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풀자’ 광풍, ‘강부자들’ 책임
- Posted at 2008/10/30 09:05
- Filed under 김진애의 공간정치/주택-동네-뉴타운
재정부, 국토부 사람들을 위시하여 각 부처에서 ‘이 기회에 풀 수 있는 건 다 풀자’ 경쟁이다.
- 국회의석 절대 다수 한나라당이 받쳐주는데 뭔 못하랴.
- 어차피 책임은 대통령과 대통령의 사람들이 질 텐데 눈 질끈 감자,
- 서슬 퍼런 청와대 거역하여 욕 보느니 온갖 머리 짜내자,
- 힘센 언론들도 우리 편인데 뭐 걱정인가,
- 그나마 견제하는듯한 일부 한나라당 국회의원들도 ‘견제하는 척’만 하지 어차피 줄 잘서는 데 뭘,
- 야당들의 반대? 절대 쪽수로 힘 빠지게 하면 되는데 뭘,
- 여하튼 ‘다 풀자’ 광풍에 몸담지 않으며 자칫 ‘따’ 당하고 '잘릴' 테니...
1027 대통령 시정연설의 회두, ‘경기진작’을 받쳐준다는 명분이다.
다 알다시피 ‘다 풀고보자’의 기조는 ‘강부자들 감세’용이다. (연기자 ‘강부자’님께 죄송스러워서, ‘강부자들’로 쓰련다.) 있는 사람들, 있는 기업들이 세금 감면 받은 그 돈을 좀 풀어서, 소비도 하고, 아파트도 좀 사주고, 새 사업도 빨리빨리 해서 일자리도 좀 만들라는 기대 섞인 주문이다. '주택 강부자들' 분발하고, '기업 강부자들' 분발해서, 경기 살리라는 주문이다.
- 종부세 완화, 다주택자 양도세 감면, 전매제한 완화,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역 해제로 대출 상향, 법인세 완화, 상속세 완화 등 전방위 감세 공세.
- 분양가 상한제 폐지, 재건축 재개발 규제완화(임대주택, 소형주택 비율), 그린벨트 완화, 수도권 규제완화, 미분양아파트 매입 지원과 비업무용 토지 매입 지원 등 건설사 지원
(뭐 이외에도 많다. 출총제 완화, 금산분리 완화, 공기업 세일즈 등, 철지난 미국식 세계화 방식들 )
관건은 이런 규제철폐들이 효과가 있을 것인가이다.
1. 경기진작에 효과가 있느냐?
문제는 강부자들이 감세를 받은 들 현재 정부의 최고목표인 ‘경기 진작’이 가능하냐는 것이다.
‘주택 강부자들’이 받을 감세가 국내 소비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 ‘기업 강부자들’이 받을 감세가 ‘일자리’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쯤은 상식인데, 무슨 근거로 경기진작 수단으로 거론하느냐?
국내 소비, 내수 활성화를 시키려면 정말 돈 필요한 저소득층, 중산층이 직접 돈 쓰며 수요를 만들어내야 하는데, 그나마 일자리 늘이려면 휘청거리는 중소기업들이 쓰러지지 않게 해야 하는 것쯤은 상식 아닌가.
과연 ‘강부자들’이 지금 이 시기에 ‘미분양 지방 아파트’를 사들일까? ‘전매’ 기대하고 분양 받으려 들까? 그 재테크 뛰어난 강부자들이 얼마나 테크를 발휘할텐데?
2. 자칫 부동산 폭락에 기름 붓는 것 아닌가?
지금 종부세 완화한들, 양도세 완화한들, 전매규제 완화한들, 집값 더 폭락하기 전에 강부자들이 집을 내놓을까? 그런데 주식시장에서처럼 투매 현상이 벌어지면 주택 시장 혼란은 불보듯 뻔한데. 수요가 있어야 집을 팔지? 한 번 주택시장에서 투매가 일어난다면 걷잡을 수 없을 텐데. 마치 최근 경매에서 대출가격보다 더 낮은 아파트가 나오듯, 지금 미국과 같은 상황이 생기면 어떡할 건가?
안 그래도 가격 폭락으로 뒤숭숭한 주택시장, 일부러라도 흔들어야 맞는 것인가?
3. 대출 거품 더 키웠다 그게 꺼진다면?
국민의 정부 시절 외환위기 극복하느라 부동산 경기 진작 했을 때와는 너무 다르다. 당시는 거의 10여년 부동산 폭등이 잠잠했을 때라서 충분히 정책 효과가 먹힐 만 했다. 지금은? 이미 거품이 잔뜩 끼어있는데, 거품 꺼지는 국면인데, 거품 살살 꺼지게 하는 연착륙은커녕, 파괴적인 경착륙이 된다면? 지금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로 유발된 미국의 금융위기를 생각하면 생각만해도 끔찍하다.
4. ‘이 기회에 풀고 보자’, 그 후는?
당장 불을 끄려는 것은 정부 입장은 이해한다. 하지만 불 끈다는 핑계로 효과도 없는 규제까지 철폐하려는 것은 아닌지, 그러다 더 큰 불 내지 않을지, 소방수 역할 조차도 못할 국면 만드는 것이나 아닌지, 생각 좀 해봐라. ‘풀기’는 쉬워도, 국익을 위하여 다시 묶기란 이해관계 때문에 너무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세금’에 대해서는 말할 것이 없다. 한번 푼 세금을 다시 거둬들이기란 너무 어렵다.
여하튼 ‘다 풀자 광풍’은
‘강부자들의, 강부자들에 의한, 강부자들을 위한’ 광풍이다.
과연 그 ‘강부자들’이 이런 광풍 속에서 자신들의 책임을 하고 있는지, 앞으로 할 건지, 그걸 못 믿겠다는 것이 바로 작금의 신뢰 위기다.
(기획재정부 사진 속의 강만수 장관과
연합뉴스 자료 현장의 정종환 장관)
*** 081030 새벽, 김진애, 정말 잠 못 잡니다.
‘위기일 때 본색이 드러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허둥지둥, 엄벙덤벙 정부와 너무도 줄 잘서는 한나라당의 행보 보면, 위태위태하기 짝이 없습니다. 내일 발표한다는 ‘경기활성화 대책’, 벌써 무섭습니다.
아니 무슨 정책이나 규제완화를 발표하려면 ‘근거’를 대야 하고 ‘정책 효과’를 수치로 대야 하는 것 아닙니까? 아무 근거 제시 없이 말로만 규제철폐를 부르짖을 뿐 아니라 돌진까지 하려드니, 정말 위태롭기 짝이 없습니다.
(예컨대, 종부세 완화로 2조 여 원이 줄어들면 어떤 방식으로 메울지, 줄어드는 지방 교부금은 어떤 방식으로 채울지 대안을 내놓아야 하는 것 아닙니까?
예컨대,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하면 도대체 주택시장에 어느 기간 중 어느 정도 매물이 나올지 예측이라도 나와야 하는 것 아닙니까? 정책 효과에 대한 분석 없이 어떻게 변화를 제안합니까?
예컨대, 2009년 정부예산 안이 5% 성장을 기조로 잤었는데, 지금 3-4%대로 낮아지고 재정지출이 늘어야 한다면, 구체적으로 정부 안을 내놓아야 하는 것 아닙니까? 어떻게 대통령이 시정연설에서 국회에서 조정해달라는 말을 합니까? 시간 없다는 핑계로... )
참여정부 시절 지나칠 정도로 꼼꼼하게 정책 근거자료를 제시하던 기억이 납니다. 당연했겠지요. 자칫하면 언론에서 갖은 방식으로 두들겨 맞으니까, 정책 수립 근거 자료를 열심히 만들지 않을 수 없었겠지요.
이명박 정부? 국회 다수, 언론 장악, 권력기관 장악이 확실히 되어서 그런지, 자료 안내놓고 구체적 근거 없이 정책 바꾸자는 게 너무 무책임합니다. 한나라당도 나른하고요.
‘공부 안하는 이명박 정부’,
‘공부 안 해도 되는 이명박 정부’인 것만은 틀림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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