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님, 질문 좀 받으세요!
- Posted at 2008/06/19 08:05
- Filed under 김진애의 좋은 새벽/이명박정부
오늘 예정된 대통령 대국민담화, 내용도 형식도 중요하다.
지난 대통령 담화나 총리 담화는 내용도 문제였지만 형식도 문제였다. 사과의 진심이 담기지 않았고, 무엇보다 질문 자체를 막아버렸다. 아니 질의응답도 안하려면 무엇 때문에 담화 자리를 만드나. 이번 담화, 사과하려면 실천을 전제로 확실히 사과하고, 질문을 제대로 받아주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민담화는 담화 자체도 관심거리였지만, 담화 후 기자들과 질의응답이 훨씬 더 내용이 풍부했고 역동적이었다. 그런 스타일에 혹시 말꼬투리 잡힐까 전전긍긍하는 사람들도 많았고, 기자들은 공격적인 질문으로 더 많은 내용을 끄집어내었고, 실제 말꼬투리 잡힌 적도 많았지만, 그런 질의응답을 통해서 적어도 노무현 대통령이 ‘깊이 생각하고 있다’는 메시지만큼은 전해졌다.
단 몇 분 동안 담화문 읽고 돌아서버리는
대통령이나 총리를 보고
국민들이 어떻게 느끼겠는가?
아무리 고개를 숙이면 뭐하나,
말 한마디 하지 못하게 하는 권위적인 아버지,
머리만 조아리게 하는 부장님, 사장님을
어찌 떠올리지 않겠는가?
***
대선 과정에서 이명박 대통령후보가 이런저런 이유로 토론회를 피했던 것은 다들 알고 있는 사실이다. 결국 선관위가 설정한 최소한의 방송토론만을 소화했을 뿐이다. 뭐 그런 회피는 선거 과정에서 전술상 그럴 수도 있었다고 치자. 그런 회피를 끝까지 파고 들지 못한 언론의 책임이 더 크다.
하지만, 대통령이 된 이제는 회피할 수 없다.
국민은 대통령에게 질문할 권리가 있고, 대통령은 답할 의무가 있다.
기자는 국민을 대신해서 질문할 의무가 있다.
국회의원이 국민을 대신해서 대통령과 정부에 대해 질문할 의무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물론 답을 끌어낼 의무도 있다.
혹시 그런 담화 자리에서 청와대나 총리실이 짜놓은 큐대로 기자 질의응답이 진행된다고? 그런 걱정 하지 말자. 한번 또는 몇 번은 그렇게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어차피 드러나게 마련이다.
세상은 짜인 큐대로 가지 않는다. 지켜보는 국민, 깨인 국민, 질문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국민들의 숫자가 훨씬 더 많기 때문이다. 기자들에게 재갈을 물리기도 어렵거니와 국민에게 재갈을 물리기는 불가능하다. 신문과 방송에 재갈을 물리고 인터넷에 재갈을 물리려는 시도가 아무리 있다 해도 결국 국민은 못 이긴다.
대통령의 말에 스스럼없이 토를 달고, 불만을 표출하고, 다시 의문하고, 다른 선택을 권유하는 사회, 우리는 이미 탈권위주의 대통령 시대를 살고 있다. 어떤 대통령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인식해야 할 사실이라면, 대통령도 하나의 인간이기 때문에 전인(全人)이거나 초인(超人)일 수 없다는 단순한 사실이다. 다만 대통령은 훨씬 더 높은 의식, 훨씬 더 넓은 접촉면, 훨씬 더 깊은 고민, 훨씬 더 신중한 선택을 하는 역할을 맡고 있을 뿐이다. 그런 어려운 자리에 있는 대통령의 역할을 최소한이나마 인정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다.
한마디로 하자면,
‘생각하는 대통령, 소통되는 대통령’을 국민에게 느끼게 해달라!
오늘, 이명박 대통령님, 질문 좀 많이 받으세요!
오늘 청와대 출입 기자님들, 질문 좀 많이 하세요!
장마의 첫비가 지나간 오늘 대통령 국민담화를 앞두고 마치 폭풍전야 같은 분위기입니다.
미국 협상 현장 소식, 부산 부두 소식, 시청앞광장 소식, 여의도 소식 등,
촛불 주춤, 촛불 성토 등, 어느 소식도 폭풍전야처럼 뭔가를 기다리는 분위기지요.
이 억눌린 분위기를 어떻게 풀어낼까요?
위의 글을 보고, 참 꿈도 크다고,참 아직도 순진하다고 저를 나무랄 시민들도 계실지 모르겠네요.
여전히 대통령과 정부와 기자와 국회의원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는다고...
하지만, 여전히 우리는 희망을 가져야 하지요.
요청을 해야지요. 제대로 자기 자기에서 자기 역할을 하기를 기대해야지요.
강력하게 그런 기대를 자꾸자꾸 요청하면, 그렇게 될 수 있을 것이라 믿으십시다.
그리고 강력하게 기대를 표현하십시다.
기자는 국민을 대신해서 질문할 의무가 있고,
국회의원은 국민을 대신해서 질문할 의무가 있습니다.
언론과 국회의 역할에 대한 원칙, 계속해서 강력하게 기대를 표현하십시다!!!
*** 080619 오후 대통령 특별기자회견 듣고 씁니다.
오늘 대국민담화에서 특별기자회견으로 바뀐 형식, 열심히 들었습니다.
글 올려놓은 것도 있고 해서.
정말 기자님들, 치열하지 않더군요. 사전 질문 조율이 얼마나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기잔데...
SRM 관련 질문도 없고, 어떤 관리체계를 할 것이냐는 질문도 없고.
국민이 반대하면 대운하 안한다는 발언에 대해서
'이미 대운하 반대가 80% 되지 않느냐?'하는 질문도 없고,
앞으로 어떻게 의견수렴하겠느냐는 질문도 없고.
대통령은 총론적 답변으로 일관했습니다,
- '미국을 믿어야 합니다.
- 불법적(영어 통역 번역에서도 정확히 illegal로 하더군요)인 거리집회 아니라
국회를 통해서 국민의견 들어야한다.
- 공기업 민영화가 아니라 선진화다.
대통령 토론회 한 번 하셔야겠습니다.
전문가들, 눈치보지 않는 전문가들, 국민 편에서 직언할 수 있는 전문가들과 함께.
이번 김종훈 추가협상 끝나면 한번 하시지요.
TV들, 대통령과의 정책토론회 한번 추진해보시지요.
청와대 새 수석들이 들어오면 청와대도 한번 나서볼 필요 있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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