'라는 말이 국회에서 난무하는게 목불인견이더군요.
또 청와대 홍보행정관이 경찰에 공문을 보내 '연쇄살인으로 용산참사를 막아라'라고 했다면서요? 오늘 오마이뉴스에서 공문 멜을 입수했다는 보도를 봤는데, 사실이라면 참 기함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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