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파’와 ‘청소파’를 누비며 ‘머릿속 서랍’을 만든다
- Posted at 2008/01/30 16:16
- Filed under 자라기 멘토링/학습-공간
인생이란, 시간을 빼앗으려는 온갖 잡사와 공간을 빼앗으려는 온갖 잡물과의 끊임없는 전투다. 잡사와 잡물은 점점 늘어나니 패배할 확률은 점점 높아진다. 승기를 잡으려면?
세상에는 두 가지 종류의 사람이 있다. ‘청소파'와 요리파’. 영어로 하자면 ‘클리너’와 ‘쿠커’.
기실 청소파와 요리파는 우리 속에 같이 있다. 문제는 ‘극(極) 청소파’ 또는 ‘극 요리파’다.
‘극 청소파’의 징후는? 주변이 어지러우면 도저히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바빠 죽겠는데도 여전히 정리하고 청소하고 빨래하는데 시간을 보낸다, 몸이 솜처럼 피곤해 죽겠는데도 치워놓지 않으면 좀체 잠을 이루지 못한다, 당신의 청결 집착 때문에 주변 사람들이 피곤해 한다, 말끔하게 하는 데 시간을 쓰느라 일을 끝내지 못한다, 마감시간을 자주 못 지킨다, 등.
‘극 요리파’의 징후는? 필요한 자료를 잘 찾지 못한다, 물건 찾느라 온 사방을 뒤지고, 결국 못 찾고 아예 새로 사버린다, ‘정신이 없다’는 평을 자주 듣는다, 한번 빠지면 다 끝내기 전까지는 잠도 안자고 밥도 안 먹는다, ‘자기중심적’이라는 불만을 듣곤 한다, 한번 빠지면 돈도 안 따지고 목적도 따지지 않고 그것만 들이 판다, 마감시간을 자주 못 지킨다, 등.
극 청소파나 극 요리파나 문제다. 자신도 피곤하고 남도 피곤하게 만든다. 극 요리파가 빠지는 함정은 ‘타고난 창조자’라는 환상이다. 그러나 일이 복잡해지거나 커지면 타고난 것도 별 효과가 없다. 체계가 없으면 진짜 창조의 고비를 못 넘긴다. 극 청소파가 빠지는 함정은 ‘깨끗한 비조직성’이다. 겉으로는 너무도 깨끗하지만 실제 내용을 다스리는 원칙이 없어서 형식의 깨끗함을 유지하기에 급급한 것이다.
인생이란 청소와 요리 사이에서 우선순위를 어떻게 교묘하게 배치하느냐다.
나의 성향은 요리파에 속한다. 요리하기 자체를 좋아하려니와 무엇을 만드는 데 집중하는 스타일이다. 워낙이 청소하기를 싫어하려니와 일에 부대끼다 보니 시간을 쓸 틈도 없다. 작업실을 방문한 사람들은 내가 얼마나 많은 것들을 끌어안고 사는 지 놀란다. ‘세상에서 제일 더러운 차’라고 할 정도로 굴러가기만 하면 차도 내버려둔다.
나는 한동안 ‘청소 콤플렉스’에 걸렸었다. 주위에서 야단맞는 것은 물론 나 자신도 문제가 아닐까 의문했었다. 열심히 청소도 해봤다. 그러나 확실히 내 체질은 아니었다. 그래서 열심히 훈련한 것. ‘분류하기’다. 말하자면 청소파는 아니어도 ‘분류파’는 되자는 것이다.
한동안의 훈련을 거쳐 지금의 나는 ‘어지러운 조직자(cluttered organizer)'가 된 셈이다. 겉으로는 혼란스러워 보여도 내부 질서는 튼튼하다. 분류 방식에 따라 정리해두는 데에 부지런을 떠는 셈이다. 필요한 것을 못 찾는 일도 별로 없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 무진 애를 썼다.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 자신이 요리파라고 자신하지 말라. 너무 지저분하면 언젠가는 필요한 것을 못 찾고 진짜 하고 싶은 것을 놓칠지 모른다. 자신이 청소파라고 자신하지 말라. 정리가 잘 되어있는 듯싶어도 그 질서가 무너지면 자신도 무너질 지도 모른다. 사람이란 요리파와 청소파를 적절하게 넘나들 수 있는 묘기를 부릴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분류를 위한 나만의 장치들은 많다. 깨끗하거나 세련되게 보이지는 않더라도, 전형적인 멀티 태스커인 나를 튼튼하게 받쳐주는 도구들이다. ‘봉투 시스템, 종이 박스 시스템, 네모 책장, 그리고 웹 마스터 파일 시스템 등’
머릿속 서랍 수는 늘어난다. 서랍 내용도 풍성해진다. 나의 공간과 나의 시간이 확보되었다. 청소 걱정 없이 요리할 준비가 되었다.
'자라기 멘토링 > 학습-공간' 카테고리의 다른 글
| KBS, ‘TV, 책’ 살려내세요 (5) | 2009/01/06 |
|---|---|
| 기록해야 쌓이는 노하우 (2) | 2008/07/18 |
| 문학 상상력∙공간 상상력을 위해서 (2) | 2008/02/24 |
| 폐교 변신 ‘오마이스쿨’에서 희망의 길을 꿈꾸다 (10) | 2008/02/04 |
| 요리파’와 ‘청소파’를 누비며 ‘머릿속 서랍’을 만든다 (0) | 2008/01/30 |
| 아이들이 건강하게 쑥쑥 자라는 집 (6) | 2008/01/23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