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밖에 없는 ‘사이버모욕죄’라...
- Posted at 2008/11/03 13:21
- Filed under 김진애의 좋은 새벽/18대 국회
한나라당이 발의한 ‘사이버 모욕죄’가 국회에서 통과된다면, 민주주의 국가에서 ‘사이버 모욕죄’를 도입하는 국가는 우리나라가 최초랍니다. 이명박정부와 한나라당은 이렇게라도 해서 세계최초를 만들려는 걸까요?
어제 뉴스입니다. 거의 모든 신문들이 실었습니다마는, ‘조선일보’에서 따왔습니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사이버모욕죄 도입의 궁극적인 취지가 악성 댓글의 감소임을 고려할 때 사이버모욕죄가 악성 댓글을 줄이는 최선의 방안인지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며 “사이버모욕죄 신설로 네티즌들이 법의 제재를 피하는 우회적인 방법을 개발, 또 다른 부작용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입법조사처는 “사이버 공간에서 발생하는 특정인에 대한 괴담이나 루머는 댓글 보다는 스포츠신문이나 인터넷 언론이 댓글을 기사로 재생산해 확산되는 경우가 많다”며 “악성 댓글에 대한 제재를 근원적인 해결 방법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입법조사처는 “입법조사처는 해외 사례를 검토한 결과, 세계적으로 중국만이 사이버모욕죄를 도입했으며 민주주의 국가 중 사이버모욕죄 도입을 추진하는 국가는 우리나라가 최초”라고 밝혔다.
그나마 입법 과정에서 아직도 제 역할을 하는 기관이 있군요. 법을 만드는 과정에서 각개 국회의원, 각개 정당, 각개 부처, 각개 언론사, 각개 관련 단체 등이 있습니다마는 그중에서도 절차적으로 가장 정당성이 높은 곳이 ‘정부의 법제처와 국회의 입법조사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치적인 이유나 정파적인 이유 보다는 그나마 합리적인 근거를 가지고 중립적으로 보려는 성향이 있는 편입니다.
이번 ‘사이버모욕죄’에 대한 입법 조사처의 입법 분석에서도 나타나 있듯,
- 과연 신규/개정 법안의 실제적 효과가 있는가
- 기존 법안으로 가능치 않은가, 다른 대안은 없는가,
- 부작용의 우려는 어떤 것인가
- 불필요한 공공 비용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가,
- 다른 법과 불일치하는 부분은 없는가,
- 헌법-헌법 정신과 일치하는가,
- 외국의 사례들은 어떤 것이 있는가
등을 따지지요. 이번 국회입법조사처가 분석한 것도 이런 틀입니다.
이런 분석이 공신력을 가질 정도가 되어야 하는데 현실에서는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습니다. 문제는 법제처에서 아무리 반대해도, 또 국회 입법 조사처에서 아무리 부작용의 우려를 거론해도, 국회에서 정치적으로 ‘쪽수로 밀어붙이면’ 그저 무기력해지지요. 국회에서 상임위, 법사위, 본회의에서의 ‘쪽수’ 문제는 그래서 중요한 거지요.
‘사이버 모욕죄’ 소동은 한마디로 ‘헛소동’이라고 봅니다. 형량을 왕창 올리는 한편 친고죄가 아니므로 고발이 없어도 경찰과 검찰이 수시로 수사할 수있도록 하는 형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장윤석 의원, 정보통신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나경원 의원이나, 그 정당성을 설파하는 홍준표 원내 대표나, 정말 ‘법’을 다루는 국회의원 신분인지, 민주주의 훈련을 받은 사람인지 의심스럽습니다. 아무리 ‘보수임’을 자랑한다 하더라도 민주주의 국가에서의 ‘표현의 자유’에 대한 국민 권한에 대한 의식은 뚜렷해야지요. 그런 표현의 자유 덕분에 한나라당도 정권을 잡을 수 있던 것이고, 앞으로도 잡을 수 있는 것 아닌가요? 아님 국민들에게 ‘재갈’을 물려야, 국민들이 ‘지레 겁먹어야’ 한나라당의 권력 독점을 지속할 수 잇다는 것인가요?
솔직히 이런 일이 벌어진다는 게 너무 창피합니다. 민주화의 성과로 자랑스러운 우리나라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다니요. 일개 보수 단체나 일개 보수 세력이 아니라, 정권을 잡고 있고 국회의 과반수를 차지한 여당이 먼저 나서서 이런 일을 하다니, 어찌나 창피합니다. 게다가 너무도 아까운 한 개인의 비극을 악용하려 들다니요?
‘사이버모욕죄’ 관심있어 KBS 라디오 열린토론 지난호 보기를 해봤습니다. 10월 8일자더군요. 거기에 진성호 한나라당 의원이 나와서 하시는 말씀. ‘법을 잘 모르지만(국회의원이 어떻게 이런 말을 합니까? 법을 아셔야지요.), 징역형 등 형벌을 올리더라도 꼭 집행하겠다는 것은 아니고 미리 경고를 높이는 것이라고 하고(이거 말 됩니까? 집행하지 않을 법을 왜 만든다는 겁니까? 국회의원 맞습니까?)“ 참 기가 막혔습니다. 진성호 의원은 작년까지도 조선일보 기자였지요? 아니 언론인 출신이 어떻게 이러는지? (*** KBS 열린토론도 정관용 진행자가 잘리고 나면 아예 이런 주제를 다루지 않을지도 모르지요. KBS는 관영방송화 전화 중이 아닌가 싶네요.)
악플은 참 괴롭습니다. 하지만 원칙은 지켜야 합니다.
‘대한민국은 사이버모욕죄를 도입한 최초의 민주주의 국가’라는 국제적 불명예를 우리 국민이 안고 살아야 합니까?
민주주의의 기본을 모르는 정부와 한나라당 때문에 이런 불명예를 지고 살 수가 없지요.
우리 끝까지 눈 크게 떠야겠습니다.
081103 김진애 올림
'김진애의 좋은 새벽 > 18대 국회'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한나라 국회 농성, 삼일정신 모독 (1) | 2009/03/02 |
|---|---|
| 'MB 똘마니' 아니라는 이상득 형님 (2) | 2009/02/27 |
| 신나겠다 한나라당, 신나겠다 이명박정부 (5) | 2008/12/13 |
| 종부세, 소인배적 사심을 버려라! (2) | 2008/11/18 |
| 중국밖에 없는 ‘사이버모욕죄’라... (7) | 2008/11/03 |
| 대통령 시정연설, 진부한 ‘희망타령’? (2) | 2008/10/28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